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흥덕법당
벼랑 끝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만나 불사까지
김미환 님 이야기

김미환 님은 처음엔 정토회를 이상한 집단으로 여겨 멀리 했는데 오창법당 불사를 잘 진행하여 2016년 6월 24일 개원법회까지 열었습니다. 김미환 님이 오창법당을 불사하기까지 수행담을 들어보았습니다.

남편에게 끌려간 깨달음의장

저는 2004년 깨달음의장을 통해 정토회를 만났습니다.
당시 저는 남편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녀오면 좋아진다는 이야기만 듣고 저를 그곳에 데리고 갔습니다. 남편에게 끌려가다시피 도착한 곳은 사이비 집단 같아 더 화가 났습니다. 진행하는 법사님조차 화가 잔뜩 들어찬 저를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그런 상태로 수련에 참여했으니 저만 깨닫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지인의 안내를 받아 청주법당을 찾아갔는데 거긴 더 이상하게 보여 두세 번 다니다 그만두었습니다.

벼랑 끝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만나다

그 후 7~8년을 남편과 싸우며 지옥 속에서 보냈습니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이 싸움은 끝이 난다. ‘나는 아니고 당신이 죽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밤에 잠자는 남편을 깨워 부엌칼을 들이대기도 했습니다. 온 가족이 괴롭고 고통스러워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혹시 스님들이 쓰신 책을 보면 이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해서 이 책 저 책 찾아 읽다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세트를 만났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이 깨달음의장이란 것도 그때야 알았고 다시 법당을 찾아가 나눔의장, 명상수련, 불교대학으로 이어졌고, 수행ㆍ보시ㆍ봉사 삼박자가 맞아야 진정한 수행이 된다는 말씀에 보시는 JTS 구호단체에, 봉사는 명상수련 바라지를 하기로 3년 원을 세우고 시작했습니다.

수련원 바라지와 수행을 통해 자유를 얻다

수련원 바라지를 하는 동안 나와 성질이 다른 도반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서 집으로 돌아올 때 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남편이 나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차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라지하면서 제가 받은 혜택은 엄청나지요.
그리고 저는 5년의 수행을 통해 남편에게서 자유로워졌습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던, 어떤 행동을 하던 제게 아무런 시비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게 진정 자유고 부처님의 가피구나 생각했습니다.

도반들과 함께 공양간 봉사. 왼쪽이 김미환 님
▲ 도반들과 함께 공양간 봉사. 왼쪽이 김미환 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오창법당 불사

3년 전 오창에 법당을 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저는 다시 정토회로부터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 큰일을 어떻게? 같이 할 사람도 없는데? 절대 못 해...’ 이런 생각으로 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늘 불편했습니다. 사실 저희 남편도 깨달음의장, 명상수련, 불교대를 졸업했고, 저희 큰 아이도 백일출가를 마쳤습니다. 한 집안을 벼랑 끝에서 구해주신 부처님의 법을 알리는데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기엔 제가 입은 은혜가 태산만큼 컸습니다. 제가 바라지와 공양간 봉사 외의 일은 늘 피해 다니는 동안 다른 지역 법당들이 하나둘 개원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초 총무님의 권유로 전법학교를 다녀오고 우리 집에서 가정 법회를 시작하면서도 불사에 대한 실천 의지는 약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스님의 하루에

"이생은 안 태어났다고 치고 나랑 한번 좋은 일 하면서 살자"

스님 말씀에 귀의하신 법사님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나에게 평생을 바치라는 것도 아니고 작은 법당 하나 내는 일을 두고 요리조리 손익 계산하는 제가 참으로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와 제 가족의 삶을 180도 바꾸어준 불법을 나만 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래, 한번 해 보자.’하고 마음먹었습니다. 약간 두려웠지만 피해 다니던 때와 달리 무척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걸림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계약하는 날, 건물을 싸게 임대해준 분께 땅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이 오창법당 개원을 위해 기도를 해준 듯이 제일 걱정한 불사모연도 원만하게 잘 되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90도 폴더인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듯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이 순탄하게 잘 진행되니 신기했습니다. 작고 사소한 문제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불사 기간 동안 제가 한 일은 새벽 200배 정진과 한 시간 명상, 저녁 100배 정진과 한 시간 명상뿐이었습니다.

가정법회 일 년여 만에 주위 분들과 도반들의 힘으로 작고 아담한 법당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불사를 통해 숙이고 또 숙여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드디어 2016년 6월 24일, 많은 도반님의 도움으로 오창법당 개원식을 마쳤습니다.

오창 개원 법회 도반들과 함께.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 오창 개원 법회 도반들과 함께.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돌고 돌아온 이 자리. 괴롭게 살아온 지난 시간이 후회되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겠지요.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제 나를 조금 알게 되고, 나아갈 길도 보이고 해야 할 일도 있으니 가볍게 살아보렵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네. 알겠습니다.” 하며 어떤 소임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김미환 님의 힘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김미환 님의 수행과 불사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한 번 바꾸면 벼랑 끝에 섰던 사람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한 사람 바로 서면 가족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김미환 님께 감사드립니다.

입재식에서 활짝 웃고 있는 김미환 님
▲ 입재식에서 활짝 웃고 있는 김미환 님

글_정경희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흥덕법당)
편집_함보현(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10

0/200

김재균

톡 튀는 듯한 보살님 긍정적 에너지로 느낍니다
함께할 수 있어 좋습니다^^

2016-07-24 16:05:45

이관희

감동적인 수행담 잘 읽었습니다. 오창법당 번창하길 빌고 보살님의 공덕으로 많은사람들이 함께 행복했슴 좋겠습니다

2016-07-24 15:35:35

자재왕 신진옥

보살님,감동밉니다.오창법당의 발전을 기원하옵니다.리포터 정경희 보살님도 대단하심 알고 있고요.

2016-07-24 08:17:32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흥덕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