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인천법당
똑똑똑, 부처님이 보내신 손님
“같이 연등 만들어도 될까요.”

▲ 도란도란마음 나누고 연등 만드는 경전반 도반들민경분 님(), 이나영 님(가운데), 이순옥 님()


  요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 하기 위해 인천법당에서는 연등 만들기가 한창입니다지난 4월 11경전반 수업을 마치고 도반들은 옹기종기 모여 연등 꽃잎 만들기 봉사를 하였습니다다들 손으로는 꽃잎을 말고 있었지만 입으로는 수업 때 못다한 마음나누기로 꽃을 피웁니다수업의 연장선에서 진짜 마음나누기가 펼쳐지는 시간입니다^^

 

▲ 연등 들고 활짝낯설어도 함께하면 이루어진다는 심도경 님

 

 
▲ 봄불교대 주간반의 연등 만들기

 

  부처님이 보내신 손님김영희 님

  “똑똑똑

  조심스레 법당 문을 두드리며 한 여자 분이 찾아왔습니다정토회 포스터를 보고 법당을 다니고 싶다며 괜찮다면 같이 연등 만들기를 해도 괜찮겠냐고 청하십니다때마침 경전반 담당자님은 법당업무로 출타 중가장 나이가 어린 방민영 법우는 손님을 맞이하며 얼굴은 해맑음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몇 초 사이에 수십 가지의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지금은 봄불교대 입학은 안되는데수요법회를 소개해야하나연등 만들기에 참여하시겠다고 하는데 다른 보살님들께 뭐라고 설명하지연등 만들어도 되나총무님께 전화해야하나담당자님께 전화해야하나어색해서 안 나온다고 하면 어쩌지부담느끼지 않게 해야 하는데처음에 나를 맞이해주셨을 때 보살님들이 뭐라고 했더라?’ 등등정말이지 마음과 머리가 팽이 도는 것보다 더 빨리 굴러가기 시작합니다경전반을 담당하는 장이순 님과 통화 실패구원투수 총무님과 전화연결 성공.

  본능적으로 성함과 전화번호 교환하며 몇 번이고 편안하게언제든지무엇이든 물으시라고 세상의 모든 상냥함과 친절을 다 동원했습니다마치 동앗줄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인양 말입니다다행히도 갑작스럽게 참여하셨지만 김영희 님은 큰 어색함 없이 같이 꽃잎을 만들었고 다른 도반들도 하던 이야기를 계속 나누시며 간간히 법당에 관해 알려주시기도 하였습니다말없이 꽃잎을 말고 있는 김영희 님 모습에서 외로움과 슬픔을 숨기고 있는 것만 같아 퍽 애잔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법당을 찾아오신 것에 그분의 간절함과 용기도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자신의 이야기를 조금 내비치며 울컥 눈물을 흘리시는 것이었습니다원래 눈물이 많다면서 스스로 다독이며 법당은 매일 문을 여는지언제든지 와도 괜찮은지몇 명이나 다니는지 등 조심스레 질문하는 모습 속에서 그날 경전반 수업 법문이 오버랩 되었습니다법륜스님께서 젊은 시절홍보물을 보고 찾아온 분을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에서 자기모순을 발견하게 된 경험담과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순간이분은 어쩌면 부처님이 보내신 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의지처가 되어주라는 부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습니다.

 


▲ 
쑥쓰러워도 마음 내주시며 찰칵김영희 님



▲ 
정성스레 연등 꽃잎 만드는 영희 님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그대로 듣기란 쉽고도 어렵구나

  저녁 무렵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한번 분별심에 사로잡힌 스스로를 보게 되었습니다앞선 마음에 더 적극적으로 맞이하지 않아 다소 소외감을 느끼시면 어쩌나 하고 염려했던 것과 달리오히려 김영희 님은 부담감 주지 않으려고 깊이 배려하는구나라고 느끼셨다는 것이었습니다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일이구나 다시금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좋은 인연을 만나 것 같아 기쁘다는 김영희 님께 앞으로 좋은 날들만 있을 것이라 화답하였습니다수요법회에 참여하길 조심스럽게 권하는 제게마찬가지로 물어보고 싶었는데 망설였다고 답하며 참석하겠노라 하셨습니다그렇게 어깨동무하며 한걸음 한걸음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내딛었습니다.

  부처님이 오신 날조금 일찍 부처님이 오신 것이 아니었을까...

  김영희 님이 만드신 연등 꽃잎의 공덕이 환하게 밝히어져서 슬픔상처외로움의 어둠이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하였습니다.



▲ 
어서오세요함께해요방민영 법우(), 김영희 님()

 

_방민영 희망리포터(인천정토회 인천법당)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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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덕

부처님이 보내신 손님이라는 표현이 참 많이 와닿네요. 첨 오는 분들이 부담도 소외감도 받지 않도록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4-19 19:01:30

심영자

소식 잘 보았습니다.
소중하게 새로운 인연을 대하며 마음 다치지 않게 도와주는 모습이 참으로 멋지십니다.

2016-04-19 06:12:36

김영희

망설이다 찾아갔는데 너무 반갑게 맞아주신 방민영법우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단 하루 갔는데도 마음이 좀 편해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이고 기쁩니다.^^

2016-04-18 17: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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