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진주법당
새로운 천일결사! 봄꽃처럼 피어서 함께 가는 도반들!

봄이 한창입니다. 산에도 들에도 온갖 꽃들이 피었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봄소식을 전하기 시작하더니 벚꽃이 거리를 환하게 밝혔습니다. 지리산 수련원 가는 꼬부랑 길에는 복사꽃이 붉게 피었습니다. 산자락 여기저기 진달래 이어서 핀다는 연달래도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운 봄꽃마냥 환한 진주법당 도반들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리산 수련원 가는 꼬부랑길에 핀 복사꽃
▲ 지리산 수련원 가는 꼬부랑길에 핀 복사꽃

류언수 님: 8대 행사 담당 부재로 부처님 오신 날 담당을 맡게 된 요즘 머리와 마음이 저만치 먼저 일하러 달려가는 나를 봅니다. 막상 달려가도 일의 진척은 없고 머리가 먼저 일을 하니 머리만 복잡합니다. 처음 해보는 일 순서와 순리를 모르니 도반들께 물어 알아갑니다. 기다리고 다듬고 조율하고 토론하고 될 때까지 연습하는 요즘 소임을 통해 일의 내용과 본질을 꿰뚫어 수용, 진행하는 힘을 길러가는 중입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왼쪽부터 류언수 님, 정순점 님, 정민경 님
▲ 왼쪽부터 류언수 님, 정순점 님, 정민경 님

정순점 님 : 2012년 65세 늦은 나이에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진주법당 개설하여 깨달음의 장,
천일결사 입재 등 한 해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소심하고 누구한테 속 깊은 말 못 하는 성격 탓에 작은 일에도 큰일 만들어 괴롭게 살았습니다.
정토회 만난 인연은 불교 텔레비전 스님의 즉문즉설 진주 강연 때 처음 뵈었습니다. 불교대학과 경전반 졸업하고 인도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남산 순례 교육 등 할 수 있는 한 다했습니다. 늦었지만 부처님 법 만나 새로운 것 알아가며 봉사하는 삶 참 좋았습니다.
새벽 정진은 빼먹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법당 사시 예불 6년째, 법당 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감사한 일이죠.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신 부처님께 귀의하여 찬탄하고 공경하며 예배할 수 있다는 게 보통 복인가요.
하지만 2016년 지난해는 기억하기도 싫은 한 해였습니다. 이쁘고 착한 손녀딸 3년 투병 끝에 세상 떠나고, 잘생기고 의젓한 손자가 사고로 지금도 병원 생활 중입니다. 스님 말씀에 기도를 하면 무슨 일이 안 생기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하셨듯이 수시로 가슴을 스치는 그리움에...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지만 오래 갖고 있지 않습니다. 새벽 기도 후 해탈주 하며 사랑한다 행복해야 돼. 병원 있는 녀석 살아 있어 고맙다. 통화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고 웃어주니 고맙다. 최선을 다해 서로 챙기며 꿋꿋이 살아주는 아들, 딸 고맙다, 사랑한다. 어느 누구도 미워하고 원망할 상대는 이제 없습니다. 다만 고맙고 안쓰러움 뿐. 우리 진주법당 도반님들, 감사하고 고맙고 매일 봐도 반가운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정토회 안 만나고 수행 안 했으면 어떨지 짐작 가지요. 지금 이대로 긍정 속에 희망을 찾아 사는 동안 바른 가르침대로 잘살아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부처님, 스승님, 도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살겠습니다. 일체중생 행복하소서.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정민경 님 : 법당 장판에 때만 묻히고 있은 지도 벌써 햇수로 6년이나 되어 갑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은 신천지를 만난 듯 너무 좋아 들뜬 맘으로 법당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불교대학 등 무한 감동을 주신 도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뭐라도 나도 힘이 되어보자 하고 법당을 다녔는데 지금은 약간 슬럼프입니다. 되돌아보니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니 그때그때의 마음으로 법당을 맴돌았나 봅니다. 그래도 어설프게 도반들 따라 흉내만 낸 듯한데도 제 마음도 제 주위도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지난여름, 지인이 "뭘 하려고 정토회에 갔나?" 했을 때 익숙함에 젖어 잊고 사는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자신과 환경, 그리고 사회와 세계의 기아와 문명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고 바꿔보겠다고 노력하는 도반들이 참 소중하고 맺은 인연에 얼마나 감사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지금도 수행도 활동도 어설프고 잘 안됩니다. 하지만 스님께서 "지금 안 되는 것이 되고 있는 중이다"라고 하신 말씀에 저를 합리화시켜가면서 늘 그렇듯이 어설프지만 맘은 찐하게 수행 정진해 나갑니다.

정의환 님 : 정토회와 법륜 스님을 만나 욕구대로 흥청망청 살아가지 않고 바른길을 가게 돼 항상 감사합니다.

이은영 님 : 업무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광범위한 업무 영역을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고민되는 맘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8차 연도에 분리되었던 전법 분야까지 다시 자활업무로 들어오면서 부담이 되었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닌 같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잘하려는 마음보다 안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읽고 또 읽고, 그래도 모르면 묻고 물으며 하나씩 부딪혀가며 즐겁게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이 길 위에 있는 모든 활동가가 원활하고 활기차게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햇병아리 자활담당자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도 웃으며 가볍게 법당으로 달려갑니다.

장옥영 님 : 살아있어서 감사하고요. 소임이 어떻게 선물인지, 깨어있음이 이 삶을 한층 더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아 잘 쓰이면 잘 살았다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왼쪽부터 정의환 님, 이은영 님, 장옥영 님, 권혜경 님
▲ 왼쪽부터 정의환 님, 이은영 님, 장옥영 님, 권혜경 님

권혜경 님 : 10대 20대 30대... 그 긴 시간 한 번도 내겐 안정과 행복이 주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타고난 강한 정신력 덕에 그저 ‘이 생에 내겐 그 몫이 없나 보다’ 하며 절망이나 슬픔조차도 사치인 듯 버텨내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좀 안정이 되기 시작하자 억울함과 원망과 슬픔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왜? 왜? 왜? 나는 왜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나. 정말 내 몫의 행복은 이것밖에 없는 건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다 내팽개쳐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햇살이 좋은 날은 눈부셔서 슬프고, 꽃비가 흩날리는 날은 찬란해서 아프고, 비가 오는 날은 내리는 비가 내 눈물인 듯 목이 메는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불교대학 일 년. 경전반 일 년.
지금은 열심히 수행법회 참석하며 부처님 법안에 삼 년 차 인생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르침대로 내 지난 아픔을 좋은 경험으로 삼고, 날 아프게 했던 이들에 대한 미움을 깨끗이 다 지우진 못했지만 그들의 입장도 이해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감사하며 지금! 여기! 나는 날마다 조금씩 더 행복해져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내가 겪었던 아픔들을 경험으로 지금 아픈 이들에게 따뜻하게 도움을 주고, 내가 가진 시간과 능력을 많은 사람을 위해 온전히 쓰며 늘 모범을 보여 주시는 선배 도반들을 따라 봉사하고 수행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에 설레고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햇살이... 어여쁜 초록잎이... 따사로운 봄바람이 더 이상 슬프지 않습니다. 전 행복한 정토행자입니다.

왼쪽부터 최덕순 님, 최인숙 님, 손경미 님
▲ 왼쪽부터 최덕순 님, 최인숙 님, 손경미 님

최덕순 님 : 만일결사 중 9차 천일결사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 5번의 입재일에 참여하여 수행자의 길을 다짐하였지만, 온전히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매번 새로운 입재일을 맞이하곤 했다. 그리고 2017.3.19. 9-1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며 모둠장 소임을 맡았다. 백일의 약속, 나 혼자의 의지로는 지속하기 쉽지 않지만 모둠원들과 함께라면 거뜬히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새롭게 시작해 본다. 어떤 경우든 내가 먼저 행복하고, 그 행복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는 길을 백일동안 도반들과 부지런히 걸어갈 것이다.

최인숙 님 : 오늘도 새벽 4시 반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법당으로 향한다. 가기 싫은 날도 있고 내가 왜 이리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과 이러지 않고도 아무 일 없이 잘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무슨 업보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미적댈 때도 있지만 하루에 한 번만 하자, 두 번 하지 말고 눈뜬 기념, 살아 있는 기념으로 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믿고 어느새 현관문을 나서며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누가 가자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날마다 새벽 수행한다는 말에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벽 예불을 드리고 싶으면 드리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았다. 포교사가 부처님 제자가 마음은 당연히 해야 되는 줄 알면서 혼자 꾸준히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가뭄에 콩 나듯이 집에서 하고 있었다.
그러다 모둠장 소임을 맡게 되었다. 포교사 봉사하면서 불교에 대해 어느 정도 체험 해 온 터라 매뉴얼대로 담당님과 모둠장님들과 의논 맞춰 하다 보니 별 어려움은 없었다. 이번엔 담당을 맡게 되었다. 내 일이 되다 보니 입학 전부터 하나라도 놓치게 될까봐 정신 차리고 신경쓰다보니 법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 알게 되고 법당이 어느 정도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나는 기도라는 말보다 수행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3년만 꾸준히 수행해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내 안 좋은 업식을 바꾸어 보고 싶다.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생각과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화와 남을 아프게 꼬집는 말투 등. 지금은 많이 순화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포교사 활동 십 년보다 정토에서 3년이 더 나를 변화시킨다. 앞으로 3년 더 꾸준히 수행하고 보시하고 봉사해서 날마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람 자비가 충만한 사람이 되고, 봄 불교대 담당으로서 졸업율도 높이고 정토 행자 양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손경미 님 : 환경활동이라는 것이 주부가 늘 하는 생활 속의 일이라 관심이 덜 가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에서는 쓰레기 제로 운동을 생활하는 것은 아시죠! 소임을 맡고 있다 보니 장을 볼 때 덜 사려고도 하고, 쓰레기가 적게 나올 식품을 선택하기도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때도 조금이라도 깨어 있으려 하는 것을 보면 제게 꼭 맞는 소임이 아닌가 싶어요. 빌려 쓰고 갈 이 지구가 우리 후손들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셔서 좀 불편하더라도 쓰레기 제로 운동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에 피어나는 꽃, 뜨거운 태양 아래 피는 꽃, 선들거리는 가을바람에 피는 꽃, 추운 눈보라에도 아랑곳 않고 피는 꽃. 이름 없는 꽃을 포함한 수많은 꽃들로 법계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화엄의 세계. 우리는 지금, 여기 봄꽃처럼 피어서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

글 정리_목인숙 (진주정토회 진주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전체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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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자

진주법당 화이팅입니다~♡

2017-04-23 11:19:58

백한숙

감동입니다

2017-04-23 08:44:24

다보화

한분한분 얘기가 살아있는 교과서입니다
부지런히 배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7-04-22 09: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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