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방콕법당
수행은 특권이다! 새내기 수행자 최민교 님 이야기

[동남아시아지구 방콕정토회]

수행은 특권이다!
새내기 수행자 최민교 님 이야기

요즘 방콕법당은 불교대생들의 열정으로 후끈거립니다. 그 중 8-5차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수행과 공부를 함께하고 있는 최민교 님을 인터뷰로 만나봅니다.

불교대 입학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작년 4월에 건강상의 문제로 치료와 수술을 거치며 심신이 지쳐있던 터라 마음만이라도 치유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4박 5일 명상수련을 다녀왔어요. 명상수련 도반들로부터 깨달음의장 이야기를 듣고 그해 겨울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깨달음장 이후 108배 수행을 띄엄띄엄 하고 있던 차에 방콕정토회에서 불교대학이 개설되어 주저 없이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 부처님오신날 최민교 님

천일결사에 입재하고 불교대 공부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도를 계속하던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입재하게 되었어요. 혼자 하던 것과는 달리 입재식에 참가해 대결정심을 내어 나와의 약속을 사람들 앞에 선서하는 의식은 더 큰 책임감을 심어 주었어요. 100일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온 것에 대해 나름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는 달라진 점은 마음공부를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주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전엔 알았더라도 외면했거나 합리화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나 자신을 인정하고 참회하고 다시 새로워지자고 결심하는 마음을 낼 수 있다는 거예요. 말 그대로 주제 파악의 길로 들어선 것이지요. 처음엔 이렇게 모순덩어리인 나를 보는 게 맘에 안 들고 회의적이었지만 결론은 이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보듬어야 한다는 아주 기특한 쪽으로 생각이 전환되었습니다. 결국 자기에 대한 사랑 없이는 기를 쓰고 괴로움에서 벗어나올 필요도 없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수행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습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것들은 변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진리인데 나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처럼 단정하고 미리 포기했던 어리석음도 알게 되었고요. 수행을 통해 내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대하다 보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어요. 매일 정진은 이렇게 내 마음 상태를 돌이켜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른 잣대를 가진 사람들과 부딪혀도 수행으로 내면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내 길을 갈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게 소위 말하는 감성근육 쌓기 아닐까 싶어요. 

또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무작정 복을 달라고 비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내가 바뀌면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수행자적인 관점이 합리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수행을 통해서 가정에 변화된 점이 있다면 뭘까요?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과의 관계가 달라졌어요. 예전엔 말다툼을 해도 나를 기어코 고집해서 상대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아야 속이 풀리고 그러지 못하면 내가 지는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갈등이 생겨도 휘말리지 않고 내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큰 산불 같은 화가 올라오다가도 작은 불씨로 줄어들었다 그냥 사그러져 버리기도 해요. 물론 손으로 꼽을 만큼이긴 하지만요. 이제는 남편도 내가 기도 시간이 지났는데 거실에서 돌아다니면 기도 끝났냐고 체크하기도 해요. 제게 일어난 작은 변화를 느껴서 그런 거라 생각하면 정진한 보람이 느껴져요. 보살의 맘으로 남편을 감싸 안으려 해요.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두 배 더 사랑해 주리라 결심하는 날도 있어요. 남편에 대한 참회기도를 하는 덕 같아요.

처음엔 참회가 거부감이 들고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해야 되나 싶었어요. 사실 남편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마음걸림이 마장으로 왔어요. 그중에 가장 큰 마장은 역시 사람들과의 관계였어요. 예전에 저는 내가 그어놓은 선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으면 무차별적으로 비판을 했어요. 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겠다고 기도는 하지만 초반엔 왜 내가 옳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되는지 자존심도 상했습니다. 그러나 나름 깨달은 참회의 의미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온전한 이해였어요.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싶으니 마음의 창에 가느다란 빛이 드리워지는 것 같았어요. 이제 크고 작은 다양한 마장은 수행자로 더 성숙해지게 하는 계기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시험에 들게 하지만 알아차리고 한걸음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극복의 대상을 나쁘게만 보지 않게 되었어요. 그렇게 한 발짝씩 열린 맘으로 걸어가자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계획과 꿈이 있다면요?
꿈과 계획, 이것도 미래의 일인지라 수행자로서 지금 여기 이대로 깨어있는가, 충분히 지금 집중하고 있는가, 현재의 내가 충만한가, 끊임없이 묻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내가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에요. 무엇보다 좋은 법을 전하려 우리 곁에 오셨던 부처님.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라신 부처님을 내 스승으로 모실 수 있다는 것을 행운으로 삼고 꾸준히 정진하려 합니다.


▲ 불교대 수업 후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남편도 30% 정도 바뀐 것 같다는 말을 수줍게 하면서, 가까이서 지켜보는 가족들이 던지는 칭찬이 계속 정진을 하게 만드는 윤활유라고 합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은 이 좋은 습관의 힘으로 까르마를 없애고 싶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수행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이다.” 라고 한마디 덧붙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 말을 생각하니 저도 행복해집니다. Posted by 황소연 희망리포터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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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손숙

방콕, 그 먼곳에서 민교보살님의 얘기가 꼬옥 저의 얘기 같으니~우리 잘해보아요!!!

2015-08-18 18:47:36

지혜행

대단하세요
초보수행자아닌듯 ㅎㅎ
역시도반들이스승님 이란말이맞는거같아요
좋은글감사했 습니다

2015-08-18 07:07:35

무우덕

공감 100% ~인 이야기 잘들었습니다
내생각에 갇혀있다가 조금씩 자유로워진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특권 ~맘껏 누려보아요^^♡

2015-08-17 23: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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