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천법당
'별 걸 다 보라고 하네’ 투정했던 마음이 어느새...불교대학 담당자, 수행자로 거듭나기

느리더라도 조금씩 내 인생의 주인으로 나날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서울 양천정토회 양천법당 이순희님의 수행담 입니다.

여동생, 정토회 그리고 유투브

제가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2년 여동생이 소개해준 볍륜스님의 즉문즉설 동영상을 보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저는 성당을 다니다가 서울로 이사하면서 다소 성당에 소원해진시기였습니다. 그렇다고 절이나 스님, 불교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언니 유투브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검색해서 봐봐’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봤을 땐 동생에게 ‘별걸 다 보라 하네’라며 불평하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왜냐하면 신부님과 수녀님만 보다가 스님을 뵈니 많이 낯설고 불교라고 하는 것은 어렵고 따분할 거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개, 두 개 듣다 보니 스님이 정말 재미있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마치 개그맨처럼 우는 사람을 웃기고, 화난 사람을 울리시고, 때로는 부모님같이, 때로는 스승님같이, 세상 사는 이치가 이렇다 하시면서 해주신 말씀이 너무나 공감 가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인생사는 방법들을 시원하게 풀어주시는 모습에 완전히 빠져들었습니다.

한동안 텔레비전 보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다 접고 즉문즉설 동영상만 신나게 돌려보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정토회라는 곳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사는 집 근처에 양천법당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동생의 권유로 정토불교대학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수업을 들으면 졸업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재미로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경전반까지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봉화 수련원 봉사활동 ? 가운데 두 엄지를 번쩍 들고 계신 이순희 님
▲ 봉화 수련원 봉사활동 ? 가운데 두 엄지를 번쩍 들고 계신 이순희 님

졸업과 동시에 맞게 된 불교대학 담당자

당시 제가 양천 불교대학 1기 졸업생이었기에 봉사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총무님께서는 발을 동동 구르시며 제게 “다음 신입생을 받으려면 봉사자가 더 있어야 하는데 어떡하지? , 그냥 영상만 틀어주세요" 라며 불교대학에서 영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해 8평 남짓한 작은 법당에 불교대학 신입생이 무려 45명이나 지원을 한 것입니다. 입학식 날 모인 학생들의 모습은 마치 다닥다닥 붙어있는 개구리 알 같았습니다. 오글오글 모여 삼배를 하는데 머리가 앞사람 엉덩이와 닿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정에도 없는 분반을 계획하게 되었고 결국 일요일 반을 하나 더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일 반, 일요일 반 불교대학수업만 두 번을 나가서 담당자로서 챙기게 되었습니다. 단지 영상만 틀 생각으로 시작한 것인데 눈 깜짝할 사이 불교대학 두 개 반을 담당해야 하는 담당자가 되어있었습니다. 직장 일 하면서 불교대학 수업 두 번 하고, 원래 제 수업인 경전 반 수업 그리고 일요법회까지 개설해서 운영하다 보니 집보다 법당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너무 바빠 바쁘다. 하소연할 시간이 없다’는 딱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입학생 70%가 졸업을 하게 되었고, 그 졸업생들이 현재 양천정토회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인 2015년 또다시 불교대학 담당자의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년 동안 인연 맺은 도반들이 전보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나름 뿌듯하고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부자가 된 듯 행복했습니다.

수행자로서 아직 많이 부족한 범부중생이지만 매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놓지 않고 스승님의 지도하에 수행자로서 살아가는 지금이 저의 인생에서는 큰 복을 받는 순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도반들과 함께 괴로움이 없는 세상, 자유로운 세상, 내 인생의 주인으로 나날이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 기념- 두 번째 줄 맨 오른쪽 끝부분에 서계신 이순희 님
▲ 불교대학 졸업식 기념- 두 번째 줄 맨 오른쪽 끝부분에 서계신 이순희 님

현재는 양천 정토회 저녁 와우 담당 및 일요법회 공양 소임을 하시며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는 이순희 님의 수행담을 통해 ‘상구보리 하와중생’이라는 불법을 떠올립니다. 또한, 주어진 인연 따라 잘 쓰이며,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꾸준히 수행하다 보면 함께하는 우리 도반들도 어느새 이순희 님과 같이 행복한 삶에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하게 됩니다.

글_이경혜 희망리포터 (양천정토회 양천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6

0/200

효명심

인연 만들어준 사람보다.훨~~ 훌륭하십니다..^^

2016-06-24 00:01:54

무량상

저의 2014년 봄불대 담당자님이셨습니다. 잘 이끌어 주셔서 현재 저도 가을불대담당자를 맡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2016-06-23 15:17:39

보덕심 하헌미

이순희 보살님은 양천법당의 살아있는 역사이십니다. 지난 해 저희 29기 불교대학을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로는 큰 언니로 때로는 설레게 하는 살가운 도반으로 만날 수 있는 인연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희망리포터 우리 도반 이경혜보살님~보살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애많이 쓰십니다.

2016-06-23 15: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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