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종로법당은 개원 1년을 맞이하며 불교대학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법당의 맏이들답게 시작부터 활발한 활동을 해왔던 가을불교대 졸업생 중 2016 가을불교대학 담당소임을 맡게 된 이순화 도반의 불교대학 학생에서 담당자가 되기까지의 성장 이야기를 우리 함께 들어 보아요

크리스천에서 부디스트로

온 가족과 친인척이 기독교 집안으로 불교와는 인연 닿을 일 없이 살아왔습니다.
처음 불교와의 인연이라면 대학 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동양사상 강의 중 육조단경을 보며 불교의 심오하고 깊은 사상에 놀랐던 기억 정도입니다. 그 후 사회생활을 하며 법륜스님의 ‘엄마 수업’과 ‘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감명을 받았지만 독실한 기독교 집안 분위기에서 살아온 내가 지금 이렇게 불법을 공부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몇 년 전, 결혼 생활의 큰 변화를 겪고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 길 건너에 불교대학 플래카드를 보고 불현듯 “불교 공부가 내게 위안이 될까?” 하는 생각에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휴대전화로 가까운 법당 이곳저곳을 검색하다 인연이 닿은 곳이 종로법당의 가을 불교대학 입니다.

2015 가을불대 졸업식날 - 맨아래 오른쪽 첫번째 이순화님▲ 2015 가을불대 졸업식날 - 맨아래 오른쪽 첫번째 이순화님

환해진 마음으로 "예"하고 시작한 봉사

지난가을 불교대학 졸업식을 준비하며 도반들과 1년 동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영상 속에서 1년 전 불교대 입학식에 참여한 나를 발견했을 때, 표정이 어쩌면 그렇게도 어두웠던지 그 모습이 낯설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환해진 얼굴빛만큼 불교대학 1년은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지난해 가을 불교대학에 입학해서 다른 학생들보다 일찍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서 가볍고 환해진 마음으로 스님의 명쾌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올해 초에는 14박 15일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등 정토회의 여러 수행 프로그램과 봉사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습니다.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가볍게 “예” 하고 올해 봄불교대 모둠장 봉사를 시작하였고 내가 다른 이들을 위해 두루 잘 쓰이는 것이 보람 있었습니다. 매주 수업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변화해 가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며, 부처님 법을 공부하며 환하게 밝혀지던 과거의 내 모습도 떠올라 흐뭇함이 더했습니다,
또한 봄불교대를 함께 이끌어 가는 봉사자들이 자신이 맡은 일들을 살뜰히 챙기며 정성껏 준비하는 모습은 ‘나도 닮고 싶다’ 라는 마음과 함께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모둠장 봉사를 하면서 반년 전에 수업으로 들었던 법문을 다시 듣게 되었는데, 그때는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법문이 이제서야 더 깊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불교대학 봉사자가 얻게 되는 보너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교대학 학생 모둠장에서 이젠 담당자로.

모둠장 봉사를 하며 꼬박 6개월을 화요일은 내가 학생으로서 듣는 불교대학 수업, 목요일은 봄불교대 모둠장으로서 참여하는 수업으로 일주일 중 이틀을 법당에 나왔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도 회사에 눈치가 보이고 부담이었는데 ‘불교대학 담당’은 내게 더 큰 부담이란 생각이 앞섰습니다. 담당 봉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피했습니다. 전체를 이끄는 담당 뒤에서 도와주는 ‘모둠장’이라는 작은 소임도 힘들다 푸념했는데 불교대 담당은 엄두가 나지 않고 ‘직장 생활에 무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못하겠다는 마음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어디서고 ‘가볍게 잘 쓰이자’고 했는데 ‘나’와 ‘내 시간’이라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과 갈등 끝에 내가 지금까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봉사를 해주었던 담당자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나도 봉사를 통해 갚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교대학를 다니고 나는 이렇게 행복해졌는데이제는 내가 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야 하지 않을까?

봄불대 모둠장 봉사 - 오른쪽 이순화님▲ 봄불대 모둠장 봉사 - 오른쪽 이순화님

이젠, 내가 행복 안내자!

잘 안내 받아 여기까지 온 나, 그 고마움으로 이제 내가 이 행복의 길을 안내해 보자!
이렇게 마음을 내고 다녀온 ‘담당자 교육’에서 담당을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기와 그냥 그대로 보아 주기’를 하라는 유수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담당이라는 봉사는 내 마음을 살펴가며 수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봉사이겠구나, 담당 소임을 하면서 일어나는 과정들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수행의 기회로 삼으리라 다짐했습니다.
걱정을 앞세우기 전에 일단 해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스로 응원해 봅니다.
가을불교대 입학식까지 남은 일정 동안 부지런히 교육에 참여하고 더 배워서 새로 들어오신 분들이 부처님 법안에서 행복해지길 바라며 안내 하겠습니다.
불교대학 학생들에게 든든한 담당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실 솔직함과 유쾌, 당당함이 주특기인 이순화님과 함께 하는 활기찬 2016년 종로 가을불교대학을 그려 봅니다.

글_이금란 희망리포터(서대문정토회 종로법당)
편집_ 권지연 (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