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청주법당
가을불교대 담당 오의석 님의 수행과 봉사이야기

청주법당 가을불교대학 담당 오의석 님이 정토회에서 수행과 봉사를 하며 편안하고 자유롭게 변화한 모습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정토회에 오기까지

이전에는 청주에 유명한 사찰을 다녔고, 중요한 직책을 맡아 봉사했습니다. 그저 절의 분위기가 좋아서 절의 행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고, 절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중앙공원 무료급식 봉사를 참여하는 정도였습니다. 수행은 거의 하지 않았고 기복적 관점에서 절의 문화를 이해했어요. 정토회는 수행을 중심에 두는데 제가 다녔던 사찰은 기복적 불교 색채가 강합니다. 또 체육대회나 기타 행사 시 술과 고기를 안주로 화합을 다지는 문화가 꽤 있습니다. 불교 문화를 대중들에게 전파하고, 봉사를 실천하는 신도들도 많이 있지만, 화합하는 문화가 좋아서 다니는 신도들이 많았어요. 저희 아내가 제게 정토회라는 불교 단체가 있는데 참 괜찮다고 했습니다. 정토회에 와보니 청정한 법당 문화가 있었고, 나의 마음속에 갈구하는 것이 이러한 생활이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를 접한 느낌

저는 땀을 흘리고 나서 개운함이 좋아서 절하는 것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이 절 저 절 찾아다니며 절을 하곤 했습니다. 그걸 수행이라 착각하고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처럼 산속에서 홀로 수행하는 것을 제 삶의 로망으로 삼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정토회에 와서 법륜 스님을 통해 진정한 수행과 봉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어요.

불교대학에 입학해보니 정토회에서 실천하는 수행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그중에 나누기가 가장 부담스러웠습니다. 50대 남자들이 겉과 속을 다르게 표현하는 업식.. 제게 가장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도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다 들어내고 웃고 울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되질 않았어요. 그저 남에게 이 정도 이야기 하면 체면은 서겠지 하는 정도로 마음을 내놓다 보니 늘 마음 한구석에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수행은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아주 천천히 진행된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누기할 때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놓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지금은 수행의 관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조금씩 솔직해지고 있고,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합니다.

가을불교대 나누기(빈 방석 왼쪽이 오의석 님)
▲ 가을불교대 나누기(빈 방석 왼쪽이 오의석 님)

정토회에서 수행과 봉사를 꾸준히 하며 일어난 변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향상되었어요. 과거에는 집에서 뭘 먹어도 제 것만 달랑 챙겨 먹었는데 지금은 아내도, 아들도 함께 챙기는 수준은 된 것 같고요. 이전엔 보시나 기부하는데 인색했고, 친구들과 술자리를 많이 하면서 늘 주머니가 비었습니다. 정토회에 다니게 된 후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것은 물론 돈을 선뜻 내놓을 정도의 마음 자세는 갖춰진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귀찮고 힘든 것을 회피하고 남이 하겠지 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조금은 솔선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또한, 남에게 지는 연습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남과의 마찰도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고, 남에게 내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목소리 높이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을불대 경주 남산 순례 봉사(아래 왼쪽 - 오의석 님)
▲ 가을불대 경주 남산 순례 봉사(아래 왼쪽 - 오의석 님)

앞으로의 계획

정토행자로서 다짐은 먼저 죽는 그 순간까지 절을 하면서 내면을 관찰하고 싶습니다. 절하는 것을 참으로 좋아해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문제는 절을 하려고 하는 제 마음이 수행보다는 수련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땀을 흘리려고 하는 수행은 수행이 아니고 목적과 목표가 있는 수련임을 자각하고 있는데 이를 수행의 관점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보시하고 봉사하는 삶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 물질적 욕구를 내려놓는 연습을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서도 꾸준히 수행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구나 생각합니다. 셋째는 아직 실천을 못 하고 있지만 제 역량껏 통일을 돕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도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지금 불교대학 담당을 하고 있는데 저의 수행이나 보시, 봉사의 실천을 도반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살면서 말로 하는 이야기는 상대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행동으로의 실천, 그리고 가끔 낮은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한다면 좋은 안내자가 될 것 같습니다. 도반들에게는 그저 크게 바라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한발 한발 수행하는데 동참해서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새벽기도와 봉사 점검 중인 오의석님
▲ 새벽기도와 봉사 점검 중인 오의석님

글_김명종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청주법당)
편집_함보현(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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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수행 보시 봉사하며 변해가는 삶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잘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12-26 22:30:58

정경희

거사님~~수행,보시, 봉사의 삶 멋지십니다~~^

2016-12-25 09: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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