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사람의 삶은 굴곡 없는 잔잔한 호수와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잔잔한 호수라고 해서 그들의 가슴에 파문이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의 잔잔한 가슴속 파문을 나누기 듣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중앙이 이추경님, 오른쪽 끝이 김영록님
▲ 중앙이 이추경님, 오른쪽 끝이 김영록님

김영록 님 : 저희 부부는 정말 먼 길을 돌고 돌아서 비로소 제대로 된 불법을 만난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는 대학생 불교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만났습니다. 그때에는 어떤 것을 깨우치기보다는 불법을 지식으로 받아들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한 10년 정도 직장과 세속적인 삶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때 아내와 나는 다른 절 불교대학을 다니기도 했고 아침 시간에 혼자만의 기도로 신묘장구대다라니 사경을 한 2년 정도 하며 삶의 위안을 삼는 생활을 했지만 어떤 확신이나 생활의 변화는 크게 없는 삶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아내는 유튜브를 통해서 스님의 강연을 열심히 듣고 스님의 책을 통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관점이 바로 서야 한다며 불교대학에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건축업을 하고 있는 나의 생활은 8시 전후면 잠자고 새벽 3~4시면 일어나서 일터로 가야 하는 바쁜 일상이라 변변찮게 꽃놀이 한번 함께 가보지 못한 것도 걸리고 하여 아내와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지요.

불교대학 수업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있었습니다. 평소 수면패턴을 바꾸어 일을 마치고 10시 넘게까지 수업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나니 문제될 것이 없었지요. 그리고 먼저 삶의 관점이 바뀌면서 여유로움과 고마움이 생겼습니다. 그저 열심히 살고 착하게 살면서 타인에게 큰 피해 끼치지 않고 그렇게 살면 된다는 생각에 오로지 일에 파묻혀 살았던 삶이 정답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인연법으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이루어져 가는 것임을 알게 된 후로는 나와 내 가족만 보고 살았던 삶에서 좀 더 큰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어요.

불교대학 반 년 만에 불대 모둠장을 맡게 되었는데, 입학했던 불대생들이 직장이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과락될 때 저의 잘못인양 미안함과 안타까움, 자괴감으로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을불대 담당 그리고 마산법당 야간 팀장 통일의병교육 발심행자 교육을 받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새벗 정진을 마치고
▲ 새벗 정진을 마치고

불교대학 공부하기 전에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열심히 일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단 10분이라도 더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라고 기대했었죠. 그런데 그들이 나의 형제자매라는 생각으로 가능한 한 조금 일찍 마쳐주고 노임 부분도 조금 더 챙겨 드리고 하니 나도 더 편안해지고 일의 능률도 더 올라감을 보면서 나의 것만을 고집하던 삶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수행맛보기와 강의를 통해서 지금까지 지식으로 알고 있던 불교가 실천을 통한 체득만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깨닫게 되자 매일하는 기도는 그냥 생활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불자라고 하면서 살아온 나를 되돌아보니 행동은 일반사람들보다 못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매일 소주 서너 병은 기본이고 거기다가 담배까지 피웠습니다. 참 무늬만 불자였습니다. 그래서 무늬만 불자가 아닌 진정한 불자가 되기 위한 각오로 술과 담배를 딱 끊었어요. 그렇게 하고 나니 부처님께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편안함과 행복감, 그리고 자유로움을 얻었습니다.

또 한 가지! 혼자서는 수행이 잘되어 가고 있는지 어쩐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봉사를 통해서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직장에서 업무에 시달리고 처음에는 법당에 일 주일에 한 번씩 나오다가 소임에 대한 여러 가지 준비로 법당에 자주 와야 되는 번거로움에 힘들기도 하였지만 몸도 생활에 맞추어 적응되어 가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봉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깨달았습니다. 또 봉사를 하면서 도반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 나를 돌아보고 알아 차릴 수 있는 나누기는 나의 거울이 되기도 하고 깨달음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추경 님! 부부가 함께 불대를 졸업하고 경전반 수업을 하고 계시죠? 함께 수업하면서 변화된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이추경 님 : 사실 저의 변화보다는 남편의 변화가 훨씬 더 많아요. 남편은 20년 넘게 보약처럼 오전 참에 한 병, 점심에 한 병, 저녁에 한 병, 매일 소주 서너 병은 기본이고 모임이 있는 날은 이삼일 치를 한꺼번에 마시기도 했어요. 그러던 남편이 술을 끊고 담배를 끊더라구요. 이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이것이야말로 수행의 보너스라고 생각했죠.

사실 이 절 저 절 다녀 보았지만, 항상 2%의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법륜스님의 유튜브와 책들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몸 바쳐서 일할 수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음에 감사했어요. 저희 부부 이미 30년 전에 제대로된 수행을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있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정법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한 수행자의 삶을 꿈꾸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소원이나 바람이 있으시다면?

김영록 님 : 법당에서의 소임과 집과 직장에서의 생활을 조화롭게 하여 행복한 수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몸으로 행동으로 변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과 같다는 생각으로 9차 천일 결사 아침기도 놓치지 않고 잘 회향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가는 기초를 만드는 3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 두 분의 멋진 모습에 모두 응원을 보냅니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 행복한 모습 불법과 함께 영원하시길 바랍니다.

글_정명숙 희망리포터(마산정토회 마산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