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들아 나오너라 두북에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어렸을 적 많이 불렀던 동요 ‘달맞이’의 첫 구절을 살짝 바꾸어 보았습니다. 5월 첫째 주 일요일, 서면법당에서는 '앵두나무'에 알알이 열매가 맺혀 붉게 익어가기를 기다리며 한창 '여름맞이'가 시작된 두북정토수련원으로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 화광법사님과 서면법당, 동래법당, 금정법당 도반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 화광법사님과 서면법당, 동래법당, 금정법당 도반들

어머니의 텃밭 같이 푸근한 두북정토수련원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두북정토수련원은 예전에는 법륜스님이 다녔던 초등학교입니다. 폐교 된 건물을 현재는 정토회 수련장 및 한국JTS에서 노인복지와 국제 구호 물품 보관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북정토수련원에서는 여러 가지 농사를 지어 수확한 농작물을 문경수련원 및 각 지역 법당으로 보냅니다. 두북수련원에는 항상 넉넉한 미소로 반겨주는 화광법사님이 있습니다. 이 곳의 모든 일은 법사님과 봉사자들의 힘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5월은 참 바쁜 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봉사에 마음을 내주었습니다. 두북에 도착하니 마침 이웃하고 있는 동래법당과 금정법당에서도 봉사자들이 와있어 함께 일터로 향했습니다.

“잘 듣고 합니다”

법사님의 소임 나누기를 시작으로 오전 일은 고추밭에 부직포 깔기, 고추 모종 심기, 배추 심기, 고춧대 자르기, 가지치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고추밭 고랑마다 부직포를 깔아주는 것은,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잡초가 없어야 고추에 흙의 영양분이 고루 돌아가 제대로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추는 속에 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심어야 잘 클 수 있습니다. 농사일이 처음인 봉사자들은 어린싹이 다칠세라 모종을 대하는 손길이 조심스럽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봉사자 한 분은 고추를 처음 심어본다며 재미있어하고 고춧대 자르기와 가지치기에 열심인 분들까지 각자 자리에서 맡은 소임을 묵묵히 해냈습니다.

노동의 즐거움은 새참에 있다며, 일하는 중간마다 간식거리를 준비해 준 봉사자들 덕분에 쉬는 시간이 풍성해졌습니다. 일한 뒤에 먹는 밥은 꿀맛 “바로 이 맛 아입니까!” 하며 맛있게 먹습니다.

위 (왼쪽) 고추밭 고랑에 부직포 작업 중 / (오른쪽) 고추 모종 심기에 집중 또 집중/
아래 (왼쪽) 배추 심기에 몰두하고 있는 중/ (오른쪽) 고춧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위 (왼쪽) 고추밭 고랑에 부직포 작업 중 / (오른쪽) 고추 모종 심기에 집중 또 집중/ 아래 (왼쪽) 배추 심기에 몰두하고 있는 중/ (오른쪽) 고춧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점심 공양 중 / 함께 간식을 먹으며 잠시 망중한을 즐깁니다.▲ 점심 공양 중 / 함께 간식을 먹으며 잠시 망중한을 즐깁니다.

일과 수행은 하나다.

법사님이 준비해 주신 정성스러운 음식으로 점심공양 후 오전에 이어 고추 모종 심기, 고춧대 세우기, 고추밭 줄 치기, 배추밭 울타리 치기, 풀베기, 잡초 뽑기 작업을 했습니다. 고추가 비와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3포기마다 고춧대를 하나씩 세워주고 고추밭에 줄을 칩니다. 배추밭에는 들짐승이 들어가 농작물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고 철망으로 울타리를 설치해 줍니다. 아뿔싸, 출입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잘 듣고 합니다”라는 명심문을 다시 새겨 항상 깨어있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위 (왼쪽) 고춧대 세우기 / (오른쪽) 고추밭에 줄치기/
아래 (왼쪽) 배추밭에 울타리 설치하기 / (오른쪽) 풀베기 중인 서면법당의 두북봉사담당 서정호 님
▲ 위 (왼쪽) 고춧대 세우기 / (오른쪽) 고추밭에 줄치기/ 아래 (왼쪽) 배추밭에 울타리 설치하기 / (오른쪽) 풀베기 중인 서면법당의 두북봉사담당 서정호 님

봉사의 씨를 뿌리고, 넉넉해진 마음을 수확해갑니다.

아침 일찍 나와 수고가 많았다며 격려하는 법사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봉사하면서 어떠했는지 서로의 나누기를 들어봅니다. 농사일이 처음인 분들이 많았는데 한결같이 몸은 힘들어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합니다. 법사님은 보지도 듣지도 해보지도 않은 일을 매일 시켜야 하니 참여해주는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면서도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는 한~명도 안 온다는 말씀에 모두 한바탕 웃습니다. 여러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어 재미있다는 법사님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거센 바람 때문에 작업이 힘들었지만 땀이 나지 않아 시원하고 좋았다는 서면법당 이길상 님의 말에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업장으로 올라가며 법사님이 혼잣말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래 살아도 좋고, 저래 살아도 좋다” 하신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는 동래법당 김효진 님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게, 전전긍긍하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나누기를 하는 내내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있습니다. 일과 봉사를 통해 모두 자기만의 깨달음을 수확해 가는듯 합니다.

두북정토수련원  / 작업을 마친 고추밭▲ 두북정토수련원 / 작업을 마친 고추밭

고추 하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노고가 깃들어 있고,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몸소 깨닫게 되는 하루입니다. 두북수련원에는 언제든지 할 일이 넘칩니다. 일과 수행의 일치를 몸소 체득하게 되며, 봉사를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일을 하면서 올라오는 마음을 살피고 나를 돌아볼 수 있어 자기수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두북수련원에 와서 하늘도 보고 흙도 밟으며 함께 소통하고, 더불어 매 월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소풍 오듯이 두북정토수련원으로 오세요!

글_방현주 희망리포터(서면정토회 서면법당)
사진_방현주(서면정토회 서면법당)
편집_유은희(울산정토회 화봉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