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
엄마 향한 미움 원망 사라지니 엄마 될 자신감 생겼다
'불법과 태교' 첫 번째 이야기

아기의 웃음은 그 자체가 법문입니다. 보는 순간 마음이 열리니까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마음이 환해지는 웃음. 김포법당은 방긋방긋 웃는 아기 회원들이 늘고 있어요. 6월에 출산한 김지아 님의 도결이, 9월 출산을 앞둔 김민지 님의 아기가 주인공입니다. 엄마가 법을 만나 배속에서부터 법문을 들었을 김포 아기 정토행자들. 처음 엄마가 되는 도반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법문과 태교’ 기획시리즈인데요, 이번 주는 선배 엄마 김지아 님의 이야기입니다.

 얼굴 전체로 웃고 있는 아기
▲ 얼굴 전체로 웃고 있는 아기

39세에 남편을 만나 36일 만에 결혼하다

저는 결혼이 매우 늦었어요. 서른아홉이었거든요. 남편도 늦은 나이라 이것저것 재는 것 없이 딱 36일 만에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했죠. 결혼 후 남편을 알아가면서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했는데 딱 한 가지가 힘들었어요. 사람 좋아하고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던 남편은 취해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들어오는 횟수가 잦았어요. 결혼을 잘못 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하라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남편의 그런 모습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했습니다. 이해하는 마음을 내니 결혼 생활에 문제 되는 것 하나 없이 잘 지냈어요.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니 또 하나의 문제가 걸렸습니다. 늦은 나이라 그런지 아기가 생기지 않았어요. 친정은 부산이고 결혼해서 사는 곳은 김포라 주위에 아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남편이 회사를 가고 나면 아무 할 일 없이 무력하게 보냈죠. 그럴수록 아이를 가지고 싶은 생각은 간절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좋다는 한의원은 제천 울산 인천 다 다녀서 약도 참 많이 먹었어요. 매달 병원 가서 배란일 받아오고...결혼 2년 차에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엄마 향한 미움 원망 사라지니 엄마 될 자신감 생겼다

일상이 지겹고 힘들어지던 중 김포에서 정토 불교대 학생을 모집한다고 해서 바로 등록했죠.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아직 때가 아니어서 그런 거다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특별히 임신 노력을 안 했어요. 법당이 없어 사무실을 하루 빌려서 불대 수업과 수행법회를 했어요. 수업과 법회가 끝나고 도반들과 나누기를 하는데 그렇게 눈물이 났어요. 특히 친정엄마에 관한 얘기할 때면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왔어요. 새벽기도를 하면서 친정엄마에게 참회했죠. 참회 기도를 계속하다 보니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사그라지고 예전에 어린 나에게 상처를 주던 엄마가 아닌 가족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는 현재 엄마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동안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고는 엄마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내가 임신이 안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친정엄마를 그렇게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아이를 갖고 낳았다면 과연 아이에게 어떤 씨앗을 심어주었을지 아찔했어요. 나는 아이를 낳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죠. 임신이 되지 않았던 건 부처님의 가피를 톡톡히 입은 거라 여기니 조바심이 사라졌습니다.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사라지니 엄마가 되고 싶어졌어요. 조금은 엄마가 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달까요. 다시 임신을 위한 노력을 시도했어요. 시험관 시술을 해보기로 했지요. 마음은 먹었는데 막상 시술을 하려 하니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아직 모자란 사람인데 아기를 낳고 키울 수 있을까?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을 것만 같고 내 아이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어요. 김포 법당이 개원하는 날 법사님께 제 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어떠한 인연이든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 좋은 인연으로 만들겠습니다." 라는 기도문을 받았어요. 기도하면서 불안한 마음도 내 욕심에서 기인했음을 알게 됐죠. 꾸준히 기도하면서 법륜스님께서 임신이 안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서니 임신이 안 된 것을 오히려 감사하라는 말씀이 어찌나 와 닿던지 그동안 임신이 안 된 것에 진심으로 또 한 번 감사했어요.

 김포법당 초대 전법팀담당을 하며 도반들과 함께 했던 입재식 (맨 앞쪽 김지아 님)
▲ 김포법당 초대 전법팀담당을 하며 도반들과 함께 했던 입재식 (맨 앞쪽 김지아 님)

인공수정 시험관 기적 같은 임신이 이루어지다

얼마 후 기적같이 임신이 되었어요. 시험관 1차 시술로 수정란이 불완전하게 착상되어 흘러내려 실패했어요. 두 번째 시술에선 착상되고 애기 집까지 보였는데 계속 피가 보여서 유산방지주사를 계속 맞고 꼼짝 않고 누워만 있었어요. 그래도 피가 멈추지 않았는데 의사가 달리 방도가 없다고 하느님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조마조마한 와중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뭐가 왈칵 하는 느낌에 아래를 보니 피가 엄청 나와 있어서 이번에도 안된 거구나 했습니다. 좌절해야 하는 순간 신기하게도 자연 유산은 좋은 거라고 태어났어도 건강치 못했을거라는 법륜스님의 법문을 떠올랐습니다. 편하게 마음먹자고 다잡을 수 있었죠. 병원에 갔는데 초음파를 보니 다행히 아기가 보였어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가장 큰 기적이었습니다.

임신 중에는 정말 감사한 마음만 내려고 했어요. 실제로도 감사한 일들만 있었구요. 임신 내내 아이가 아무거나 잘 먹어줘서 감사했고(제가 입덧이 전혀 없었어요.), 좋은 마음, 행복한 마음으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준 남편에게 감사했고, 시험관 시술이고 피도 두 달 넘게 보여 매우 조심스러웠는데 곁에 있어주신 친정엄마께 제일 감사했어요. 매일 법문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감사입니다.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법문이 지지대가 되어주고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감사 밖에는 드릴 기도가 없습니다
▲ 감사 밖에는 드릴 기도가 없습니다

불안하고 흔들릴 때마다 법문이 지지대가 되다

최고의 태교는 법문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계속 듣고 스님 책들 많이 보니 특별한 태교가 필요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건강하지 못한 아기가 태어나면 어떡하지 하고 겁도 났어요. 그럴 때마다 기도문을 되뇌었습니다. 매일 산책하면서 자연들을 보면서 뱃속 아기랑 얘기하고 배를 만지며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아기랑 함께 하는 거라고 조심했어요. 무엇보다 기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기와 함께 하는 여름은 더워도 덥지 않습니다
▲ 아기와 함께 하는 여름은 더워도 덥지 않습니다

나는 엄마다

도결이 웃음을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특히 도결이가 잘 웃는 아이라 행복이 배가 되죠. 울음도 짧고 순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런 아기가 왔을까 감사하답니다. 미움과 원망의 덩어리가 사라지고 난 뒤 늦게 찾아와준 아이에게 고맙습니다. 도결이가 천사 같은 얼굴로 곁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아 내가 엄마구나 해요. 운전하다 난폭운전을 하는 사람을 맞닥뜨린다든지 간혹 화가 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나는 도결이 엄마지 하고 마음을 돌리게 된답니다. 마흔셋에 된 엄마! 엄마라는 것이 참 좋습니다.

 이제 곧 백일이 됩니다
▲ 이제 곧 백일이 됩니다

도결이 이름에는 성실하고 무던하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나가라는 뜻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엄마에게 최고의 인연이 되었던 부처님 법이 도결이에게도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늦은 나이의 결혼,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 힘들고 어렵기보다 모든 순간이 고마웠다는 김지아 님의 돌아봄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합니다. 도반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또 다른 법문이 됩니다. 다음 주는 법을 만난 예비 엄마.아빠의 태교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글_김지아 (일산정토회 김포법당)
편집_유재숙 (인천경기서부지부)

전체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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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사

정토가 바로 이곳이었네요!
모든 아기들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합니다_()_

2016-08-06 14:24:44

대자행

웃는 모습이 그대로 부처님이네요
축하드립니다~~

2016-08-05 11:23:24

해탈행

정말 축하드려요...
때를 기다려 세상에 나와준 도결이 넘 이쁘네요...
다음주 연재도 기다려집니다^♡^

2016-08-05 08: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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