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법당의 초석이자 전법씨앗인 권정아 님.
▲ 강릉법당의 초석이자 전법씨앗인 권정아 님.

모루도서관, 가정법회 그리고 사무실

2010년 6월 22일, 강릉 모루도서관. 권정아 님은 신영순, 홍남숙 님과 함께 이 작은 도서관 귀퉁이에서 강릉법당의 초석인 수행법회를 시작하였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이후 묘덕법사님의 권유로 법회를 시작해보자는 마음을 냈고, 이후 노트북과 스님의 법문 CD만 들고 법회의 초석을 하루하루 쌓아갔죠. 약 3개월 동안 모루도서관에서는 작은 법회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해 9월, 처음으로 5명이 가을불교대학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루도서관에서 종교적이라는 이유로 더는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여 법회와 불교대학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같이 고민하던 중 신영순 님 댁 거실에서 가정법회 및 불대수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총 3명이 강릉법회 초대 불교대학 졸업생이 되었습니다

그 후 가정법회를 떠나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하자는 의논 끝에, 다음 불교대학을 개설할 수 있는 공간을 알아보았습니다. 그 노력에 감복해서일까요. 2012년 가을, 도반이었던 박동호 님의 도움으로 초라하지만 조그만 사무실을 얻어 최초로 법회장소를 가졌습니다.

"2013년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2기 10명으로 시작했던 도반들이 14년 졸업 후 경전반을 시작하면서 강릉법당 불사를 논의하게 되었어요. 드디어 14년 5월, 지금의 강릉법당으로 이사를 하고 7월에 개원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루도서관의 작은 공간, 가정법회, 그리고 초라한 작은 사무실은 우리가 공부해온 소중한 곳이었고 전법의 토대가 되어준 따스한 보금자리였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권정아 님의 묵묵한 회상의 목소리를 들으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전법을 이뤄나가느라 많이 어려웠겠다는 생각에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2016년 인도성지순례에서.
▲ 2016년 인도성지순례에서.

전법씨앗이 꽃 필 때까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전 항상 대인관계가 힘들었어요.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올라오는 나를 바꿔 보려고 2009년에 깨달음의장을 다녀왔죠. 곧이어 나눔의장까지 다녀오면서 너무 행복했고, 감명받았었습니다. 제 느낌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작은 법회부터라도 시작하자 생각했죠.”

전법에 마음을 두고도 밑바닥부터 닦아 올라와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수행의 끈을 놓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행을 할수록 나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괴로웠던 것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어요. 불교대학를 시작하면서 새롭게 불법을 만난 도반들이 예전의 저처럼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고 수행의 끈을 놓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늘 혼자서 일하고 행동했던 습관에서 여러 도반들을 끌어가고 융합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어요. 직장과 정토회 일을 같이 하기가 힘들었을 때? 특히 2012년 강릉 희망강연 때가 생각나네요. 소수의 인원으로 현수막, 전단, 벽보를 붙이고 도반들과 함께 전력으로 홍보해서 450석 규모에 700명의 관객이 와서 즉문즉설이 대성황을 이뤘거든요. 나 스스로는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는데, 정작 본부에서는 진행이 부드럽지 않았니 뭐니 하면서 온통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핀잔을 했을 때 너무 서러웠어요.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도 들었고,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그때 또한 다 추억이 되었네요."

지금은 지도력 있고 대범해 보이는 정아 님도 예전에는 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하고 의기소침했습니다. 정토회는 그녀의 삶을 바꾸는 전환점이었죠.

"잘하지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수행자로 살고 싶어요. 봉사와 이타적인 삶에 대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정토회를 만나서 행복합니다. 10년 후, 더 나아가 20년 후 내 모습이 지금보다 나아지고 성장해져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마지막 순간 내 인생을 돌아보며 눈 감을 때 너무나 평온하고 뿌듯할 것 같달까요? 이번 생은 나답게 잘 살았다며 나를 칭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릉정토회의 불대팀장이라는 중책을 계속 하면서도 편안하게 잘 소화해 온 권정아 님. 늘 바른 자세와 꾸준한 수행의 관점을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 전법의 아름다운 삶을 느낍니다.
강릉법당이 지금 이 자리 있게 되기까지 전법씨앗이 되어 준 권정아 님께 감사드리며, 정아 님의 원력이 꽃 피워 타법당에도 모범이 되길 발원해봅니다. 늘 행복한 수행자로 거듭나길.

글_권혁원 희망리포터(강릉정토회 강릉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