야단법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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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언니가 자주 다툽니다

관리자 | 2013-09-24 20:41:03 | 조회수 37363
다툼 안에 들어가면 상처만 하소연 경청하며 위로할 뿐

아무리 혈연인 가족이라도 습관 고치는 것은 쉽지않아


[질문]
 

우리 집은 지금 언니가 엄마를 모시고 삽니다. 언니는 엄마를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게 바꾸고 싶어 하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그게 안 됩니다. 언니는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고 고집하니 자꾸 싸움이 됩니다. 제가 엄마를 모셔오겠다 해도 언니는 자기가 맏이니까 자기가 모셔야 한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답변]

‘내 엄마, 내 언니’라는 생각을 없애버리고 보면 어느 집 엄마와 딸이 서로 싸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신경 쓰게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신경을 딱 끊어버리세요. 자기 딸한테 상처받는 건 자신이 지은 업보의 과보니까 괜찮아요. 엄마가 딸을 그렇게 키워서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으니 받아야 합니다. 아무 상관 안 하는 게 엄마에게 죄송스럽다고 언니한테 “엄마 고치려고 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하면 언니가 말을 들을까요? 안 들을 겁니다. 그러면 내 말을 안 들어주니 언니가 미워질 겁니다. 또 엄마한테 “언니 말 좀 들어라” 그러면 엄마가 그 말 들을까요? 나이 드신 분이니 더 안 들을 겁니다. 그러면 엄마라도 몇 번 말했는데 안 들으면 미워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언니하고 엄마하고 싸우는 데에다가 나하고 언니하고도 사이가 나빠지고, 나하고 엄마하고도 사이가 나빠집니다. 이렇게 셋이 다 서로 미워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엄마하고 언니 저희 둘만 싸우고 본인은 빠지는 게 좋을까요?


둘이 싸우는 걸 보며 구경하는 게 죄송한 게 아니고, 그렇게 하는 게 엄마한테는 효도고, 언니하고는 형제간의 우애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 두 사람은 싸우더라도 본인과 언니의 관계가 좋고, 또 엄마하고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친정에 갔는데 하필 그때 두 사람이 막 싸우고 있으면 문 열고 밖에 나가 안 보면 됩니다. 그래 놓고 다음에 언니랑 얘기할 기회가 생겨서 언니가 먼저 엄마 이야기를 꺼내면, 언니를 고치려고 하지 말고 긍정도 부정도 아니게 그냥 들어주면 됩니다. “언니, 엄마 모시고 사느라 힘들겠다. 미안해 내가 좀 모셔야 되는데…….” 이렇게 얘기하면 충분합니다.


또 엄마가 나중에라도 하소연을 하면, “엄마 힘들지. 그래도 엄마, 모시고 사는 자식이 최고라더라. 나같이 따로 살면서 가끔 와가지고 잘하는 것보다는 싸우더라도 모시고 사는 자식이 효자래” 이렇게 말씀드리세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남을 고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도 바꾸고 싶지만 익어진 습관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까? 저도 대한민국이 좀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통일도 됐으면 좋겠고, 정치하는 분들도 좀 다르게 생각해줬으면 싶은데, 그렇게 안 되니까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선의 노력을 할 뿐이지 세상이 제가 원하는 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지만, 또 제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꼭 좋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구슬치기에서 따 모은 구슬이 아주 대단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따 모은 구슬들을 보물처럼 조그만 단지에 가득 넣어두고 애지중지했습니다. 그땐 제가 이겼으니 당연히 그 구슬들은 제 것이라고 생각해서 단지에 쌓아뒀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그 구슬들을 놀이가 끝난 뒤에 친구들에게 다 나눠줬다면 어땠을까요? 그 친구들이 저를 기억하기를 ‘어릴 때 구슬치기를 아주 잘 해서 우리 구슬을 다 따먹었지’라고 생각하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법륜 스님은 어릴 때부터 달라서 구슬치기하면 다 따도 갈 때 전부 나눠주고 갔지’ 이렇게 기억할 겁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움켜지고 있는 것들, 잘 한다고 하는 일 중에서 구슬치기 같은 일은 없는지, 내가 보관하고 있는 것 중에 구슬 같은 건 없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안 변하는 언니를 변화시키려고 하다가 언니랑 싸우고, 바꾸기 힘든 엄마를 바꾸려다가 엄마와도 싸우다가 세월 흐른 뒤에 되돌아보면 그렇게 한 게 꼭 좋을지 생각해 보세요. 두 분은 싸우더라도 언니를 항상 위로해주고, 엄마한테는 먹을 거라도 좀 들고 가서 이야기를 들어주면, 나도 좋고 언니도 좋고 엄마도 좋고 다 좋습니다.

수행이란 애써서 하는 게 아니고, 이렇게 이치를 알면 할 게 없는 게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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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2016-09-15삭제
힘내세요
완숙|2016-07-06삭제
엄마를 바꾸기 보다 본인이 바꾸어 보시면 어떨까
자성광|2016-05-21삭제
이치를 알면 수행할 것이 없다.감사해요.스님.
정근환|2016-04-29삭제
이치를알면 수행할것이없다는 마지막 말씀이 귓전을때림니다.그러나 그 이치를알기위해서 수행합니다.
일심|2016-02-23삭제
사랑합니다
김은숙|2016-01-21삭제
제별명이 교장선생님이예요 언니들의행동이 옳지않다고 지적을 간혹했지요 스님의 말씀을 행하도록 노력 하겠읍니다
수덕심|2016-01-21삭제
스님 명쾌한 답변이시네요()()() 저도 친정 엄마를 모시고 있어 스님 말씀에 백 배 공감입니다. 모시고 계신분이 가장 힘이들지요()()()
수경지|2015-12-10삭제
내가보는게 내가생각하느게 옮다는생각으로 소중한 내가족을때론 힘들게 했구나 반성한 시간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2015-11-29삭제
스님.좋은말씀 감사합니다.
김지은|2015-11-06삭제
구슬이야기와 수행.잘들었습니다.스님 감사합니다.저도 이치를 깨닫고 자유롭고싶은데 그게 잘안됩니다.
일체유심조|2015-08-29삭제
정말로 바뀌는건 님께서 엄마와 언니를 몇년이고 이해하고 도와주다가 큰 아픔을 함께 겪으면서 두분이 바뀔거에요 경험담이에요 그때까지 스님 말씀대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세요
일체유심ㅈ?ㄷ|2015-08-29삭제
어릴적 추억에 잠시 빠졌어요 바다물이 차다고 끓이려사지마라 두분이 다투는 것은 변화시킬수 없는걸 알아차리는 분별력과 변화시킬수 없는건 그대로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필요해요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려 계속 노력하세요
박광옥|2013-12-08삭제
저희딸.올해 15살입니다.한창 사춘기라 거짓말하구요.거기다가 우울증까지 집환경도 않좋구요.고향이 이북이다보니 무서워서 딸보러도 갈수없네요.속만상하고 눈물만나네요.
박란화|2013-12-08삭제
저희딸.문제로 너무 속사
문현숙|2013-11-02삭제
우연히 스님 법문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설겆이 할때마다 들어요^^
가을하늘|2013-10-31삭제
저도 자매인지라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저도 타인을 바꾸려만하고 제말을 듣지않는다고 화냈던거 같아요 ;; 그저 들어주는게 위로가 될때도 있는데 말이죠 스님 말씀은 인생의 처방전 같아요~^^ 그동안 애키우느라 잠시 멀리했더니 다시 예전으로 마음이.돌아갔어요~이제 또 수행시작입니다!
로즈문|2013-10-27삭제
일욜마다교회목사님설교듣고있음~법륜스님법문말씀이떠올라목사님설교에집중이안됩니다(* ̄ . ̄)a
박현천|2013-10-23삭제
법륜스님을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한 저의 게으름을 책망하며 지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듣고 있읍니다. 부처님이 법륜스님으로 환생하셔서 저희를 만나러 오셨음에 감사드립니다.
곽선희|2013-10-19삭제
참좋은말씀 감사드립니다 제가 복이많아서 스님의 법문을 들을수있어서 참 좋읍니다..
제핸폰에 있는 스님의 동영상강의도 데이타소진될때까지 시간날때마다 좋아라 듣습니다..
오래오래 강건하세요 스님..
조석태|2013-10-14삭제
참으로 고맙습니다 우연히 보게되어 순간 마음에 평화가 깃들어
감사 감사드립니다 많은진리말씀 남겨주세요
로즈 문|2013-09-28삭제
법륜스님! 감사합니다.
동영상으로 법륜스님의 법문을 우연히 보게 된 것이 지난 주.. 시간이 날 때 마다 듣고 있습니다.
듣고 다시 또 듣고, 이치에 맞지 않은 말씀이 없어서 화가 나고 답답하고 눈물만 흐르고 후회스럽고..
그러나 그럴때 마다 법륜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108배 참회기도를 하면 다시 마음에 힘이 생기고 의지가 생깁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중생|2013-09-27삭제
구슬치기에비유하시니 확와닿습니다. 구슬처럼움켜쥐고있는것이무엇인지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스님~
박재후|2013-09-27삭제
가족들과 잘 지내는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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