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부천법당
초보 지렁이 엄마들의 좌충우돌 체험담 - ‘지렁이 엄마 교실’ 두 번째 이야기

처음은 낯설고 처음은 두렵습니다. 그리고 처음은 강렬하지요. 초보 지렁이 엄마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인데요, 지렁이를 키우기로 작정하고 분양받은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또 엄마를 따라간 지렁이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초보 지렁이 엄마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지렁이를 분양받고 있는 최태자 님
▲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지렁이를 분양받고 있는 최태자 님

최태자 평소 지렁이 키우는 것에 관심은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어요. 엄두가 안 났지요. 지렁이를 아주 징그러워했거든요. 보는 것도 싫어했어요. 이번 교육이 실천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심지어 꼬물거리는 지렁이를 만져보기까지 했다니까요.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 친근감도 생겼어요.(웃음)

입식 후 2~3일간은 먹이를 주지 말래서 안부가 궁금하지만 꾹 참았습니다. 드디어 이틀이 지나고 지난 일요일 처음으로 저녁밥을 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지렁이에게로 갔어요.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을까 아주 궁금했거든요. 어머나 밥을 먹었더라고요. 아주 싹 먹었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깨끗하게 정리가 된 모습이 신통방통했습니다. 지렁이 밥은 안 주면 안 줬지 많이 주지는 말라셨는데 지렁이 무게를 조금 더 추가해서 다른 쪽에 준 먹이는 먹지 않은 그대로 있었어요. 무게 만큼만 먹는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맘이 가요 ~맘이 가 ~자꾸~만 맘이 가요~♬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관심이 자꾸 가요. 이제는 흙을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흙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오전에 강아지랑 함께 산책 갔다가 주변에 있는 흙을 준비해와 섞어주었어요. 촉촉하게 물도 뿌려 주고요. 하나하나 지렁이 초보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렁이 집도 조금 더 넓은 곳으로 옮겨 주었답니다. 우리 지렁이 잘 살고 있습니다.

환경 실천, 나 하나 해서 무슨 변화 있겠나 하는 소극적 자세였는데 나라도 실천하자고 인식이 전환되었습니다. 그 첫 시작이 지렁이 엄마 되는 거네요. 음식물쓰레기도 줄이고 분변과 액비는 자양분이 되어 식물을 잘 자라게 한다니 버릴 것이 없는 환경 파수꾼 지렁이를 존경하고 사랑해요.

 분양받은 지 1주일, 어느새 두 번째 집으로 이사한 최태자 님의 지렁이 집
▲ 분양받은 지 1주일, 어느새 두 번째 집으로 이사한 최태자 님의 지렁이 집

김남순 처음에 지렁이를 생각할 때 징그러운 동물로만 생각했는데 지렁이 교실에 참석해 강의를 듣다 보니 지렁이가 사람에게나 환경에서나 없어서는 안 될 동물임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아직 자신이 없어 당장 지렁이 분양을 안 했지만 나중에 텃밭 있는 곳에서 지렁이와 채소를 꼭 키울 것입니다. 또한, 비 오는 날 지렁이가 길 위에 나와 있는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풀숲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

이진희 부천법당에 지렁이가 온 지 2년 되었는데 우리 법당은 항상 그 상태였는데 광명법당은 지렁이가 잘 자라는 것을 보고 우리 지렁이들은 왜 그럴까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여러 사람이 보살피면서 먹이를 너무 많이 준 듯싶어요. 게다가 이 사람 저 사람이 구경한다며 흙을 파고 스트레스를 많이 주었던 것도 같고요. 지금은 법당 지렁이 엄마만 열어보게 하고 상자에 붙일 안내 문구도 준비하고 있어요. 2년 동안 키워도 아직도 초보 엄마네요~^^ 원인을 명확히 알았으니 이제는 잘 키울 수 있겠죠?

 지렁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는 부천법당 지렁이 엄마들 ( 왼쪽 두 번째 부터 김난순 최태자 이진희 님)
▲ 지렁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는 부천법당 지렁이 엄마들 ( 왼쪽 두 번째 부터 김난순 최태자 이진희 님)

이 외에도 “들을 때는 지렁이와 가까워진 느낌이었는데 직접 보니 징그러워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던 안영미 님, "그동안 키우면서 아이의 학습 도구로만 생각해왔는데 강의를 계기로 지렁이 생태를 잘 알아 정성스럽게 키워볼 생각"이라던 김소진 님, "지렁이를 낚싯밥으로만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는 오병조 님 과 함께 간 지렁이들이 궁금합니다. 여름을 잘 보내고 늦은 가을 다시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기로 했습니다. 자식 자랑 실컷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리렵니다.

지렁이 언어를 알아듣는 자, 땅을 살리고 지구를 살릴지어다

지렁이를 잘 키우려면 지렁이 언어를 잘 알아들어야 하는데요, 지렁이를 무럭무럭 자라게 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어느 날 지렁이 집 문을 열었더니 지렁이가 뭉쳐있다?
“우리 지금 살기 힘들어요. 곧 죽을지도 몰라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지렁이는 환경이 좋지 않으면 뭉치고 좋으면 흩어지는 특성이 있다네요. 지렁이 집의 습도, 온도, 음식물 부패 여부를 살펴주세요.

궁금했던 것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 궁금했던 것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특별한 문제 없는데 뭉쳐있다?
“지금 잔치 중이에요” 라고 말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먹을 것이 있으면 또 그렇게 뭉쳐 먹이를 먹는다고 합니다.

지렁이가 자꾸 탈출한다?
“우리 집이 너무 좁아요,” “가스가 너무 많이 찼어요”, “물이 흐르고 있어요” “공기가 부족해요”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렁이 집에 지렁이 말고도 다른 것(벌레)들이 살기 시작했다?
“작은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어요. 우린 괜찮은데 싫으세요? ”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키우는 엄마가 불편하면 해결할 방법이 있어요. 날파리는 진공청소기로 해결해 보고 흰 벌레는 습도를 좀 조절해보세요. 구더기가 생기면 잡아주어야 하지만 다른 동물들의 출현은 자연 생태계로 보아서는 건강하게 운영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혼자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가장 위험한 것이라네요. 선택은 지렁이 엄마의 몫!

3주간의 교육을 마친 최훈근 박사님은 “정토회에서 20년 전에 보았던 분들을 또 보아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정토회가 꾸준히 지렁이를 키우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지렁이를 키우는 법당은 주변 어린이들에게 체험학습을 할 기회를 주어도 좋겠다 싶습니다.” 라며 정토회의 꾸준한 환경실천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지렁이 엄마들의 생기로 가득 찬 부천법당
▲ 지렁이 엄마들의 생기로 가득 찬 부천법당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지요? 몰랐을 때는 징그럽던 지렁이가 알고 나니 더없이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가 됩니다. 나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뭐 그리 큰 변화가 되겠나 싶지만 나 실천하고 너 실천하니 우리가 실천하고 있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 [조동화 님의 ‘나 하나 꽃 피어’]

전국의 지렁이 엄마들에게 보냅니다.

지렁이 번식과 온도와의 관계

○ 최적 온도 : 15ºc ~ 25ºc (최적 온도에서 최고의 번식률을 나타냄)
○ 동 면 : 0ºc ~ 5ºc
○ 동 사 : 0ºc 이하
○ 도 망 감 : 40ºc 이상

공동취재 ·글_심경선 희망리포터(부천정토회 부천법당) · 유재숙 홍보팀장 (인천경기서부지부)
편집_ 유재숙 (인천경기서부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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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세번째 사진 인물 소개가 잘못되어 있네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2016-07-11 17:20:56

효명심

지렁이에게 조금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무작정 징그럽기만 했었는데 애정을 조금 더해 봅니다~
지렁이 언어 재미나게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7-01 19:21:46

이정민

애기 다루듯 지렁이의 언어를 잘 이해해야 되겠네요.지난번 김포 법당에 있는 지렁이들 한데 뭉쳐있던데 ~~
와!축제 중이었구나!!
지렁아 미안해 그동안 엄마가 네 말을 잘 못알아들었구나.

2016-06-30 15: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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