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광명법당
스님의 주례로 맺어진 오래된 인연 - 일요수행법회 담당 고경례 님 이야기

간단한 자기소개

가을 경전반 모둠장으로 1년째 소임을 맡고 있고, 일요수행법회 담당을 맡은 지는 약 두 달 되었어요.

대법당에서 고경례 님
▲ 대법당에서 고경례 님

정토회와 오래된 인연

예전에 조계사 청년회에 다니고 있었는데, 조계사 청년회에 최석호 법사님이 두루마기를 입고 강의를 오셨어요. 법륜스님이 스님 되시기 전에 법사님이셨을 때죠. 법문 한번 듣고 마음에 많이 와 닿았었어요. 강의 내용은 근본불교였던 것 같아요.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법사님의 표정과 법문 내용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어요.

그런데, 1991년 결혼할 즈음에 갑자기 최석호 법사님이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법사님한테 주례를 부탁드리면 어떨까 해서요. 제가 용기 있는 사람은 아닌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어요. 법사님을 찾아보니 홍제동 정토 포교원에서 스님이 되어 계셨어요. 그런데, 주례를 부탁드리니, 일주일간 정토 포교원에 다니고 법명을 받으면 해주시겠다고 해서 일주일간 다녔어요. 결혼 상대가 직장 동료였고, 직장이 연희동이어서 정토 포교원까지 가까웠어요. 그리고, 일주일 후에 법명을 받았어요. 나는 무량심, 남편은 무주. 무량심은 바다가 뭘 던져도 다 받아주듯이 다 받아들이면서 살라는 뜻이래요.

결혼 후에는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도 낳고 살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결혼 전에 지었던 빚이 막 터지기 시작했어요. 남편이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그러다가 생겼던 빚이었나 봐요. 남편이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돈 무서운 줄 모른다고 시어머니가 지방으로 내려가라고 하셨어요. 정토지만 계속 받아보면서 있었는데, 지방으로 내려가니 정토회와는 멀어지게 되었죠.

진주에서 1년, 군산에서 몇 년 살다가 서울 올라와서 논현동에서 책방을 열었어요. 24시간 책 빌려주는 가게였어요. 가게에서 신문을 보는데, 법륜스님이 나오신 거예요. 막사이사이상을 타셨을 때였어요. 충격을 받았죠.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의 시간을 많이도 뺐었구나 싶었죠.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 정토회가 서초동으로 이사했더군요. 많이 다니시니 신발이 필요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발을 하나 준비해서 보내드렸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저희랑 같이 사시겠다고 오셨어요. 아이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던 시절이었지요. 시어머니는 절에서 십여 년간 공양주를 하셨는데, 불교 공부는 안 하셨어요. 그래서 서초법당에 정토불교대학을 신청해드렸어요. 그런데, 한번 가보시고는, 가보니 다 젊은 사람이더라고 하시면서 안 가시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게다가 산에 있는 그런 절이 아니라 빌딩이라 더 이상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시어머니 대신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게 되었죠. 일주일에 한 번 수업, 봉사까지 있는데, 남편이 가게를 더 봐주어서 잘 다녔어요. 가게 때문에 깨달음의 장은 못 가겠다 싶었는데, 아르바이트생들 방학을 이용하여 다녀왔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졸업을 무사히 했어요. 졸업 후에도 남편이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내줘서 수행법회도 다녔어요. 정토회 다니니 내가 좋아지는 게 보였나 봐요. 지금은 수행은 꾸준하게 못 하고 있고, 천일결사는 최근 3년 전부터 꾸준히 가고 있어요.

 JTS거리모금에서 도반과 함께(왼쪽에서 첫번째 고경례 님)
▲ JTS거리모금에서 도반과 함께(왼쪽에서 첫번째 고경례 님)

일요수행법회 담당하면서 느낀 점

일단 일요일에 빨리 일어나게 되고요. TV 보면서 늘어져 있을 시간인데, 그러지 않아서 좋아요. 여러 사례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서로 깨우치고 울고 웃고 나누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고 좀 더 지혜롭게 일을 하게 되어서 좋아요. 도반들과 함께 공양도 하고, 새로 오신 도반들과도 금방 친해져 화기애애하게 되는 모습이 참 좋아요.

정토회 활동을 꾸준히 하는 비결

2007년 정토불교대학, 2008년 경전반을 다니며 시간이 없어서 봉사를 못 해서 아쉬웠어요. 봉사로 이어 가지 않고 졸업을 하니 점점 정토회와 멀어졌어요. 어쩌다 생각나면 한 번씩 천일결사 입재식을 다녀오고 수행도 가끔 했어요. 그러다 천왕동으로 이사 오면서 가까운 광명법당에 다니게 되었어요. 부총무님이 일요수행법회를 한 주만 열어달라고 하셔서 시작된 봉사가 정토불교대학을 담당하게 되면서, JTS, 통일기도 정진, 새터민 방문 등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어리거나, 바쁘거나, 몸이 아프시거나 등등 여러 상황 속에서도 재밌고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어떤 모임보다도 편안한 곳이에요.

앞으로 원이 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다 자랐고 스스로 독립해도 되는 나이라 편해요. 수행 잘하면서 나이를 잘 먹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토행자들 다 그러지 않을까요? 노년에도 병과 죽음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젊은이들에게 짐이 안 되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살았으면 해요.

글 | 이수향 희망리포터 (부천정토회 광명법당)
편집 | 한명수 (인경지부 편집 담당)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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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행정기성

이쁘신 경례보살님 ~~
제가 부천으로 출퇴근하니 지척의 광명법당에 계신 보살님을 못 뵙네요
한 번 놀러 갈께요.

2017-05-01 06:32:31

이기사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
고맙습니다_()_

2017-04-30 17:34:28

박현정

보살님 항상응원합니다.~~^--^
일요 수행법회에 가면 항상반갑게 맞아주셔서 좋았어요~~^--^

2017-04-28 22: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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