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과 봉사를 꾸준히 하면서 자유와 행복에 이르고 싶다는 원을 갖고 계시는 안양법당의 책임팀장 정영한 거사님을 소개합니다.

저녁 봉사자 상당수가 외부소임(행복학교)을 맡아서 가는 바람에 법당 활동가로서는 거사님 혼자 남게 되셨다는데, 혼자 남게 되셔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저녁 봉사자들 모두가 행복학교로 가시게 되어 저 혼자 남게 되었어요. 사실상 운영의 공백상태가 되었지요. 답답한 마음에 정초법회 때 법사님께 질문도 했구요. 저의 괴로움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과정에서 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힘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사실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고민을 꺼내어 묻고 답을 듣는 과정에서 문제가 가벼워지고 객관적으로 나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겼어요.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일을 잘 하고 싶고, 못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마음에 욕심으로 했다면,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자고 생각을 바꾸니 마음도 편해지고 가벼워졌습니다.
아직 큰 소임은 다 섭외를 못했어요. 그래서 소임을 작게 쪼개서 매주 봉사자를 구하는 시스템으로 저녁부를 운영하고 있고, 도반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그런 덕분에 3주째 매일 법당에 나오고 있어요. ^^(웃음)

저녁수행법회에서 도반들과 나누기_가운데 법복 입고 있는 분이 정영한 거사님▲ 저녁수행법회에서 도반들과 나누기_가운데 법복 입고 있는 분이 정영한 거사님

정토회와는 어떤 계기로 인연이 되셨는지요.

저는 천주교 신자였어요. 몇 년 냉담을 하다가 점점 생활이 공허하고 삶의 의미가 떨어져가고 있을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인생의 공허함의 의미를 찾고 싶어서 명상을 하게 되었지요. 명상할 곳을 찾다가 강북에 있는 법정스님이 계셨던 길상사에 불교 공부를 하러 가게 되었어요. 봉사도 하고 공부도 하고 템플스테이도 다녔어요. 처음엔 지식적으로 불교를 접했었구요. 시간이 지나면서 불교가 내 인생에 있어서 종교로서의 깨달음을 줄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어느 날 산행을 하다가 정토불교대학 홍보 포스터를 보고 불교대학에 입학을 했고, 그때부터 불법 공부에 매진을 해오고 있어요. 천일결사는 7-10차에 입재했고 8차 년도 1000일을 꾸준히 정진하다가 마지막쯤에 하루를 놓쳐서 스님께 선물을 못 받아서 좀 아쉬웠어요. (웃음)
5년째 봉사와 정진을 해오고 있는데, 그렇게 꾸준히 정진했던 것이 결국 나를 이만큼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부처님과 스님께 감사해요. 또, 함께한 도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요즘은 도반이 정말 소중하게 여겨져서 참 고마워요. 하지만 제가 회사일과 정토회 활동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묵묵히 협력하고 지지해준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지금까지 제가 제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지켜봐주고 아이들도 잘 돌봐준 아내에게 아주 많이 고마운 마음이에요.

백록담에서 스님과 함께_왼쪽이 정영한 거사님▲ 백록담에서 스님과 함께_왼쪽이 정영한 거사님

수행과 봉사를 꾸준히 해오셨는데 가장 변화는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내가 잘났다’ ‘내가 옳다’는 주장이 강했고, 내 맘에 안 들면 화를 많이 냈었어요.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주변에 사람들도 없어지는 것 같아 외롭기도 했구요. 지금은 많이 편안해졌어요. 수행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내 생활과 가족과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어요. 3년이 지나고나니 요즘은 지독히 잘 안되던 회사 생활이나 회사 내 인간관계도 조금씩 편안해져 가고 있어요. 올해 저녁 책임팀장이라는 소임을 맡고나니 예전 초발심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좋았어요.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불안감도 적어져서, 진급이나 퇴직 후 삶에 대한 걱정도 많이 줄었어요. 계속 정진하다보니 나를 관찰하고 바라보는 힘이 커지고 더불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하지 않고 편안하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회사일과 수행과 봉사를 함께 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하시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돈벌이만을 위한 직장생활만으로는 궁극적인 행복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돈 버는 아버지, 돈 버는 남편, 돈 버는 직장인으로서의 역할로는 내가 원하는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제가 이 길을 선택해서 가는 궁극적인 이유가 되겠네요. 주어진 조건 안에서 회사생활과 수행과 봉사를 병행하는 수행자의 삶을 살고 싶어요. 회사 업무시간에는 최대한 일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수행과 봉사에 집중하며 살고 싶어요. 지금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재의 중도(中道)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결국은 마음공부가 가장 큰 핵심이겠지요. 내게 버거운 큰 소임을 통해서 더 발심하고 정진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바라는 궁극적 목표는 아무래도 우리들의 목표인 자유와 행복을 성취하는 것일 것 같아요.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과정에도 여러 단계가 있을텐데요, 그중에서 현재의 제가 정확히 어디쯤에 있는지는 몰라도, 봉사를 통해서 더욱 정진하고 싶은 마음이구요. 그러기 위해서 주어진 조건에서 늘 중도를 찾으며 지내고 싶어요. (웃음)

거사님은 어떨 때 가장 행복하신가요? ^^

사람들은 무엇을 취하고 얻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사실은 그럴 때 더 고(苦)가 높아진다고 스님이 말씀하셨어요. 내가 양보하고 배려하며 보살심을 낼 때 더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옳다는 생각이 들 때 시야가 좁아지고 괴로워지는데 그 마음을 잘 내려놓을 수 있을 때 마음도 고요해지고 참 행복한 것 같아요. ^^

보살의 마음을 낼 때 행복하다는 정영한 거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러워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는 부처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어느 것에도 걸리지 않고 집착하지 않는 대자유와 행복의 길을 제시하신 부처님께 감사하고
부처님 법으로 인연이 된 정영한 거사님이 원을 이루어 가시도록 큰 지지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글 | 박세영 희망리포터 (안양정토회 안양법당)
편집 | 한명수 (인경지부 편집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