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충주법당
우리는 매일 ‘나누기 보시’ 합니다

[청주정토회 충주법당]

우리는 매일 나누기 보시합니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가르고 새벽기도 시간에 맞추어 도반들이 하나 둘 법당에 도착하였습니다. 박종은 님과 권순녀 님이 먼저 오셔서 방석을 깔고 김종선, 정순희, 손민정, 김성욱 님이 조용한 가운데 기도를 준비했습니다.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마친 후 각자 밴드에 나누기를 올린 다음 둥그렇게 모여 앉아 나누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오호!!! 자세 나옵니다.(명상 중인 새벽기도팀)

 

박종은(총무)_ 어제 모자이크 붓다 21일 정진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나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어요.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라며 편지를 썼는데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사람들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으면 잘하지 못하는 사람의 변명이라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말이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어제부터 계속 그 말을 되새겼고, 오늘 기도 중에도 그렇게 기도했어요.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필요한 말인 것 같아요. 아들에게도 진작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권순녀(가을경전반 담당)_ 경전반에서 공부하는 도반이 나누기 시간에 마음나누기도 보시인 것 같다.’라고 했어요. 나누기가 보시라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그 분 얘기를 듣고 크게 공감했습니다. 저는 다른 도반의 나누기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나 같은 마음이었으나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을 들으면 맘이 후련해지고 편안해질 때가 많아요. 도반들의 나누기를 들으며 많이 배울 수 있으니 나누기 보시가 맞네요.

 

손민정(봄불교대학생)_ 남편이 진흥원 소속 예술 강사인데 정부가 채용 확대 정책으로 생색을 내려는지 예술 강사를 800명 더 뽑는다고 합니다. 현재도 연봉이 천만 원이 안 되게 예산이 책정되어 있는데, 예산 증액은 없는지라 신규 강사들과 급여를 나누게 되었다고 하네요. 남편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절망하고 속상해 해서 여보 내가 기도한 공덕은 다 자기한테 가라고 절하고 있어.’라고 했더니 너무 좋아했습니다. 어제 말로만 그렇게 한 게 미안해서 오늘은 남편 잘 되게 해주십쇼.’라고 기도하다가, 명상을 하는데 이 기도문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남편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게 해주십쇼.’ 이렇게 기도를 하니 마음이 편안합니다.(다들 웃음)

 

김종선(봄불교대학생)_ 이렇게 둥그렇게 앉아서 나누기를 하다 보니 요즘은 남북이나 노사정도 이렇게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마주 앉아서 대립하고 대결하는 것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저도 학교에서 학생들과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서 수업을 하면 훨씬 편안하고 자유롭고 수평적인 느낌을 받습니다. 이 부근에 있는 두레반이라는 식당을 보면서도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두레반은 여럿이 둘러앉아서 먹는 둥근 상을 말하는데,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따로 상을 받으시고 나머지 식구들이 두레반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습니다.(다들 미소)

 

정순희(봄불교대학생)_ 어제 남편과 아이와 함께 창문에 뽁뽁이를 붙였는데, 딸 바보인 아빠를 시켜만 먹던 딸이 아빠를 챙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했어요. 남편이 2주일 전 혈압으로 쓰러졌을 때 이런저런 감정에 힘들어했던 일을 돌이켜보면 그 일이 오히려 스님 말씀처럼 난 다만 무균 상태라 건강했던 거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어요. 요즘엔 한편으로 내가 과연 온갖 세균 속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부처님 가르침을 현실 속에서 체화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걱정이 들 때도 있지만, 이런 저런 걱정하는 나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만도 다행이다 싶어요.

 

김성욱(수행법회 담당)_ 어제 퇴근길이 무척 추웠는데, 아내가 우유랑 빵을 사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우유를 사고서야 빵을 부탁하는 카톡을 확인하였는데, 빵집으로 되돌아가기가 싫었습니다. 빵을 사고 경비실에서 맡겨놓은 무거운 택배까지 들고 들어가게 되니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기분이 안 좋고, 기분이 안 좋은 모습을 들킬까 걱정하면서도 아내를 탓하는 마음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알아차리기와 지켜보기를 썩 잘해내지는 못했지만 아내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서 고비를 넘겼습니다. 피곤하면 짜증을 내는 내 성질을 잘 아는 아내도 무던하게 넘어가는 모습에 고마워하는 것 같았고 그런 아내를 보니 금방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툭툭 짜증을 내면서 결국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텐데,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분위기 좋~습니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순녀, 김성욱, 정순희, 김종선, 손민정, 박종은)

 

나누기가 끝나고 자연스레 나누기 뒤풀이가 이어졌습니다. 저희는 매일 이렇게 나누기 보시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다들 한 번 해보시죠. 따뜻해지고 가벼워집니다.

 

_김성욱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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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원

<br />나누기 보시! 완전공감!<br />숨기고 못했던 말들을 솔찍하신 보살님이 나누기 할때면 <br />'사람은 모두 비슷비슷하구나~~~'<br />느끼며 힘을 얻고 나아가게 됩니다<br />함께 가니 더 잘 가집니다~<br />수행정진 하겠습니다~~~^^<br />

2016-01-01 07:27:04

김영준

충주 법당 보살님 거사님 멋져요

2015-12-31 13:18:15

충주

보리안님, 감사요~^^ 실은 원로님들 나누기에서 제가 많이 배우고 있어요~~. 왜 꽃이라 하는지 알았답니다 ㅎ

2015-12-31 0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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