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여수법당
꾸밈없이 솔직하게 불법을 전합니다

작은 법당, 작은 입학생.
이 말을 듣고 실망하셨나요?
지도법사님은 ‘실망은 또 하나의 경험’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생각 돌이켜 긍정으로 살아라’고 하셨고요.

여수법당의 꾸밈없고 솔직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소소하고 작은 순간을 묘사한 재치있는 리포터님의 시선을 같이 따라가 보세요. 아마 작은 입학 인원에도 실망하지 않고 불법대로 살아가는 소소한 감동이 가슴에 가득 찰 것입니다.

단 한 명의 도반도 소중합니다

지난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여수법당에서는 2016년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입학식이 있어 이 모습을 전합니다.
여수 법당의 부총무이신 선서월 반청 님을 중심으로 여러 도반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한 달 동안 열심히 홍보하였습니다. 특히 시원 송홍신 님의 불같은 열정에 힘을 얻었었지요. 그러나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오전반은 입학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저녁반에만 6명의 학생이 입학한다고 합니다.

여수 법당 2016가을 불교대학 저녁반 입학식 기념 사진입니다.
▲ 여수 법당 2016가을 불교대학 저녁반 입학식 기념 사진입니다.

안타깝게도 입학생 중 한 명은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 참석하지 못한다고 입학식 직전에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입학식에는 총 5명의 입학생과 봉사자 8명이 참석하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한 명만 여성 도반이고 나머지 네 명은 다 남성입니다. (참석하지 못한 한 명도 남성 분이었답니다.)
재작년부터 여수법당의 불교대학 입학생은 여성보다 남성들이 우세했습니다.

낮에도 도반님들은 홍보에 열심히 참여하였습니다. 입학생 모집 활동을 하며 끈끈한 도반애를 느꼈습니다.
▲ 낮에도 도반님들은 홍보에 열심히 참여하였습니다. 입학생 모집 활동을 하며 끈끈한 도반애를 느꼈습니다.

저녁 어스름에도 도반들의 홍보 활동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저녁 어스름에도 도반들의 홍보 활동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뜨거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언제 이 여름이 지날까 기약 없이 느껴지더니 오랜만에 비가 왔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가을이 되어버렸습니다. 파랗고 청명한 하늘, 시원하고 아름다운 날입니다.

일부 입학생에게 전혀 생소하고 이질적일 수도 있는 청법가, 청법3배등의 법회 의식 후, 지도법사이신 지광당 법륜스님의 영상 입학식 법문이 있었습니다.
2년 전 필자의 입학식 때 생각 없이 그냥 들었던 스님의 설명과 당부 말씀은 지금 다시 들으니 구구절절 지당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길까요. 끝날 것 같은데 안 끝나고 끝날 것 같은데 안 끝납니다. 그런데 법문을 다시 머리로 새기고 제가 입학생을 맞아 법문한다고 상상하니 길고 지루해도 저 말은 꼭 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스님의 간절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저 지루하면서도 반복성 있는 법문에 나타납니다.

새 식구들을 맞이하며 따뜻한 박수를!

입학생들의 자기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You Tube에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감명 깊게 보다가 오셨다는 27세의 직장인 남성분은 27세라는 그 젊은 나이 하나로 특별한 관심과 환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와 관심, 그리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불교에 전혀 인연이 없었고, 관심도 없었고 심지어 법륜스님이란 분도 잘 모르고, 그냥 친구의 권유로 왔다는 여성분은 애도 다 크고 시간도 있으니 무어라도 배우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가능한 졸업까지 해 보겠다고 말씀합니다. 정말 제 맘에 쏙 드십니다. 필자가 거의 저 처지와 마음으로 입학했거든요.

우리 도반들이 밤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여수 소호동 해양공원에서 준 전단지를 받아 보고 오셨다는 입학생의 소개는 회원들이 마음속에서 환호라도 지르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정말 효과가 있기는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한 명이지만요.
우리의 노고를 보상받게 해준 고마운 입학생이었습니다.

바로 이곳이 여수 소호동 해양공원입니다. 바로 저 전단지를 받았을까요? 육지 방향으로 찍혀 바다의 모습은 안 보입니다.
▲ 바로 이곳이 여수 소호동 해양공원입니다. 바로 저 전단지를 받았을까요? 육지 방향으로 찍혀 바다의 모습은 안 보입니다.

열심히 회사도 다니고 바쁘게,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잘 사는 것이지 확신이 안 섰는데, 스님의 즉문즉설을 보니 답을 알려 줄 것 같은 마음이 생겨 오셨다는 남성분.

불교에 입문한지 오래되었으나 무언가 부족함을 느껴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입학하셨다는 남성분.

오늘 참석하신 다섯 분 중 한 분만이 법당에 미리 오셔서 입학 신청서를 작성하셨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입학식 때 오셔서 그때 작성하겠다고 전화로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분들인지 정말 궁금했다는데 얼굴을 마주하고 보니 궁금증이 좀 풀리고 바로 친해진 느낌이 벌써 듭니다.

한 도반이 경직되어 있을 입학생들을 위해 다정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그 말은 입학생, 같이하는 여수 도반들 모두를 공감하게 하였습니다.

“여러분을 안내하기도 하고 또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나, 이 자리에 참석하고 있는 정토회 사람들이 법복을 입고 조용히 앉아있으니 무엇인가 포스가 풍기고 강한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도 빈틈없이 완벽하게 처리할 것만 같은 기대를 하게 되고, 그렇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많은 실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리는데, 여기 계신 봉사자들은 100% 아마추어들이고, 특히 지금 여러분이 와 계신 정토회라는 곳은 돈을 받고 일하는 프로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 계시는 사람들은 보기와는 달리 대부분 지금 하는 일이 처음인 생초짜들(?)입니다. 그러니 잘할 수가 없습니다.
실수를 당연하다고 생각해 달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저희들은 열심히 하려 하니 이런 사정을 이해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물건의 존재나 그 상태는 오로지 여러분과 같지만 단지 조금 빨리 오신 분들이 무료 봉사하여 만든 정성으로 그렇게 있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일하다가 봉사자가 하는 것이 답답하거나, 저 사람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일 할 기회는 널려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일견 보기에 엄청난 선배처럼 보이지만 1~ 2년 , 길어야 3~4년 정도 여러분들보다 조금 빨리 접했을 뿐인 사람들이니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저 역시 처음 불교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일 처리가 너무 허술하고 빈틈이 많아 이상하게 느껴지고 실망했던 경험이 있어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딱 2년 전이 생각납니다.
2014년 가을 불교대학 저녁반에 입학하여 올해 2015년 가을경전 저녁반을 졸업하고 이번에 처음으로 소임을 맡은 이들. 입학생 담당과 모둠장인 강윤숙 님과 송홍신 님은 나중에 우리끼리 있을 때 말했습니다. ‘첫 만남에 정체가 드러나니 오히려 속이 시원하고 부담을 덜 느껴도 되어 그 말이 좋았다’라고 말입니다.

오히려 이런 도반들의 밝고 환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입학생들의 낯설어하는 모습, 호기심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고, 이 또한 보기 좋았습니다.
소박하고 진솔하게, 그리고 즐겁게 나누기하는 모습과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입학생들과 봉사자들 나누기하는 시간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훈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입학생들과 봉사자들 나누기하는 시간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훈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입학생들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입학생을 맞이하는 도반들의 호기심,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입학식.
숫자는 적었지만 따뜻한 환영, 그리고 기쁨이 같이한 시간이었습니다.

여수법당에 오신 새 도반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글_신규호 희망리포터(순천정토회 여수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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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심 김태은

작고 소소하지만 정감있는 솔직한 이야기에 정감이 갑니다.
그리고,전은정 법우님 사전 양해도 없이 부탁만 구하고 나라 버렸는데 이리 깔끔하게 정리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2016-09-21 22:16:29

보리행

훈훈함이 그려집니다^^

2016-09-21 17: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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