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노원법당
시어머니가 말씀하신다 “상하 애미가 달라졌어” 라고

노원법당에는 올해 불교대학이 봄에 다섯 개, 가을에 네 개 반이 개설되었습니다. 반이 많다 보니 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한데 직장 생활로 바쁘신 분들이 많아 봉사자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주간불교대학 만큼은 막강한 봉사자들이 담당을 해서 봄·가을 불교대학을 수월히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2014년 봄불교대학 입학 동기생들이신 육윤희, 김인영, 이현주, 성주현, 이경희님입니다. 2014년은 힐링캠프 출연을 계기로 법륜스님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때여서 당시에 불교대학 입학생이 60여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이분들은 이듬해 함께 경전반 과정까지도 마치셨습니다. 다섯 분의 노력으로 노원법당 불교대학 주간반이 잘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봉사를 통해 수행의 깊이가 더해졌다는 이분들을 만나 불교대학 입학 계기와 수행을 하며 변화된 삶, 그리고 봉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2016년  봄불교대학 입학생들과 함께
▲ 2016년 봄불교대학 입학생들과 함께

스님의 법문이 좋아 봉사가 더욱 즐겁다는 육윤희님

육윤희님은 노원법당의 대표적인 예스맨이며 분위기 메이커입니다. 봉사 제안이 들어오면 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항상 웃는 얼굴과 재치 있는 말솜씨 그리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도 무장해제 되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분입니다. 그런 육윤희님이 불교대학 입학 2년 전쯤 예상치 못한 송사에 휘말려 큰 곤욕을 치르셨었다고 합니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마음수련도 하게 되고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마음의 힘듦을 극복하고 있었는데 스님을 알게 되어 정토회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제가 이제까지 해왔던 공부와 다른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들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불교대학 수업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어느 날 수업 후, 총무님이 희망강연에 봉사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시더라고요. 2014년 4월에 노원구민회관에서 법륜스님 희망세상 강연이 있었거든요. 저는 “네 알겠습니다. 제가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라고 흔쾌히 대답했고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접수담당을 맡게 되었죠. 그 이후로 이런저런 봉사 제안을 받으면 거절하지 않고 했습니다.”

육윤희님은 활동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작년 통일 축제 및 각종 행사에서 전문 댄서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막연히 알았던 것을 알기 쉽게 정리해 주는 스님의 법문 덕분에 이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수행·보시·봉사를 통해 실천하는 정토회가 이 시대의 진정한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노원법당 주간불대 봉사팀
▲ 노원법당 주간불대 봉사팀

봉사를 통해 수행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김인영님

김인영님은 작년 가을과 올해 봄불교대학 모둠장을 거쳐 이번 가을불교대의 담당을 맡게 된 불교대학 봉사의 베테랑이십니다. 큰 언니 같은 넉넉한 마음으로 도반들을 잘 챙겨주어 불교대학 동기생들간 친분이 두터워지는데 구심점이 되어주셨습니다. 힐링캠프를 통해 스님을 알게 되고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된 김인영님은 불교대학 입학 후의 변화된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힐링캠프를 보며 스님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정토회를 찾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노원법당 총무님을 알게 되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일요일에 시간 있냐며 함께 어디를 가자고 하셨어요. 그것이 입재식인 줄도 모르고 갔었지만 이를 계기로 수행을 시작했고 불교대학에도 입학하게 되었지요. 정토회에서 활동하며 봉사하기까지 수행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스스로는 변했다는 느낌은 없는데 가족들은 변했다는 말을 해요. 뭐가 변했나 생각해 보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며 상대를 받아들이는 품이 넓어진 것 같아요. 전에는 누군가 공격을 해 오면 맞받아쳤는데 지금은 알아차리는 마음이 생겼지요. 시어머니에 대해서도 못마땅한 마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시어머니가 “근데 상하 어미가 뭔가 좀 변했다. 옛날에는 걔가 옆에서 뭐라 하면 나도 같이 확 화를 내게 되었는데 요즘은 안 그런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지금도 과정에 있지만 이제 3년이 되니 조금은 내 꼬라지를 알게 되었지요. 그래도 한 10년은 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처음에는 봉사 제안이 오면 잘 받아들이지 못해 거절도 많이 했는데 도반들이 봉사를 열심히 하니 자극도 받고 생각도 바뀌게 되었다는 김인영님은 봉사를 통해 스스로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하십니다.

든든한 공양간지기 이현주님

이현주님은 불교대학생들의 허기진 뱃속을 든든하게 하고 먹는 즐거움을 채워주시는 공양간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스스로 잘하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고 겸손히 말씀하시며 묵묵히 궂은일도 마다치 않고 하시지만 최근에는 200배 정진으로 매일 수행도 열심히 하십니다.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관심이 생겨 근처에 절이 어디 있나 찾아보다 노원법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부터 공양간 봉사를 하며 정토회에 발을 들이고 불교대학에도 입학하셨습니다.

“제가 업식이 강하고 성격이 급하다 보니 법문을 들을 때는 좋은데 실제 삶에서는 잘 변화가 되지 않더라고요. 수행을 한 2년쯤 하게 되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마음이 생겼어요. 이제 와서 생각하니 ‘나 잘났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것 같아요.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사람들이 내 말을 따라주기를 바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이런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때그때 알아차리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다른 사람 말을 조용히 따르려는 마음도 생겼어요. 스스로를 괴롭히고 사람이나 일에 집착하는 업식이 있어 절을 하며 관세음보살도 부르고 업장소멸을 외우기도 합니다. 집착을 집착인 줄 알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하니 주변 사람들에게 가졌었던 서운한 마음도 이제는 많이 줄어들었어요”

 도반들과 한 컷, 왼쪽부터 육윤희 이현주 이경희 성주현 김인영님
▲ 도반들과 한 컷, 왼쪽부터 육윤희 이현주 이경희 성주현 김인영님

불교대학도 전법팀도 다 내 손으로, 봉사 제일 성주현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불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불교대학에도 오게 되었다는 성주현님은 도반들로부터 가장 봉사를 많이 한다고 인정을 받습니다. 아들의 운동 뒷바라지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왔는데 어느 날부터 주변의 공사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 괴로움이 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정신질환에 걸릴 것 같아 주변의 절을 찾아보니 호국사라는 절이 있어 거기에서 불교 공부를 시작하고 나중에 정토회에 알게 되어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정토회의 문화가 이전 절과 많이 달라 분별심도 나고 힘들기도 하여 불교대학을 겨우 졸업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스님의 법문이 너무 좋아 정토회에 남게 되었고 경전반 입학 후 입재식을 가게 되었는데 그 현장의 열기와 분위기에 큰 감동을 하였고 그때부터 수행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정진해서 기도 빠진 날을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입재식 이후 수행법회 영상을 틀어주는 봉사 제안이 들어왔는데 가볍게 받아들이고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본래 꼼꼼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혹여 실수할까 걱정이 되어 법회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와서 준비했습니다. 그 이후로 JTS 모금도 불교대학 안내홍보도 가볍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법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봉사를 하다 보니 일이 어렵다는 마음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어요. 수행을 하며 마음이 편해지니 걱정하는 마음도 많이 줄었지만 가끔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해요. 그럴 때면 내 마음이 이렇구나 저렇구나 알아차리게 되어 마음이 아주 괴롭지는 않아요.”
남편이 정토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성주현님의 변화된 모습에 은근히 수행을 지지하고 가끔은 기도했냐고 묻기도 한답니다.

정진을 통해 업식을 극복해가시는 이경희님

형제가 많은 집안에 늦둥이로 태어난 이경희님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다 보니 세상을 염세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별히 괴로움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근원적인 우울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힐링캠프를 통해 법륜스님을 알게 되어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찾아 듣게 되었는데 한 사흘은 스님의 법문에 푹 빠져 아이들 밥 차리는 것도 잊을 만큼 몰입해서 들었다고 합니다. 즉문즉설에서 스님이 절을 하라는 말씀을 하셔서 절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문즉설을 듣다 정토회를 알게 되었고 불교대학에도 입학하게 되었는데 입학식 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어요. 당시에는 우울감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불교대학 입학 후 세 번째 수업에서 중도 강의를 듣는데 그때 관점이 바뀌게 되었어요. 어떤 상황을 비관적이고 슬프게 보았는데 그것이 저의 업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알아차림’이라는 단어가 참 좋았어요. 제게 일어난 변화는 스스로 사로잡힌 것을 보게 되었고 예전에 무심히 지나쳐버리던 상대방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과거에는 아이를 야단칠 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 들리지 않고 내가 옳다는 생각만 했는데 요즘에는 남편이 하는 말이 들리고 바로 알아차리게 되더라고요.”

스스로를 알기 위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이경희님은 책을 통해서는 스스로 어떤지는 알게 되지만 무언가 부족했었는데 정진을 하면서 온전히 나를 인정하게 되고 마음이 편해져서 조금씩이지만 스스로 나아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하십니다.

불교대학 다닌 때는 친분이 없었는데 봉사를 하며 더 친밀감이 생겼다고 합니다. 봉사도 수행도 혼자는 못한다며 도반들이 있어 봉사도 더 즐겁게 할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자칫 친목의 성격이 강해지면 정토회의 취지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 않으냐는 우려에 일반적인 친목 모임이었으면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인데 그 바탕에 수행이 있고 수행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들이 더 커지게 돼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수행이 바탕이 된 친목은 공고하고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이분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_오미숙 희망리포터(노원정토회 노원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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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

2014 노원법당 봄불대 동기 5인방...
노원법당의 대표적인 예스맨이며 분위기 메이커 육윤희 님
불교대학 봉사의 베테랑 김인영 님
든든한 공양간지기 이현주 님
봉사 제일 성주현님
정진을 통해 업식을 극복해가시는 이경희님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10-03 16:49:19

문은영

봉사자분들 덕분에 가을 불대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2016-10-03 13: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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