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서현법당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물들다
가을 경전반 졸업생 인터뷰

재개원한 신생법당 2년째를 맞은 서현법당, 드디어 첫 경전반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일할 사람이 항상 부족하던 법당 곳곳을 이미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는 반짝이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회계, 법회 영상, 불대팀장, 일요법회 봉사, 전법담당을 각각 맡아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졸업기념 천배 정진을 마치고 만나고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삶의 변화들과 편안하게 시작한 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실까요.


천배정진을 마치고, 앞줄 왼쪽이 노경아, 이순희,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조혜영, 한용희
▲ 천배정진을 마치고, 앞줄 왼쪽이 노경아, 이순희,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조혜영, 한용희

잘 하지 못하는 것도 기꺼이 해본다

딸이 사춘기를 맞으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불교대학에 입학하였다. 딸이 나와 성격이 반대라 이해할 수 없어 힘들었다. 그런데 불법을 공부해 보니 아이 본래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내 잣대로 비추어 보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아이를 이해하고 사랑을 많이 주려고 하고 있다. 그랬더니 아이도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게 되었다.
봉사도 처음에는 주인의식도 없고 희생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의 변화가 있었나 보다. 회계 소임을 맡으라고 하는데, ‘어, 내가 부족한 부분이니 해보면서 채워가라는 거구나, 꼼꼼함을 키우라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잘할 수 있는 것만 찾아서 했을 텐데, ‘일단 해보자!’하고 맡았다. 몰라도 잘 물어보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 일은 정말 하나도 몰라서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자연히 스스럼없이 물어볼 상황이 주어졌다. 소임을 하면서 내 업식이 자연히 바뀌게 된 것이다. (노경아_회계 담당)

문제가 문제 아님을 알게 해주는 봉사

기대가 컸던 아들이 내 뜻대로 안 따라주면서 갈등을 겪었다. 공부하면서 보니, 아이는 아이대로 잘하고 있었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남편이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있어서 내가 옳다는 생각, 내 뜻대로 하려는 집착이 컸음을 알게 되었다.
처음 봉사를 하거나 JTS거리모금을 나갈 때는 저항감이 들었다. 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타인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거꾸로 내 문제가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였다. 내 문제가 ’별거 아닌 것에 집착하고 살았구나’라고 깨달은 것이다. 아들과도 편안해졌고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이해하고 남편에게 숙이니 내가 편안해졌다. (한용희_일요법회 영상 담당)

회향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40대 중반이 되면서 아이들에게 내 손이 필요하지 않게 되니, 공부도 하고 봉사도 하려고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환경 담당을 맡았고 경전반에 들어가면서 불대팀장을 맡아 즐겁게 하고 있다. 정토회의 봉사는 나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꽃밭 같다. 불법을 통해서 좋은 에너지를 받은 것을 회향하는 마음으로 일한다. (조혜영_불대팀장, 환경담당)

하나씩 연습해 보는 새로운 삶

성실한 성격이라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이후로 꾸준히 수행 해왔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법 담당을 맡게 되었다. 혼자 일하는 것이 편안한 성격인데, 수행을 하면서 부탁하는 것, 일 나누는 것을 연습 삼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기가 걸음마 하듯이 같이 가는 훈련을 하는 것 같다. 물러서는 마음,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새로운 일을 계속 하면서 고쳐지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있으면 힘이 나고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낀다.
의무감으로 일을 해왔지만, 아이들에게 화를 덜 내게 되었고,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더 수행에 재미가 붙었다. 정일사를 다녀와서 매일 하는 기도의 관세음보살의 의미를 가슴으로 비추어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힘들었던 남편의 이야기를 듣는 게 편안해졌다. 내 수준을 아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 좋은 법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다니, 혼자만 듣기 아까운 이 법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순희_전법담당)

도반에 대한 고마움

5년 전 불대를 졸업하고 경전반 올라갈 때 친정아버지가 쓰러져서 마치지 못했다. 도반들 덕분을 끈을 계속 놓지 않고 새벽예불, 수요법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돌아와서 공부를 끝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경전반을 다시 입학하게 되었다. 더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전과는 다른 마음 자세로 결석하지 않고 다녔다. 가랑비에 옷 젖듯 공부를 해온 것 같다. 내 중심이 생기면서 속마음과 다르게 남 신경 쓰며 행동하는 것들이 없어졌다. 기준이 확실하게 서니 마음의 불편함이 없어졌다.
졸업식에 앉아 있으면서, 처음 같이 시작한 도반들이 다 어디 있을까 떠올랐다. 도반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기회가 되면 안 나오는 도반들, 흔들리는 도반들을 토닥여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박영숙_일요법회 봉사)

겨울 거리모금, 왼쪽 첫 번째가 이순희, 가운데가 노경아, 한용희, 맨 오른쪽이 조혜영
▲ 겨울 거리모금, 왼쪽 첫 번째가 이순희, 가운데가 노경아, 한용희, 맨 오른쪽이 조혜영

글_엄지선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서현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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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아이 본래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내 잣대로 비추어 보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반야심경에 '전도몽상'이라는 말이 나오지요...이렇게 아신 크지요...이것으로 행복한 삶 이루시기 바랍니다..._()_...

2016-08-22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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