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목포법당
‘나의 행복을 넘은 우리의 행복’ 사회활동담당자들의 마음내기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며 나의 행복을 찾는 우리 정토행자들. 수많은 경계에 휘둘리다 아침 기도마저 놓쳤다가 챙기기를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나의 행복을 넘어 우리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시간 내어주시는 도반들이 있습니다. 그 중 환경실천과 JTS모금 담당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마음을 내시기에 이런 활동이 가능한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직장인, 엄마, 주부 역할만으로 바쁠텐데, 이렇게 사회활동 담당까지 맡기가 쉽지 않을 듯합니다. 담당자 맡기 부담스럽지 않으셨어요?

  • 환경실천담당 오애경 님: 봉사 하는 것 자체는 수행삼아 한다 생각하니 별문제가 아니었는데, 제안 받은 역할에 고민이 있었어요. 본인이 환경에 전혀 관심 없었던 사람인 터라 현실의 나와 담당자로서의 나 사이의 괴리감이 워낙 크다 보니 잠시 망설이긴 했었죠. 하지만 ‘배우며 해보자’라는 마음을 내니 가볍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JTS모금담당 남선진 님: 직업이 사회복지 관련하여 사회활동을 많이 사회 활동을 많이 해왔고 개인적인 성향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마음이 많이 쓰이는 유형입니다. 하지만, 유독 제3세계 문제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불교대학 도반의 추천을 받아 ‘세계시민학교’ 강의를 들었는데 교육의 힘이 꽤 컸습니다. 나도 이제 세계 시민으로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 생각이 JTS모금을 2년째 해오게 하고 있네요.

지렁이 ‘꾸물이’들 살피는 오애경님
▲ 지렁이 ‘꾸물이’들 살피는 오애경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누군가 해야 하는 활동들이지만 법당 안이나 밖에서 협조가 잘 안될 때가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시나요?

  • 환경실천담당 오애경 님: 아직은 나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다른 담당자와는 달리 사람들이 모여야만 활동이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요. 길게 보고 해야 할 일이라 생각도 들고요. 욕심내지 않고, 미리 걱정하지도 않고, 그저 책임감 느끼고 일이 잘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지켜보면서 묵묵히 해나가자는 마음입니다.
  • JTS모금담당 남선진 님: 인도성지순례 갔을 때 인상 깊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부처님께서 전법을 할 때는 혼자 가라고 했는데, 이에 관한 제자와의 문답에서, 험한 곳을 갈 때는 그래도 죽이지 않았으니 감사할 일이고,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다고 해도 하고 싶은 전법을 하다 죽었으니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합니다. 가끔 저도 하기 싫은 마음이 날 때가 있어요. 심지어 모금 있는 날에 비가 오기를 바란 적도 있었죠. (하하하. 너무 솔직해서 모두 함께 웃음) 그럴 땐 부처님의 ‘혼자서 가라’는 말씀을 되새기면 용기가 생기더군요. 최근에는 팀원들이 생기면서 도반들과 함께 하니 훨씬 여유가 있고 힘도 납니다. 도반의 힘을 새삼 느끼고 있어요.

지난 9월 JTS모금참여자들과 함께한 남선진 님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 지난 9월 JTS모금참여자들과 함께한 남선진 님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나의 이런 활동이 얼마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는 없는지요?

  • 환경실천담당 오애경 님: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나 혼자만이라도 하는 것이 낫고, 지속해간다면 나의 실천이 작은 물꼬를 만들어 더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 JTS모금담당 남선진 님: 수자타아카데미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실제로 모금된 돈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지 보고 왔어요. 모금할 때마다 10~20만원 정도의 금액이 모이는데, 우리에게 얼마 안 되는 액수지만 모금액들이 모여 아이들을 살리고 있잖아요. 하면 한만큼 의미가 있으니 의문이 들 리 없죠.

몇 달 전부터는 JTS모금하는 장소 주변 거리청소도 하시던데요. 그 주변이 늘 쓰레기가 많긴 하더라고요. 주변 상인들에게 모금 활동하는 분들의 이미지가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청소 봉사까지 하게 되신 건가요?

  • JTS모금담당 남선진 님: 어느 날 모금에 참여한 도반 한 분이 제안하셨고, 모두 흔쾌히 호응해주었어요. 그 이후로 모금 준비물에 쓰레기봉투를 하나 더 챙기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 JTS모금을 끝내고 주변 청소하는 도반들
▲ 지난 9월 JTS모금을 끝내고 주변 청소하는 도반들

마지막으로, 사회 활동 참여를 망설이는 도반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 환경실천담당 오애경 님: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되는 활동일수록 ‘나’라는 틀을 깨고 인식의 폭을 넓히면 좋은 수행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 JTS모금담당 남선진 님: 그냥 해봅니다.

JTS모금 할 때 진정 즐기며 하는 듯 보이는 남선진 님도 가끔 하기 싫은 경계에 부딪힌다니 정겨웠고, 오애경 님은 법당과 인연 맺은 지 이제 일 년 남짓 되셨지만 해오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모습은 ‘나’를 고집하지 않는 ‘무아’의 실천편을 본 듯합니다. 스승님께서 일러주신 일과 수행의 조화를 두 분을 통해 다시 한 번 배웁니다.

글_이미라 희망리포터(목포정토회 목포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0

0/200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목포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