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나누기 전후로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명심문 삼창을 하며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항상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2013년 가을 무렵 즉문즉설 강연 봉사로 베른에서 맞닥뜨린 법륜스님! 그 날을 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에게도 함부로 말할 수 없었던 아픈 상처, 갑작스런 스위스 남편의 일방적인 별거 통보가 사형선고같이 느껴지던 때였습니다. 이국 땅에서 혼자 버려진 채 어떻게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살아야 할지, 아득한 망망대해에 서 있는 것 같고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원망만 가득한 한편 치열하게 인생의 답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스님을 직접 뵙고 드린 질문에 스님이 해주신 말씀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남편에게 오히려 감사하라고. 너무 힘들면 아이들을 입양시키면 된다고. 정수리를 큰 쇠망치로 두드려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깨닫지 못한 모습을 보라고 해주신 말씀이셨습니다. 순간적인 위안이 아니라 제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남겨주신 것입니다. 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사랑하는 아이들의 엄마로서의 삶을 그냥 살아나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강연 봉사를 통해 정토회 분들과도 자연스레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강연 준비를 위해 스위스를 방문한 유럽지구장 김선희 님의 소개로 스위스에 살면서 정토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획법회를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옥선 님을 만난 것은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김옥선 님은 스위스에 정토회가 없으니 국경을 넘어 독일이나 프랑스까지 다니며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까닭에 법회를 만드는 데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고 현재 취리히 열린법회와 불교대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6년 4월 24일 기획법회를 위해 처음 모인 자리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던 우리 도반들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법회 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어떤 식으로 기획법회를 진행할지도 막연한 상태였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과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다시 쉽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란 절박함이 있어서인지 모두들 무조건 참여하고 지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처음 기획법회를 하고 나서 장소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다행히도 취리히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전복덕 님의 도움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극적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도반들의 정성으로 법회가 하나씩 체계를 잡아가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2주일마다 기획법회가 열리게 되자 불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지니고 일상생활에 지친 마음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로 달래고 있던 저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고 설레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식 후 단체사진. 하단 맨 왼쪽이 권버미 님▲ 불교대학 입학식 후 단체사진. 하단 맨 왼쪽이 권버미 님

2016년 10월부터 기획법회가 열린법회로 거듭나면서 불교대학도 시작되어 9명이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습니다. 마침 법회를 하고 있던 같은 건물 내에 명상수련원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2주에 한 번씩 모여 법문을 들을 수밖에 없는 사정인지라 불교대학은 정해진 일요일 오전에 두 강의를 이어서 듣고, 일반 도반들도 다 함께 참여하는 수행법회는 오후 3시부터 시작입니다.

2016년 불교대학 입학식▲ 2016년 불교대학 입학식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도반들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됩니다. 초심자는 수행할 때 대중과 같이 하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에 정말 공감이 갑니다. 특히 깊은 불심을 지니고 큰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박향숙 님은 좋은 것은 나누고 힘든 것은 그 짐을 덜어서 같이 들고 가려 하며, 법문을 듣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같이 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나누기 시간을 통해 일깨워 주곤 합니다.

업식에 끌려 갈수 있으니 '무조건 한다'라는 대결정심을 지니고 있어야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2017년 정유년이 어떤 한 해로 다가올지 알 수는 없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부족한 스스로에게 정진하라는 말로 다독여 주고 싶습니다.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도반들에게 감사하며 조용히 읊조려 봅니다.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글_ 권버미 (취리히열린법회)
담당_ 신재숙 희망리포터 (유럽중동아프리카)
편집_김지은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