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구리법당
졸업 천배정진, 1년을 돌아본 소중한 시간

졸업 천배정진을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는 도반들
▲ 졸업 천배정진을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는 도반들

남양주정토회 구리법당에서는 ‘2015년 가을불교대학·경전반’ 졸업생들이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내일을 다짐하고자 ‘졸업기념 천배정진’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불교대학 졸업생 3명과 경전반 졸업생 6명, 총 9명이 참여했습니다.
저 역시 이번에 불교대학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1년 전 늦여름의 어느 날, ‘일단 다녀보고 맘에 안 들면 그만둬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렇게 수업이 한 달, 두 달 지날수록 내 삶의 문제들이 점점 풀리고 행복해지는 변화를 경험하며 어느덧 졸업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천배정진을 처음으로 함께 해보았습니다. 매일 새벽 108배를 하는 것도 겨우 하는데, 천배는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번도 해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년 전 불교대학을 입학했을 때의 마음을 돌이켜 보며 ‘가볍게 일단 해보자! 하다가 힘들면 쉬면서 하면 되겠지!’ 라며 편하게 해보았습니다.
천배를 다 하고 나니 함께한 도반들에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뒤로 물러났으며,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하기 싫다는 생각이 나를 가로막았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졸업 천배정진을 함께하는 도반들
▲ 졸업 천배정진을 함께하는 도반들

경전반을 졸업하는 남혜인 님 역시 도반의 힘을 느꼈다고 합니다.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할 수 있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중간에 힘들다고 느꼈는데 간절하게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도반들 목소리에 힘을 얻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편안합니다.”

저 역시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도반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지금 함께 기도하는 도반이 나에게 ‘관세음보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이번에 경전반을 졸업하시는 안경숙 님은 경전을 공부하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았다고 합니다. 지금보다 더 가볍고 행복해지는 가르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의 1년이 더욱 기다려진다는군요.

“일 때문에 며칠간 잘 쉬지 못해 피곤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힘들게 시작했는데 함께 하는 도반들 덕분에 끝까지 할 수 있었어요. 매번 느끼지만 역시 도반이 ‘최고의 선생님’ 같아요. 기도하는 동안 예전에 가족, 이웃과 부딪히며 그 안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던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이 영상처럼 흘러갔어요. 많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진 오늘의 나를 보면서 정말 고맙고 감사한 생각이 많이 드네요. 제게 이 법 만나게 해준 모든 인연에 감사하면서 죽을 때까지 회향하며 살고 싶어요.”

불교대학을 졸업하는 이미영 님은 이번 정진을 통해 자신이 가진 업식을 바로 보고 돌이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무슨 일이든지 끝까지 해내지 못하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생각으로 번뇌가 끊이질 않았어요. 지난달 법당에서 진행하는 천배정진에 참여했을 때도 절을 하는 내내 숫자에 얽매였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끝까지 다 하지 못해도 괜찮다, 할 수 있는 만큼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까 편안하게 기도할 수 있었어요. 이번 정진을 통해서 정해진 대로 다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다 해내지 못할 때 드는 비관적인 생각들과 무거운 마음 때문에 다른 것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현재에 깨어있지 못했던 어리석은 제 모습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못나고 부족한 내 모습을 바로 보니,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졸업 정진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자신과 주변의 변화를 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이런 시간을 함께한 도반이 없었다면 이 즐거움과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진 후 나누기를 하는 모습
▲ 정진 후 나누기를 하는 모습

이어령 작가의 <천 년을 만드는 엄마>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콩나물 시루에 물을 줍니다. 물은 모두 흘러내립니다. 퍼부으면 퍼부은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져 버립니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시루는 밑 빠진 독처럼 물 한 방울 고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을 어느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이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을 보이지 않은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이 그냥 흘러 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그날이 그날인 것 같은 시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조금 갔나 싶은데 뒤돌아보면 여전히 그 자리에서 발버둥 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붓다의 가르침을 감로수로 맞으며 우리는 이제 내 삶의 주인이 되겠다는 원을 세우는 ‘정토행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글_김보연 희망리포터(남양주정토회 구리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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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심

불대 졸업할 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모두 졸업 축하드리고, 천배 정진한 힘으로 앞으로 쭈욱~!!!!! 멋진 활약(?) 기대합니다!

2016-07-19 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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