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작법당
정토회 불교대학을 다니며 뭐가 좋아졌나요?

동작법당의 가을 경전반 졸업생 5인방을 만났습니다.

7월 4일 월요일 저녁, 서울 하늘에는 장마철답게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어둑어둑한 하늘과 흩뿌리는 빗속을 서둘러 퇴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사이로 공부와 수행을 위해 동작법당에 제2의 출근을 하러 온 5명의 도반이 있었습니다. 이분을은 내가 만나는 일상의 사람들과는 달리 편안해 보이고, 많이 행복해 보입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힘들기로 유명한 정토회 불교대학 졸업을 앞둔 분들께 축하해 인사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박아령 님, 이정희 님, 최순조 님, 김은진 님, 강명숙 님, 다섯 분의 주인공을 만나보았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 가득한 가을 경전반 도반. 아래 왼쪽부터 최순조님,  이정희님. 강명숙님. 박아령님. 김은진님
▲ 졸업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 가득한 가을 경전반 도반. 아래 왼쪽부터 최순조님, 이정희님. 강명숙님. 박아령님. 김은진님

Q. 불교대학, 경전반을 다니면서 변화된 점이 있으신가요? 한가지씩만 이야기 나누어주시겠어요?

박아령 경전반을 다니면서 변화된 점은 화가 일어나도 예전같이 바로 화내기보다 잠깐 멈춰서 살펴보게 된 점입니다. 매번 잘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었지만 스님 법문과 도반과의 나눔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아쉽기도 하고 울컥한 마음이 드네요. 모두가 정토행자로 언제 어느 곳에서도 행복하길 바랍니다.

최순조 이곳은 내가 살아서 숨 쉴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었어요.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랑 이든 상관없이, 특히 가족이라는 담장 안에서 더 담담했던 것 같아요. 특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능한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더불어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또 전에는 화가 나는 수치가 100이었다면 지금은 30수준으로 떨어졌어요.

이정희 저는 마음이 편해졌어요. 어디서든 편안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고, 싫다는 표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크게 변화된 점입니다.

김은진 저는 하고 싶은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고, 하기 싫은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 해왔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더라도 끝까지 마음을 내지 못하고 대충대충 하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불교대학, 경전반을 마치고 보니 하기 싫은 것을 해보는 태도가 바뀌었어요. '네 하고 해봅니다.'를 속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서운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상처로 남겨 두고두고 기억하다가 상대방을 미워했어요. 그런데 여기에도 '네, 알겠습니다.' 라고 외쳐봅니다. 예전과 달리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망상과 망념에 사로잡혀 과거를 잘못 해석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찾아왔었는데 이 또한 전도몽상임을 알고 번뇌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강명숙 저는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달라진 점은 가족들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특히 나를 화나게 하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 그도 그런 의도 없이 하는 행동이라고 알고나니 억울함이나 답답함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고, 상대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어요.

자신이 살아온 세월만큼, 그리고 고민의 크기만큼 소중하고 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볍고 따뜻하게 꺼내 놓았습니다. 나 자신과의 관계, 가족, 남편, 자식, 일과의 관계 등 일상의 수많은 관계 속에서 힘들어 하는 나를 알아차리고, 그렇게 나를 수용하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들을 바라보고, 그 걸림이 옅어져 가는 것을 알아차리며,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가는 힘이 세져 갑니다.
2년 동안 공부하고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그동안 내가 옳다고 생각과 상대가 나를 힘들게 한다는 잘 못된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하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삶을 자신 스스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고 가족들로부터 내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나는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니 모두가 표정이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나 봅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정토회가 자신이 찾고자 했던 공부와 수행, 봉사를 함께하는 곳이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합니다. 졸업 후 무엇을 할지 고민하며 도반이 하는 일을 도와 봉사하겠다고 하니 든든했습니다. 각자 다른 모습의 도반이 모여 수행과 봉사를 통해 더욱 풍요로워질 동작법당을 생각하니 기대됩니다.

글_ 김수진 희망리포터 (서울정토회 동작법당)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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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선

동작법당 저희 선배님들입니다. 여기서 선배님 말씀들으니 앞으로 경전반이 기대됩니다.

2016-07-29 07:20:00

이수향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5형제가 생각납니다.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읽기에도 편안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7-20 08: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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