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2
댓글(27) 댓글쓰기
목록
+ 확대- 축소

혼자 농사짓는 노모

관리자 | 2014-01-06 15:12:22 | 조회수 42106
낳은 자식도 맘대로 안돼 노모 생각 고치려는 시도
지구 거꾸로 돌리려는 것 힘 드는 일 돕고 말아야
 


[질문]

시골에서 부모님 모시면서 직장생활 하던 중 아버지께서는 별세하시고, 아내 근무지가 바뀌게 돼서 부득이 분가를 했습니다. 82세인 어머니는 그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굉장히 힘들어 하십니다. 제 생각에는 어머니께서 농사지을 형편이 안 되니 저나 다른 형제들이 사는 곳에서 생활해도 되는데, 어머님께서는 반대하십니다. 그리고 제가 일주일에 한번 가지 않으면 굉장히 서운하게 여기십니다.

[답변]

어머니 하고 싶은 대로 그냥 사시도록 두십시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아들이니까 매주 6일은 부인하고 살고, 하루는 엄마하고 살면 되죠. 농사일은 사람을 데려다가 처리할 건 처리하고, 내가 하루 가서 도와줄 건 도와주면서 처리하면 되지요.

평생 농사짓고 살던 사람이 논밭을 남한테 맡겨놓고 자기가 논다는 거는 있을 수 없어요. 눈감기 전에는. 그런 생각하면 안 돼요. 자꾸 자기 생각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하시게 하고, 힘이 드는 일은 약간 거들어드리면 돼요.

자기도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화 안 냈으면 좋겠다, 짜증 안 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잘 안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남을 고치려고 해요? 내가 낳아서 내가 키운 내 아이들도 내 마음대로 안 되잖아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자기를 낳아서 키워주신 늙은 부모를 지금 고치겠다는데 가능성은 0.001%도 없어요.

노인의 기질, 성질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살아온 습관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노인은 맞춰줘야 해요. 그런데 어린아이의 성질은 따라 배우기에요. 어린아이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못 마신다 하듯이 뭐든지 따라 배워요. 그러니까 우리 아이를 잘 키우려면 내가 모범을 보여야 돼요. 이래라 저래라 일찍 들어와라 이런 말 할 필요가 없어요. 애가 일찍 들어오기를 원하면 부모가 일찍 들어오면 되고, 성실하기를 원하면 부모가 성실하면 되고, 부지런하길 원하면 부모가 부지런하면 되고, 독서하기를 원하면 애 보는 앞에서 늘 책을 보고 있으면 돼요. 이게 아이의 성질이에요.

한국에서 자라면 한국사람 되고, 미국에서 자라면 미국사람 되고, 일본에서 자라면 일본사람 되고, 돼지우리에서 키우면 돼지같이 되는 거예요. 사는 게 별것 아니에요. 아이는 아이의 성질에 맞게, 노인은 노인의 성질에 맞게 하는 거예요. 노인은 나무처럼 육신도 굳고 정신도 굳고, 소위 업식이라고 하는 이게 거의 굳어 있어서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맞춰야 돼요.

어머니가 뭐라고 하시면, ‘어머니 그게 아닌데요.’ 이런 얘기하면 자기만 피곤해요. 그냥 “예, 알겠습니다.” 근데 어머니가 얘기한대로 다 해줄 수 없으면 “죄송합니다”하면 되는 거예요. 할 수 있으면 해주고 못하면 “죄송합니다”라고 하세요. 어머니가 농사짓겠다 하시면 그러라고 하세요. ‘아, 어머님 피곤한데 이거 안 짓고도 살 수 있고 어쩌고저쩌고’ 말씀드리면 그날은 ‘알겠다’ 하시지만 이튿날은 또 농사짓고 있어요.

부모를 고치려고 하는 게 어리석어요. 이 지구를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 것과 같아요. 우리가 하지 마라 해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끙끙 앓고, 아야야! 죽는다고 난리죠. ‘그러려면 하지말지 왜 그랬냐?’ 이렇게 되면 싸우는 거예요. 아프다 신음하시면 주물러드리고, 아침에 일어나 또 밭에 나가시면 호미 챙겨드리고, 저녁에 와서 앓으면 주물러드리면 됩니다.

이렇게 원리에 맞춰서 사는 게 도입니다. 절에 가서 ‘부처님! 우리 어머니 좀 고쳐주세요’라고 하는 게 불교가 아닙니다. 

‘절에 안 다닐 때는 어머니를 고치려고 했는데, 절에 다니고 보니까, 아! 모든 게 다 나와 다르구나, 같은 게 아니구나,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그러니 그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는 거다.’ 이렇게 깨닫는 게 불교입니다.

 



목록
댓글(27) 댓글쓰기
목록
원리와 도|2017-03-01삭제
원리에 맞춰서 사는 게 도입니다. ‘절에 안 다닐 때는 어머니를 고치려고 했는데, 절에 다니고 보니까, 아! 모든 게 다 나와 다르구나, 같은 게 아니구나,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그러니 그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는 거다.’ 이렇게 깨닫는 게 불교입니다.
정해웅|2016-06-13삭제
따르겠습니다
나무|2016-04-17삭제
엄마가 아프다면서 일을 하는 모습에 화가 났는데 스님 말씀대로 행했더니 제가 편해지고 엄마와도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금자|2016-02-05삭제
항상.건강하세요~
강명희|2016-01-28삭제
스님. 줗은글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신세데 젊은이들에게 좋은말씀 좋은글 많이많이 남겨 주시고 들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명히|2016-01-28삭제
스님. 줗은글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신세데 젊은이들에게 좋은말씀 좋은글 많이많이 남겨 주시고 들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정희|2016-01-01삭제
엄마 미안해 어리석은 딸 때문에...얼마나 맘고생까지 하시다가 가셨어요. 엄마 사랑해요
수경지|2015-12-10삭제
보통자식들이 그런가봅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그게 엄마를 위하는줄 알고 저에 어리석음을 알고 갑니다()()()
유진호|2015-11-02삭제
그냥 놔두세요~.
이 한마디로 잘도 먹고사..ㅋㅋ
염상구|2015-10-23삭제
100%공감하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희망이네|2015-08-01삭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새기고 갑니다
도감|2015-06-30삭제
늘 감사드립니다._()_
실과바늘|2015-06-11삭제
항상 스님말씀듣고 있지만 , 어쩜 저렇게 속 시원 하게 말씀하시는지~~ 진리가 있어요~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미경|2015-06-03삭제
혼자읽다 크게웃음이나왔습니다 시골다녀온후부모님생각에마음이불편했는데 말끔히 해결해주시는말씀이셨습니다 스님이계셔서다행입니다 이나라의어른이계신것같아 어주든든합니다 오래오래 간강하세요
풍경|2015-01-21삭제
옳으신말씀~다시금~되새김하고ㅡ갑니다
정주화|2015-01-08삭제
오늘도 감사합니다
안상배|2014-12-13삭제
시골에혼자남은 우리 엄마 자존심 강하고 고집센 우리 엄마 다투지 않고 지켜보면서 도와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선희|2014-11-23삭제
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2014-09-22삭제
그 어느곳에서도 가르쳐주지않아 어리석었던 저를 깨우쳐주신 분은 법륜스님 한분 이세요.
한정수|2014-05-19삭제
네 스님 정말 고맙습니다. 내가 옳다고 사로잡혀 산 나를 돌아보게 해주셨습니다.
이정재|2014-03-19삭제
감사합니다.
깨다리|2014-03-17삭제
네 네 스님 열심히 공부해서 내공을 쌓아야되는거같아영
이미경|2014-03-05삭제
나와 다른것 인정하는게 쉬우면서도 어렵네요^^
곰탱이|2014-02-16삭제
스님의 말씀을 들을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합니다.
정진철|2014-02-07삭제
참된 불교에 대해서 알게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김사라|2014-01-09삭제
정말 감사합니다. 주옥같은 말씀 늘 고맙습니다. ..
김남정|2014-01-08삭제
스님 반갑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받기만 하다가, 이렇게 스님께 글을 쓸 수 있는 통로가 있어 너무 좋네요. 힘들 때 스님 글을 보면 웃음이 일고 마음을 내려놓는 계기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첫화면 PC화면 문의하기 맨위로
©정토회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51길 7 | 02-587-8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