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강원경기동부지부
영통법당과 용인법당의 여름 법당 살림 이야기

이번주 영통법당과 용인법당에서는 법당 살림 울력이 있었다고 하네요.
영통법당은 친환경 세제인 EM세제를 만들었고, 용인법당은 가을경전반 학생들이 방석 울력을 했다고 합니다.
무더운 여름, 법당 안 살림을 도맡아 봉사한 도반들의 자취를 보여드립니다.

[영통] 우리가 바로 환경 지킴이에요 - 직접 만들어 쓰는 EM 세제

“지구는 우리 인간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세대만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책임도 있고, 능력도 있습니다.”

영통법당 봄불교대학에서는 두 번의 에코붓다 수업 이후, 환경활동가 금미선 님을 모시고 ‘EM 세제 직접 만들기’ 수업을 했습니다. ‘EM’이라는 것은 ‘유용한 미생물군(Effective Microorganisms)’의 약자로서, 이 세균을 배양해 주방 세제나 비누, 화장실 청소 세제, 방향제 등 친환경 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제 만드는 법은 간단합니다, 쌀뜨물에 설탕을 넣고 거기에 EM 원액을 넣어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후, 세제에 섞어 쓰거나 물에 희석하여 쓰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딱 한 가지, 미생물이 발효되면 가스가 생기므로 가스 배출을 시켜야 합니다. 발효하는 동안 하루에 한 번 뚜껑을 열어야 하는 것만 신경 써주면 됩니다.

 집안에서 쓰는 세제인 만큼 도반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친환경 세제로 하는 살림은 곧 우리 가족의 생활에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지요.
▲ 집안에서 쓰는 세제인 만큼 도반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친환경 세제로 하는 살림은 곧 우리 가족의 생활에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지요.

이 수업 이후 영통법당은 쌀뜨물로 설거지하는 대신에 물에 이 세제를 희석하여 쓰고 있습니다.
▲ 이 수업 이후 영통법당은 쌀뜨물로 설거지하는 대신에 물에 이 세제를 희석하여 쓰고 있습니다.

“EM 세제에 대해 잘 몰랐는데 만들기가 워낙 쉬워서 요즘엔 화장실 청소에까지 쓰고 있어요.”
“EM 세제를 음식물 찌꺼기에 뿌려두면 확실히 냄새가 덜 나요. 그게 참 편하네요.”
“저는 원래 EM세제를 일반세제에 섞어서 쓰고 있었어요. 정토회에서 EM세제 수업을 하니까 반가웠어요.”

우리는 모두 환경 지킴이에요!
▲ 우리는 모두 환경 지킴이에요!

지금 이 지구는 인간이 만든 많은 것들로 오염되고 망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요. 정토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는 소박한 삶’을 표방하며 빈 그릇 운동이나 쓰레기 제로 운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 인간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 세대만의 것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실천하고자 애쓰는 영통 도반들을 보며 우리는 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책임도 있고, 능력도 있다는 말로 이 글을 마칩니다.

글_정혜경 희망리포터 (수원정토회 영통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용인] 내 도반의 엉덩이는 내가 지킨다_용인법당 방석 울력 이야기

매트처럼 얄팍하고 꿉꿉한 방석을 토실토실하고 뽀송뽀송한 방석으로 바꾼 용인법당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법당에 들어서면 언제나 한쪽 구석에 차곡차곡 얌전히 쌓여 있는 방석들. 법당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하게 되는 방석이지만, 이 방석이 누구의 손길을 거쳐 여기 이렇게 자리하는지 관심 두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용인법당에서 방석 만들기 봉사에 참여했던 가을경전반 학생들도 이 봉사를 하기 전까지는 당연히 그랬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참여한 대망의 마지막 봉사, 방석 만들기.
더위와 흩날리는 솜먼지에도 아랑곳없이 손발 맞춰 척척 만들어낸 방석들이 이제 새로운 도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봉사자들의 손길로 뽀송뽀송 토실토실하게 변신한 방석들.
▲ 봉사자들의 손길로 뽀송뽀송 토실토실하게 변신한 방석들.

정토회의 모든 일이 그렇듯 방석도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스런 손길로 만들어집니다. 그냥 방석 가게에서 사다가 쌓아만 놓으면 편하련만, 한 푼이라도 아끼고 정성을 모으고자 하는 봉사자들은 방석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석 안에 들어가는 솜이나 속을 일차적으로 감싸는 속통 등도 일괄적으로 사서 쓰는 게 아니라 어디서 얻거나 재활용해서 쓰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용인법당으로 가져온 솜들도 그 모양과 크기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두꺼운 솜, 얇은 솜, 새하얀 솜, 누런 솜, 폭신폭신 한 솜, 딱딱한 솜, 큰 솜, 작은 솜....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인 솜뭉치들을 보는 순간, 방석 만들기 봉사를 맡은 경전반 학생들은 놀라움과 함께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앗! 큰일 났다. 저 많은 걸 언제 다 하지?”
“방석 만들기 봉사, 괜히 한다고 했나 봐…”
“어떻게 저게 방석이 될까? 하루 안에 끝낼 수 있을까…?”

여기저기서 보시받아 쌓아놓은 각양각색의 솜들.
▲ 여기저기서 보시받아 쌓아놓은 각양각색의 솜들.

하지만 각양각색의 솜들은 마법처럼 같은 크기와 모양의 법당 방석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멀리서 와 주신 방석 만들기 백전노장이신 서초법당 이광섭 님의 진두지휘와 용인정토회 대의원이신 류명규 님의 전폭적인 도움이 있었으니까요. 두 분의 도움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솜을 반나절 만에 방석으로 변신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광섭 님은 정토회 초창기부터 인연이 있어 지금까지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데 특히 여러 법당, 문경수련원 등의 방석 만들기 봉사를 직접 하셨다고 합니다. 이광섭 님은 전문가용 가위며 바늘, 실까지 꼼꼼히 준비해 오셨는데, 집에서 방석을 일차적으로 감쌀 하얀 속통을 미리 박음질로 만들어 와서 도반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이러한 준비 덕분에 용인법당 봉사자들은 쉽게 방석 만들기 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방석 만들기 과정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과정인 각양각색의 솜을 일정한 두께와 크기의 방석 모양으로 재단하는 부분은 직접 해주었습니다.

이광섭 님의 지휘 아래 방석 솜을 자르고 접는 기초 작업이 수월히 이루어집니다. (맨 오른쪽 이광섭 님)
▲ 이광섭 님의 지휘 아래 방석 솜을 자르고 접는 기초 작업이 수월히 이루어집니다. (맨 오른쪽 이광섭 님)

솜을 재단해서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접어줍니다.
▲ 솜을 재단해서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접어줍니다.

도반이 건네준 솜을 속통 속에 넣고 솜이 나오지 않게 시침질해줍니다.
▲ 도반이 건네준 솜을 속통 속에 넣고 솜이 나오지 않게 시침질해줍니다.

미리 만들어 오신 속통의 원단도 재활용하거나 어디에서 보시받은 천이어서 자세히 보면 다른 두께, 다른 재질입니다. 어떤 속통은 바늘이 쑥쑥 들어나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어떤 속통은 바늘 넣기가 쉽지 않아 시침질을 담당한 봉사자들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방석 만들기 봉사 지도를 해준 이광섭 님은 이 봉사를 할 때마다 “이 방석에서 수행 정진하신 분들 모두 깨달음 얻으세요.”라는 마음으로 방석을 만드신다고 합니다. 이 말씀을 듣고 힘든 방석 만들기 봉사에 여기저기 쑤시고 아팠던 봉사자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여 보았습니다. 이 방석에 앉아서 공부하고 수행할 분들을 생각하면서…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 방석들. 아직 커버를 씌우기 전 모습입니다.
▲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 방석들. 아직 커버를 씌우기 전 모습입니다.

다음 날, 법당에 들어서는 사람마다 새 방석을 보고 칭찬이 끊이질 않습니다.

“산더미 같이 쌓였던 솜덩이가 이렇게 변신하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이것은 쿠션인가요, 방석인가요?”
“방석이 좋으니 절이 절로 되네요.”
“예전 방석은 너무 얇아 엉덩이가 아팠는데 폭신폭신 너무 좋아요. 오래 앉아 있어도 끄떡없을 것 같아요.”
“방석을 볼 때마다 이걸 만든 도반들을 생각할 것 같아요.”

방석을 본 사람마다 한마디씩 해 주시는 격려와 칭찬의 말을 들으니 봉사자로 참여한 가을경전반 학생들은 괜히 쑥스러우면서도 봉사의 피곤이 싹 달아났다고 합니다. 아울러 졸업을 코앞에 두고 보람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너무 뿌듯했다고 합니다.

글_허란희 희망리포터 (용인정토회 용인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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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향

방석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우리 법당에서도 한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6-08-24 08:33:49

김재명

환경실천 이야기 좋네요. 저희 불교대학에서도 한 번 해 봐야겠습니다.

방석 솜을 새로 넣으시다니 짱입니다.

2016-08-24 05:50:43

이윤선

12년도 용인법당에 가서 봄불대하며 봉사했던 추억이 그대로인 법당을 보며 감격이고 용인법당이었기에 불대하며 수행.보시.봉사하며 지금의 내가 있음에 고맙고 선배님들께 감사한 맘입니다
확장불사하느라 수고 많으신데 원만성취하소서~~()()()

2016-08-23 18: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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