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
온화한 연꽃의 탄생 이야기
불법과 태교 세 번째 이야기

지난 8월 김포법당의 김민지 이재건 님 부부의 불법과 태교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그 이야기 속의 주인공 연꽃 ‘하’ 온화할 ‘은’ 하은이가 9월 16일 수행으로 무장한 엄마 아빠의 배려와 응원 덕분에 세상에 거꾸로 태어난 이야기를 전합니다.

 엄마의 머리 무릎 손 발의 체온이 느껴져서 일까요? 이 곳에서 유독 잠을 잘 잔다는 하은이
▲ 엄마의 머리 무릎 손 발의 체온이 느껴져서 일까요? 이 곳에서 유독 잠을 잘 잔다는 하은이

괜찮아, 넌 거꾸로 나오고 싶구나!

임산부라면 대부분은 건강한 자연분만을 기도하며 아이와의 만남을 고대하게 마련입니다. 김민지 님은 임신 기간에도 108배 수행 정진을 쉬지 않은 터라 모두 건강한 출산에 대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36주째까지도 거꾸로 자리 잡고 있는 하은이.

애써 돌려보려고 동분서주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꼼짝하지 않아서 결국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할 무렵, 문득 <제법이 공하다>라는 법문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정해진 법이 없기 때문에 옳고 그름이 없음이니 ‘거꾸로 태어나게 할 수만 있다면 똑바로 태어나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네 뜻대로 거꾸로 잘 태어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탄생을 선물해 주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은이 덕분에 그림 솜씨가 늘었다는 하은 엄마
▲ 하은이 덕분에 그림 솜씨가 늘었다는 하은 엄마

출산에 있어 아이를 주체로 생각하여 인위적인 자극을 최소화하는 <자연주의 출산>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병원에서는 수술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이 부부는 자연주의 출산을 하기로 어려운 결심을 하였습니다. 태아가 거꾸로 있는 그대로 출산을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아이와 산모 모두에게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만, 불법을 만난 덕분에 가장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중도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지 님은 ‘자연주의 출산을 고집하다 혹시라도 아이가 잘못되면 그 죄책감을 어쩌나,,,혹시 내가 자연분만에 너무 집착하는 게 아닐까?’라는 의문과 불안이 밀려 올 때마다 수행정진하며 마음의 평정심을 찾았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불법 덕분에 잘 이루어진 것 같다고 감사해 하고 기뻐하는 이 부부를 보며 저 또한 불법과 수행의 힘에 감격스러웠습니다.

 넌 나의 축복(하은이 태명) 이란다
▲ 넌 나의 축복(하은이 태명) 이란다

엄마가 되어 엄마를 보다

아기를 낳을 때 힘들어하는 민지 님께 도움 주시는 분께서 “이렇게 고통스러우니 엄마에게 잘해야 해요.”라는 말씀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었다고 해요. 외동딸로 자라면서 힘들게 나를 키워주신 엄마에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어릴 적 아빠와의 갈등 속에서 부모님께 쌓인 불만들 때문에 사춘기 때 반항도 엄청 심했었다고 하네요.

산후조리를 위해 2주간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썼던 일기를 감사하게도 공개해 주셨습니다.

2016년 10월 7일
우리 하은이가 세상에 나온 지 3주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를 위해 올라오셨다가 내려가셨다. 엄마가 가시고 남편과 대화를 하면서 한참을 울었다.
엄마가 오신다고 했을 때 솔직히 겁이 났다.
유독 엄마에게 짜증을 잘 부리는 나는, 엄마가 오면 반갑고~ 또 엄마와 있다 보면 엄마에게 짜증 내고 서로 맘 상하고~
그렇게 헤어지면 가고 나서 또 후회하는~
이런 일들이 많이 있었기에~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엄마가 오시면 더 긴장되고, 짜증 안 내야지 하고 마음먹게 되는데, 막상 같이 지내다 보면 꼭 몇 번씩 짜증 내게 된다.
이번에는 결혼 이후 엄마와 처음으로 길게 있어 본 것 같다.
17일 정도 계셨던 것 같은데... 역시나 내 인내심은 터지고~ 중간에 욱하고 쏘아붙이는 바람에 엄마가 무척 속상해하셨고, 나도 아차! 싶어 사과하면서 같이 울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서일까,
자는 하은이를 보면서, 우리 엄마도 이렇게 금지옥엽으로 나를 키우셨을 텐데....
나중에 하은이가 커서 나에게 짜증 내고, 무시하는 투로 말을 하고~ 원망하는 말을 한다면 내 마음이 어떨까, 엄마는 내가 울면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면, 언제나 당신이 미안하다고 하셨다.
엄마가 미안해, 우리 딸....
나는 그 말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청개구리처럼 더 울어댔던 것 같다. 참 못 댔다.
내가 이렇게 못돼먹은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더 많이 느꼈다. 참 나는 못된 딸이구나.
100을 받고도, 그중 1~ 2개 내 서운한 마음에 엄마를 원망하고, 미워했구나.
그리고 내 업식을 보면서,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하고 엄마를 탓하고 억울해했구나.
하은아 사랑해,
자고 있는 하은이에게 이 말을 해줄 때마다 울컥하게 된다.
엄마가 나에게 민지야 사랑해, 엄마가 많이 사랑해 하고~ 나에게 말해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와서, 엄마가 참 많이 나에게 표현하셨구나. 나는 무뚝뚝하고 멋쩍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그런 표현 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 딸이었구나 하고 말이다.
엄마가 부산으로 내려가신 날, 나는 108배를 1년 넘게 할 때 보다 더 많은 참회의 마음을 몸소 느껴졌다.
(이하 생략)

 그저 따라 웃게 되는 물 속에서  잠 자는 하은이
▲ 그저 따라 웃게 되는 물 속에서 잠 자는 하은이

이 일기를 보고 자식으로서의 나를 잠시나마 돌아봅니다. 민지 님 뿐만 아니라 저 또한 아니, 세상의 모든 자식이 어찌 부모님의 은혜를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이 마치 자연의 이치인 듯, 불효가 악은 아니지만, 다만 자기 업이 된다고 말씀하신 법륜스님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집에서 찍은 하은이 50일 기념 사진
▲ 집에서 찍은 하은이 50일 기념 사진

불법 속에서 자라나는 하은이

이 부부는 불법으로 태교부터 시작하였고, 어려운 상황의 출산도 수행의 힘으로 이겨내면서 앞으로 육아에 있어서도 수행이 이어진다면, 두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수행정진 할 것이라고 합니다.

“늘 나를 먼저 살피며 부모인 우리 부부가 평온하면 아이에게 평온한 환경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은이가 오계만 지킨다면 나머지는 자기 뜻대로 하도록 지켜봐 줄 생각입니다.”

불법 속에서 잉태되어 탄생했고, 자라나는 하은이.
이름처럼 평온한 연꽃이 되리라는 가슴 벅찬 기대감으로 첫 기사를 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글_엄보현 희망리포터 (일산정토회_김포법당)
편집_유재숙 (인천경기서부지부 홍보팀)

전체댓글 10

0/200

배선화

감동입니다
결혼을 할때부터 수행정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은이 부모님!
그저 부럽습니다

2016-12-10 05:39:14

대자수

제법이 공하다라는 표현에서 글썽글썽..
하은이네 사랑으로 잘 사세요^^.

2016-12-02 11:33:52

효명심

엄마,아빠의 사랑으로 하은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랍니다~
읽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2016-12-01 16:57:17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