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군포법당
지각도 결석도 거의 없었습니다
군포 1기 위풍당당 졸업갈무리

지각도 결석도 거의 없었던 군포 1기 가을불교대

군포법당이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입학은 작년 가을 경실련(군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건물에서 더부살이로, 졸업은 2월에 개원한 군포법당에서 맞이하니 기쁨이 남다릅니다. 입학하고 2주 정도 지난 후 13명에서 10명으로 인원이 정착되었으며, 초파일 경 대구에서 1명이 전학 왔습니다. 이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11명이 모두 졸업하고 수계를 받았습니다. 부득이한 경우 아니면 지각도 결석도 거의 않고 불대 수업하는 날을 기다렸다는 졸업생들의 특별 했던 지난 일 년의 얘기와 갈무리 내용을 전합니다.

법당에서 맞이하는 첫 졸업식. 법당은 온통 축제 분위기 입니다. 선배 도반들의 율동을 겸한 화려한 축하공연을 보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매일 수행에 봉사에 바쁜 사람들이 언제 저런 춤을 배웠는지 궁금했습니다. 좀 일찍 법당에 갔더니 모두 연습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연습도 어찌나 실전처럼 열심이던지, 그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의 구호가 떠오릅니다.

 앞에서부터 서정연 님(부총무), 장남숙 님, 손영미 님, 민경애 님, 권미애 님(불대팀장), 서변이 님
▲ 앞에서부터 서정연 님(부총무), 장남숙 님, 손영미 님, 민경애 님, 권미애 님(불대팀장), 서변이 님

조용히 뒷바라지해주는 담당자들

일 년간 담당과 부담당을 해준 이광렬 님김복선 님은 늘 일찍 나와서 수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특히 경실련 건물을 빌려서 사용할 때의 고생은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행맛보기 때는 책상, 의자 치우고 다른 법당에서 방석 빌려와서 108배 하고는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했고, 비나 눈이 올 때는 물이 새어서 물받이를 놓고 수업을 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힘들어 그만둘 번한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스럽다는 이광렬 님(담당), 경전반 진급을 뒤로 미루고 영상봉사를 하게 된 김복선 님(부담당)은 불대 수업을 다시 한 번 더 듣게 되니 이해가 잘 되었고 좋은 도반들을 만나 오히려 감사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경전 반에 같이 가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7월 11일 졸업 갈무리 ,앞줄 오른쪽 첫 번째 김복선 님, 두 번째 이광렬 님
▲ 7월 11일 졸업 갈무리 ,앞줄 오른쪽 첫 번째 김복선 님, 두 번째 이광렬 님

졸업장 수여식과 법회 의식이 끝난 후 봄불대 저녁반 도반들이 축하노래를 해주었습니다. 직장 일로 바쁠 텐데 시간을 많이 내주어 감사한 마음 가득합니다.

  저녁반 봄불대 도반들, 왼쪽부터 신민기 님, 홍상훈 님(불대담당), 이은 님, 홍윤실 님
▲ 저녁반 봄불대 도반들, 왼쪽부터 신민기 님, 홍상훈 님(불대담당), 이은 님, 홍윤실 님

서로의 졸업을 축하하며 떡이나 과일을 한 가지씩 준비해 와서 졸업 갈무리 파티를 하였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모두 즐거운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졸업생들과 군포법당 도반들
▲ 졸업생들과 군포법당 도반들

졸업생들의 마음 나누기는 1시간 30분도 모자랐습니다. 저를 포함해 졸업생들은 서로의 소감 나누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1년의 시간을 돌아보는 마음 나누기는 그 어떤 축하보다 값졌습니다.

졸업생들이 들려주는 깊은 속 이야기입니다

유현주 님은 매일 빠지지 않고 새벽 정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일결사 모둠장, 다문화센터와 새터민 지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졸업식에서 법륜스님과 기어코 악수해야겠다고 벼르더니 드디어 개근상을 받고 악수를 하였습니다.

Q. 불대 들어 온 동기는 무엇이었는지요?
A. 2, 3년 전 유투브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듣던 중 제사문화에 대한 스님의 법문을 듣게 되었어요. 그래서 집안 제사를 간소하게 지내고 JTS에 보시를 했는데 그 인연으로 입학홍보 메일을 보내와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Q. 들어오기 전과 후는 어떠신지요? 어떤 부분이 달라지셨나요?
A. 15년 전 남편과 갑자기 사별하고 혼자 남매를 키우며 우울한 삶을 이어가다 우울증까지 온 적이 있습니다. 직장만 왔다 갔다 하면서 내 인생을 탓하며 쉽게 짜증 부리며 두 자식에게만 매달리며 휴일에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도 안 만나는 삶이었어요. 다 큰 자식들이 집에 혼자 있는 엄마를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는 무기력한 나날이었지요. 들어오기 직전에는 이런 내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 혼자 108배 백일기도를 시작해 보았지만 70여 일 하고 도중에 무산 된 적이 있습니다.

Q. 요즘은 어떠신지요?
A. 일 년 전과 비교해 보면 너무도 많은 것이 변했고 마음의 안정도 찾았습니다.
만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는데 갑자기 좋은 도반이 많이 생기고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합니다. 한 참 돌다가 찾은 행복한 세상과 새 삶에 만족하며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안산다문화센터에서의 봉사, 오른쪽에서부터 유현주 님, 박영희 님
▲ 안산다문화센터에서의 봉사, 오른쪽에서부터 유현주 님, 박영희 님

박영희 님은 매일 새벽 정진을 거르지 않지만 아직도 마음나누기가 부끄럽다고 합니다.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정작 얘기를 재밌게 잘하고 있답니다. 다문화센터에서 매월 봉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에 정근상을 받았습니다.

Q. 어떻게 불대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요?
A. 법륜스님의 명성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절에 다니기 시작한 지는 15년 정도 되었지만 그냥 복을 비는 수준으로 기복 불교에 머무르고 있었지요. 불교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군포에 정토불교대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자연스레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할 때 전에 비해 어떻게 달라진 것 같으신지요?
A. 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금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의 집안 환경 때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만....늘 우울해서 침울한 성격이었고 항상 화기가 있어서 얼굴이 어두웠습니다. 집에서도 남편과 아들이 고집불통이라 말하였고 그동안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내 고집대로 말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한데 요즘은 매일 새벽에 절하고 스님 법문 듣고 틈틈이 유투브로 즉문즉설 들은 것뿐인데 남들이 얼굴이 훤해졌다고 말하네요. 남편과 아들은 예전에도 지금도 좋은 사람인데 그동안 내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이런 마음 갖게 됨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법문 듣고 늘 수행정진 할 거예요.

전금숙 님은 가을불교대 졸업생 중 가장 많은 행복을 누리는 학생이 아닐까 싶은데요, 2016년 가을불대 모둠장 소임도 선뜻 맡아 주었습니다. 그동안 받은 것을 회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습니다.

졸업갈무리에서 졸업소감문 발표 중인 전금숙 님
▲ 졸업갈무리에서 졸업소감문 발표 중인 전금숙 님

Q.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불대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요?
A. 누가 톡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았지요. 2014년 남편과의 불화로 우울증이 왔었습니다. 이어서 남편의 외도로 급기야 별거에 들어갔고 직장 외의 모든 관계를 끊다시피 지냈습니다.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일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운동도 하지 않은 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유투브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게 되었고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불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지금은 행복하신지요?
A. 괴로움을 극복하려고 들어왔는데 지금은 남편을 이해하게 되었고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조금 힘들고, 참을 만큼, 적당히 힘들었으면 불대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남편 덕에 괴로움 덕분에 이 좋은 불법을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더불어 살아도 괜찮고 이대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대로 행복합니다.

전서경 님은 불법이 좋은 줄은 알겠는데 아직은 신심이 막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다소 불안하다가도 법당에 오면 편안하고 도반들을 만나면 좋아서 법회 날을 기다린다고 하는군요. 이번에 2016년 가을불대 영상봉사를 흔쾌히 맡아 주었습니다.

Q. 불교대는 어떤 인연으로 오게 되었는지요?
A.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알게 되었고 불교 공부를 통해 평소의 불안증을 다스려보고 싶었는데 집 근처에 법당이 생겨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후배들을 맞기 위한 가을불교대 입학 홍보, 맨 오른쪽 첫 번째 전서경 님
▲ 후배들을 맞기 위한 가을불교대 입학 홍보, 맨 오른쪽 첫 번째 전서경 님

Q. 들어오기 전의 삶은 어땠는지요?
A. 전에는 자존심으로 뭉쳐있었고, 남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았어요. 그동안 자식들의 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마음은 늘 불안하고 들떠있었으며 병원 신세도 가끔 지곤 했었지요. 남편과 헤어지고 어린 자녀들을 어른들께 맡기고 6년간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지은 업을 자식에게 고스란히 받으며 힘들게 살고 있었어요.

Q. 지금은 어떠세요?
A. 지금은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어요. 전처럼 불안하지도 않고 들뜬 마음도 한층 가라앉았습니다. 성인이 된 딸아이가 속을 썩여도 죄인처럼 거기에 전전긍긍 따라가지 않고 ‘그런가보다’ 하고 담담히 보게 됩니다. 그러니 제가 편하더군요. 게으르지 말고 매일 수행정진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앞줄 왼쪽부터 전금숙 님, 이인숙 님, 김남희 님, 둘째 줄 왼쪽부터 전서경 님, 유현주 님, 박정용 님, 필자, 맨 뒷줄 최정희 님, 김복선 님, 권은희 님
▲ 앞줄 왼쪽부터 전금숙 님, 이인숙 님, 김남희 님, 둘째 줄 왼쪽부터 전서경 님, 유현주 님, 박정용 님, 필자, 맨 뒷줄 최정희 님, 김복선 님, 권은희 님

졸업생 전원이 참석한 졸업식 날 수계증을 받고 모두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 저 모습으로 우리도 졸업했어요

마음나누기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끝까지 적응하며 노력하는, 지금쯤 깨달음의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권은희 님.아직 청소년 자녀를 두어 동분서주 하며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김남희 님.대구에서 전학 온 후에도 대구를 오가며 개근상을 받은 열정과 정성에 감탄하여 몇 달 만에 정이 푹 든 박정용 님.내가 옳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화내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이오섭 님.청소년 자녀에 직장에 중요한 대소사에도 불구하고 불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이인숙 님.법당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꽃이며 소품을 손수 만들어서 준비해 주고 율동 등 앞장서서 해주는 최정희 님과 필자를 포함한 졸업생들의 면모를 살펴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여러 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이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모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정토행자의 서원을 연상케 합니다. 앞으로도 경전 반에 가서 함께 공부하고 절차탁마하며 정토를 일구는 사람들이 되리라 믿습니다.

글_강정애 희망리포터(안양정토회_군포법당)
편집_유재숙(인천경기서부지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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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훈

졸업축하드리고 정말감동입니다

2016-09-06 22:44:10

정근환

다들 악전고투하면서 수행을하셨군요.대단들하심니다.불법을만나 행복하셨다니 축하드림니다.이제 경전반들어가셔서 더욱많은 해탈을 구하시길 서원합니다.

2016-09-06 20:25:35

이수향

다문화센터에 봉사갔을 때 뵈었던 분들이 계시네요. 반갑습니다.^^

2016-09-06 18: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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