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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은 수원법당 확장 불사 4년의 원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날입니다. 비로소 새 공간이 계약 되어 공사에 들어간 것입니다. 수원법당은 수원정토회 산하 다섯 개 법당의 모법당이지만 작년에 분가한 영통법당과 권선법당에 비해 시설이 열악했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일궈 낸 수행 정진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제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시민이 부처님 법 만나길 발원하게 되었습니다. 수원법당의 새 단장 과정을 소개합니다.
3월 8일 공사 첫날
한 시간 동안, 공중에 풀풀 날리는 먼지 속에서 마스크와 손수건을 둘러쓴 도반들이 쓰레기 분리 청소를 해치웠습니다. 먼지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옷과 머리에 먼지를 담뿍 덮어쓴 채 물수건으로 서로의 옷을 털어주었습니다. 아직 구분이 명확히 되지 않는 공간에 뼈대만 드러나 휑한 느낌이죠?
▲ 기본 공간이 나뉘고 뼈대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 임시 벽을 세워 창고와 수납장으로 쓰일 자리입니다.
3월 9일 도반들의 손길이 스며들기 시작하다
수요법회를 끝낸 도반들이 현장에 가서 남은 공사 자재를 치웠습니다. 플라스틱, 쇠붙이, 비닐 등을 따로 거두며 일어나는 먼지를 뚫고 모든 자재를 정리했습니다. 석고보드를 발로 팡팡 잘게 부숴 자루에 담는 분들, 전선과 철 등 철과 관련된 자료를 일일이 한 뭉치로 묶어서 쌓는 분들…. 차곡차곡 쌓여가는 마대자루를 보며 얼마나 뿌듯하던지!
▲ 흩어진 스펀지와 고철들을 마대자루에 다 담아 분리했습니다.
3월 13일 ‘일과 수행의 통일’에 대하여
일요법회에는 남자분들이 많이 참석해서 무거운 고철을 모두 분리수거장으로 옮겼습니다. 현장을 관리한 이복희 님의 조언으로 분리수거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분별심도 일어났습니다. “왜 온 사람들만 계속 오나요. 다음번에는 한 번도 오지 않은 분들이 마음 내서 하면 좋겠어요.”라는 나누기가 나온 것입니다. “평일에는 바빠서 참석할 수 없었는데, 주말이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있어 좋았어요.”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일에 빠져서 안 보이던 상황이 보이기 시작하고, 여기서 일어나는 각자의 생각들이 이런저런 분별심으로 서서히 드러난 것입니다. 일과 수행의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정창권 님(왼쪽 주황 옷)과 박성래 님(오른쪽 검은 옷)이 일일이 마대자루를 엘리베이터에 실어나르고 올라오기를 몇 번이나 했습니다.
3월 15일 저녁반의 일꾼들
법당 문, 창고 문, 강당 문, 전열 전등 선과 스크린박스 등 하나하나 골격이 드러났습니다. 저녁 6시, 불교대 도반들이 모여 청소를 거들었습니다. ‘회사 마치고 바로 와서 일손 거들고 수업 들어가도 되는데, 왜 진작 그 생각을 못 했나’ 하고 제게 살짝 반성의 귀띔을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도반들은 분리수거를 마무리한 후 바로 불교대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 저녁이라 어두워져서 강한 조명에 의지해 먼지 청소를 했습니다.
3월 19일 대청소 시작
목공과 도배가 끝나고, 공양간 설비와 타일도 마감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대청소. 냄새 안 나도록 천정부터 벽, 창틀, 바닥까지 모두 닦아야 합니다. 이날부터는 주간반와 저녁반으로 나누어 본격적인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열반재일을 새 법당에서 회향하기로 해서 모두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 무거운 마대자루를 옮기면서도 힘든 기색이 없는 저녁반 도반들.
3월 20일_ 영통법당 지원군 출격
일요일 출가재일 법회가 끝나고 현장으로 간 수원법당 도반들은 뜻밖의 지원군에 감격했습니다. 바로 영통법당 도반들이 일손을 거들러 현장에 와 있었거든요. 채경애 부총무님을 비롯해 김동균, 권윤희 님 이하 총 9분이 마음을 내주었습니다. 벽과 바닥에 묻은 먼지 청소가 가장 큰 관건이었는데, 영통법당 도반들의 손길로 금세 청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또한, 평일에 시간을 못 내던 분들도 주말을 맞아 모두 집결한 듯했습니다. 밴드 공지로 항상 불사 청소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개인 사정이나 직장 때문에 참여 못 한 분들이 일요일을 맞아 미안함을 떨치러 나왔다고 하네요.
▲ 언뜻 보기에는 깔끔해 보이지만, 따뜻한 물수건으로 먼지를 훔쳐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 수원법당과 영통법당 도반들 모두 모여 대청소 기념 사진 한 컷~
3월 22일 마루가 깔리다
이제 신발을 벗고 법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미세하게 떨어진 먼지들을 물걸레로 몇 번이고 바닥을 훔쳐냈습니다. 앞으로 이 작업을 10번은 해야 한다고 합니다. 공사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도 있어 섬세한 손걸레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봄불교대학 주간반 분들이 수업 마친 후 오후 내내 먼지 청소를 해주었습니다.
▲ 신발을 벗고 대걸레로 한 번, 물걸레질로 꼼꼼히 또 한 번, 총 두 번을 닦았습니다.
3월 23일 첫 수업
드디어 열반재일 회향일. 새 법당 첫 법회로 '열반재일 법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잘 보살펴주었던 구 수원법당을 떠나 이제 완전히 새 법당에 정착해 첫 영상법회를 하게 된 것이지요. 회향 천도재를 지내면서 경건해진 마음으로 기도하는 도반들의 목소리가 큰 법당 안에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모든 수업과 의식이 끝나고 나누기를 하면서, 새 법당에서 열반재일을 회향하게 되어 마음이 뿌듯하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도반들은 그동안 현장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꼼꼼하게 신경 써주신 이복희 님의 공을 높이 세웠습니다. 이복희 님은 담담하게 “수원법당이 모법당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신경 쓸 수밖에 없었어요. 예전에는 이런 칭찬을 들으면 좋아서 날뛰고 이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담담한 이 마음이 수행된 건지…….”라며 겸손해했습니다.
▲ 깨끗해진 법당에서 열반재일 법회가 끝난 후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3월 24일 나무에 오일 향기를 입히다
맞춰 짜기 한 나무 가구에 베이비오일을 발랐습니다. 먼저 하얀 나무 속살의 모서리를 사포질로 다듬은 다음, 베이비오일로 색깔을 입혀주는 작업입니다. 니스나 페인트는 새집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사람에게도 해롭지 않은 오일을 쓴다고 합니다. 담당자와 정회원들이 나무에 기름칠을 더하자 나무색이 깊어지면서 법당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또 전 법당에서 모든 소지품을 옮겨야 했는데, 그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은 연등을 떼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가을불교대학 주간반 수업이 있는 날. 수업 후 불교대생들이 연등을 꼼꼼히 분리해주었습니다.
이제 모든 법당과 방이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 오른쪽은 기름칠한 보시함입니다. 왼쪽의 하얀 나무보다 더 색상이 깊죠?
▲ 같은 시각, 전 수원법당에 달린 연등을 떼는 작업을 가을불교대학 주간반에서 해주었습니다.
새 수원법당의 모습입니다.
수원법당의 새 보금자리가 수원정토회의 모법당으로 큰 역할을 도맡아가길 바랍니다.
▲ 큰법당입니다. 앞으로 8대 행사가 여기서 주관될 예정입니다.
▲ 깔끔하게 마무리된 복도입니다. 법당 이전 축하 화분이 들어왔네요.
글_전은정 희망리포터 (수원정토회 수원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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