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갈등, 아이들에게 늘 짜증만 내던 엄마였던 이인주 님이 불교대에 입학해 수행을 하면서 남편을 이해하게 되고, 아이들을 대하는 게 여유로워졌다고 합니다. 큰 딸에게 우리 엄마가 착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인주님의 수행이야기 입니다.

대학 졸업 후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결혼을 하고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2년마다 이어지는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남편과의 갈등으로 몸도 마음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결벽증에 고집이 세고, 이기적이며, 소리도 지르고 잔소리를 했습니다. 남편은 제가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쓴다고 불만이었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듣기 전에는 갈등의 원인이 100프로 남편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다투고 나면 남편을 탓하며 일주일 동안 말을 안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3년 전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나 있는 일이고 우리 남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기에 더 충격이 컸습니다. 도저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벌벌 떨리는 몸으로 아이들을 다 놓고 나가 스님의 즉문즉설을 계속 보면서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아 보려 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그 사람에겐 내가 첫사랑이라 다른 여자는 안 만나 봤으니 많이 만나본 내가 이해하자. 바람 피는 아버지 밑에서 자기도 모르게 보고 배웠겠지. . 등등 스스로 반성하고 남편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마무리 짓고 그 일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고 살았지만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지 제 마음은 계속 괴로웠습니다.

내가 제일 잘 한 일 - 불교대 입학

법륜스님의 유튜브 강연은 꾸준히 들으며 불교대학에 관심이 생겼지만 저에겐 아직 6개월 된 아기와 위로 6살, 8살, 10살 아이들이 있었기에 나중의 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8월, 인터넷으로 가을불교대학 모집 광고를 보았습니다. 가보고 싶었지만 3살까지 아기에게 집중하라던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 마음을 접으려 했습니다. 한편으론 일주일에 하루는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맡기더라도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아이들을 위하는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등하다 모집 마지막 날에 에라 모르겠다 등록을 해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불교대에 등록한 게 제일 잘 한 일입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며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남편에게 참회를 하려니 내가 뭘 잘못 했길래 참회를 해야 하나 의문이 생겼습니다. 지난 겨울 괴로운 마음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을 친정엄마께 맡기고 깨달음의장에 다녀왔습니다. 수련 과정을 통해 이 세상에 있는 일들 중 하나가 나에게 일어났고, 이 모든 것이 다 나의 경험과 자산이 되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괴로운 원인은 남편과 그 여자가 아니며, 사실은 화나고 괴로워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남편의 외도 문제는 저를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나와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도 듭니다.

엄마가 착해졌어요

저는 제가 착하고, 사교성 좋으며, 열심히 잘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행을 하고 법문을 듣다 보니 저는 남편보다 더 고집스럽고, 집착하며, 내성적이고, 남을 많이 의식하며 잘 보이려고 하고, 제가 해주고 싶은 것만 남편에게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나에 대해 어쩜 이렇게도 몰랐을까 놀랍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아 가는 게 재미있고 감사합니다.

수행맛보기 이후 시작한 저의 수행은 아기와 함께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기가 순하여 새벽시간에 잠을 잘 자주니 나의 시간을 가지며 수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항상 조급하게 다그치며 짜증을 냈었던 제가 수행을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니 아이들을 여유 있게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 큰딸이 '엄마가 착해졌다'는 말을 했을 때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기분이 좋으면서 미안하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아이들을 몰아붙였는지 반성도 했습니다.
처음에 마음나누기를 하려니 어색하고 힘이 들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너무 잘하려 하고,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나의 업식 때문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나누기를 열심히 했더니 남편과 대화를 할 때 거의 듣기만 하고, 내 속마음을 다 이야기 하지 않았던 제게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내 속에 하고 싶은 말들을 남편에게 논리적으로 잘 하는 나 자신을 보니 신기 하고 속이 시원 했습니다.

나와 다른 이들에게 잘 쓰이는 삶

불교대학에서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어 큰 아이들 셋과 함께 거리모금에 참여했습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뭐라고 할지 고민도 살짝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기쁜 마음으로 큰소리로 외치며 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내 모습을 보았고, 돈을 넣어주는 사람에게 무척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봉사의 시작은 법당 청소였습니다. 사실 저는 우리집 청소도 가사 도우미가 하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생각이 들어 처음 몇 번은 너무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이제는 법당이 내 집 같아 청소하는 게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법륜스님이 '지위가 높거나 부자인 사람들은 정토회에 잘 오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불교대를 다니면서 남편에게 '왜 그런데 가느냐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 하는 말을 듣지만 저는 이것도 뛰어 넘고 싶습니다.

JTS 거리 모금을 하는 이인주님과 세 딸들▲ JTS 거리 모금을 하는 이인주님과 세 딸들

내가 다른 이들에게 잘 쓰이는 게 나를 위한 일이란 걸 이제 알았습니다. 다음에 아이들이 좀더 크면 봉사도 더 많이 하고, 깨달음의장 바라지도 해보고 싶습니다. 부처님 법 만나 정말 감사하고 저를 사람 만들어 주신 불교대학은 내 인생의 은인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수행하여 나에 대해 더 알아가고 자유로워져서 이 행복이 나를 아는 모든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졸업을 앞두고 불교대 수업을 마친 후 활짝 웃는 이인주님▲ 졸업을 앞두고 불교대 수업을 마친 후 활짝 웃는 이인주님

글_이인주(가을불교대 학생)
정리_최영미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천안법당)
편집_함보현(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