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전주법당
정토행자라면 이들처럼…

<나(문규철)의 이야기>

2015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둘째 아들이 게임중독으로 학교를 자퇴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아들을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에 정신과 심리상담 치료를 받도록 했습니다. 6개월여 치료를 했지만 아들에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아들에게 화를 내며 괴로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정신과 의사의 특강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목사님의 설교 등을 번갈아 듣던 중 마음에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문제가 없다는데 그럼 부모인 내가 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 내가 먼저 변화해 보자' 마음먹었습니다. 2016년 2월 1일부터 금연과 함께 BTN(불교TV)의 108배 기도문을 따라 하기 시작했고 3월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정토회 전주법당을 찾아가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정토행자의 하루에 소개되었던 삼총사를 비롯하여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한 1년이 생각납니다. 졸업 기념으로 도전한 삼천 배를 천오백 배 만에 포기했던 일이며 5천명이 넘게 참석하여 깜짝 놀랐던 입재식, 휴가 내고 다녀온 깨달음의장, 술 먹은 날이면 새벽 3시에 일어나 법문 듣고 마음공부 했던 기억, 그리고 1년간 점심을 안 먹고 그 돈을 모아 보시했던 일 등등.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참석한 문규철·이명순 부부(오른쪽 첫째와 둘째)
▲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참석한 문규철·이명순 부부(오른쪽 첫째와 둘째)

올 해엔 전주법당 봄경전저녁반 담당을 맡고 있는데 자랑거리가 많습니다. 우선 수업 후 마음나누기 내용을 개인별로 정리해서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학습한 내용을 복습할 수 있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주간 가장 기쁘거나 힘들었던 상황에 대한 마음나누기를 통해 괴로움은 자기가 만든 허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도반들에게 가볍게 내놓음으로써 그때 고통스러운 마음은 치유하고 기쁜 마음은 함께 기뻐해 줍니다.

또한 월 1회 봉사활동을 계획하여 4월과 5월엔 전주 인근 모악산 등산로에서 정토회 홍보활동을 했습니다. JTS 거리모금은 물론이고 노인요양병원 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특히 매달 행사 주관자를 선정하여 책임감을 갖고 진행토록 하고 있는데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오고 재미있어 합니다.

사실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반 입학할 때 고민이 좀 많았습니다. 철학적 측면에서 마음공부를 하고 싶었고 고통받는 중생에 대한 사랑의 실천은 기독교가 더 잘한다는 생각에 교회에 가려고도 했었으니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올해 가장 잘한 일이 경전반 입학입니다. 당연히 함께 공부한 도반들의 힘이 컸고요. 금강경의 심오한 법문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단순히 불교대학의 인연으로 경전반에 가기보다는 앞으로 학습하게 될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홍보해주면 경전반 진학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모악산 등산로에서 홍보 중인 문규철·이명순 부부(첫 줄 양쪽 끝)
▲ 모악산 등산로에서 홍보 중인 문규철·이명순 부부(첫 줄 양쪽 끝)

8-9차 천일 결사에 입재한 후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며 내 꼬락서니를 보고 있습니다. 잘못하고 괴로움을 주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내 인생의 조합이 하나둘 맞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디로 갈지도 모르고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 올바르게 살지 못했음을 깨달았어요. 돌아보면 문제나 갈등 상황에서 상대를 먼저 탓하고 내가 옳다는 생각에 고집을 부리고 화를 내는 불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옳다는 생각은 나의 위치에서 본 나의 관점일 뿐인데 내가 옳다는 완고한 생각에 다른 사람들의 상황까지 통제하려고 했었지요. 아이들이 어릴 땐 가능했지만 성장하여 독립할 나이가 되자 통제가 안 되어 힘들었습니다. 이런저런 무지와 무명으로 어릴 적 상처받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잘난 체하려는 욕심 때문에 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스스로 상(像)을 짓고 괴로워했어요. 마음공부 하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작년 불교대학을 다니며 올바른 삶을 살아야겠다 마음먹고 조금씩 변화해가니 아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렸습니다. 결국, 아내는 작년 가을에, 올해 대학생이 된 둘째 아들은 봄불교대학에 모두 입학하였습니다. 또한 전주에서 의형제를 맺은 두 분도 아들과 함께 봄불교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5명이 전주법당 도반인 셈이죠. 식사 때도 회식 때도 운동할 때조차 모든 게 수행이고 마음나누기를 하고 나면 모두 좋아하고 재미있어합니다.

그동안 상처를 주었던 모든 이들에게 디딤돌이 되어 밝은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집에서 열린법회도 하게 되었어요.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저를 올바른 삶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해주신 부처님(법륜스님)을 알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처음엔 친하게 지내던 의형제 두 분을 초대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TV로 유튜브 즉문즉설을 보고 마음나누기를 해보았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이후 계속해서 지인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여 즉문즉설을 통해 부처님의 법을 만나게 하고 있습니다. 귀찮을 법도 한데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은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집에서 열린법회 중인 문규철 님(왼쪽)과 의리형님들
▲ 집에서 열린법회 중인 문규철 님(왼쪽)과 의리형님들

한편 직장에서도 전법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직장 내 교육과정에 “성공했지만,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연기법, 깨어있기, 내어놓기, 명상 등을 종교적 색채 없이 강의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매회 40명씩 총 5차례 강의했는데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95점이었어요.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걸 보면 세상에는 괴로운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도 같습니다.

젊은 나이에 시작한 공직생활이 벌써 28년째이고 퇴직까지는 13년이나 남았어요. 앞만 보고 치열하게 경쟁해서 남보다 빠르게 승진했지요. 그런데 정토회를 알기 전까지는 회의감과 무료함을 많이 느꼈어요. 다행히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올바른 삶을 살아야겠다는 서원이 생겼고 30년 수행과제 즉 만일결사를 만들었어요. 단기적으로는 퇴직 전까지 10년 이내 10억 매출액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치유농장)을 만들어 10쌍의 부부에게 농촌 정착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름하여 TEN-TEN-TEN 프로젝트인데요. 그 이상의 꿈은 부처님과 저만 아는 비밀입니다. 끈질긴 의지와 인내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성공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토회는 나를 깨우치고 수행을 점검하는 공간이자, 앞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하는 방향이며, 함께 공부하며 돌봐주는 도반들이 있는 수행공동체입니다. 법륜스님은 중생의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시는 선배님입니다. 부처님의 미묘한 불법(진리)이 법륜스님에게로, 다시 나에게로, 나는 다시 다음 세대에게 이어지게 해야겠죠. 요즘은 일종의 사명감 때문에 눈물이 나기도 한답니다. 법명이 광륜(光輪)인데 이름값을 해야죠.

<아내(이명순) 이야기>

남편이 퇴근하면 자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습니다. 왜 화가 나는지, 괴로움은 상대가 아니라 다 내 마음이 일으키는 것이라는 말에 이끌렸습니다. 퇴근한 남편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함께 즉문즉설을 들으며 대화를 하면서 아내인 나의 입장을 먼저 공감해주는 남편을 발견하였습니다. 원래 우리 부부의 대화는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상대를 비난하다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불교대학에 다닌 후 대화나 행동이 변화하는 걸 보면서 나도 다녀봐야겠구나 싶어 작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남편이 긍정적으로 변했고 나의 불만이 조금씩 해소되어가자 남편도 변하는데 나도 한번 변해봐야겠다는 심정이었죠.

엄마 아빠가 매일 아침 108배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둘째 지성이도 저녁때가 되면 거실에 앉아 즉문즉설을 들었습니다. 법문을 듣고 마음나누기를 하면서 지성이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죠. 조심스럽게 지성이에게 불교대학을 권유했더니 자기도 다녀보겠다고 마음을 내주었어요. 엄마의 고마운 마음을 지성이에게 표현하면서 지성이와 마음이 통한 것 같았습니다.

등산도 하고 정토회 홍보 활동도 같이 하는 부부
▲ 등산도 하고 정토회 홍보 활동도 같이 하는 부부

불교대학 활동 가운데 문경수련 그리고 스님과 함께한 남산 순례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각 지역의 정토회 도반들과 만남도 즐거웠고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도반들의 장기자랑을 보는 재미도 컸답니다. 또한, 남편 따라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데 등산객들에게 괴로움 없이 행복한 길이 있음을 알리는 일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모르겠어요.

8-10차 천일 결사에 입재한 후로 매일 아침 남편과 108배를 하고 있는데 식사 준비로 가끔 못할 때가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경전반에 입학할 예정이고요. 남편이 “오늘 해피스쿨(열린법회) 한다”면 저는 행복했어요. 남편과 절친인 의리 형님들이 집에 와서 함께 법문 들으며 웃고 공감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법문도 듣고 제가 준비한 음식도 맛있게 먹으며 즐기는 시간이 행복해서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엔 왜 화가 나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자꾸 상대를 미워하고 상대 때문이라고 혼자 상(像)을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이 미웠고 아이들에게도 그 영향이 있었겠죠. 하지만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내 마음이 어떤지 자꾸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화가 자주 일어나면서 상대에게 심한 말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화가 나도 조금은 알아차리게 되고 횟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부처님 만나서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답니다.

<둘째 아들(문지성) 이야기>

한국농수산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아들 문지성입니다. 불교대학에 먼저 입학한 아버지가 엄마와 저를 보듬어주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변한 모습을 보고 ‘저러시기 쉽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불교대학 다니면서 너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고 가벼워진 마음을 너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라는 아버지 말에 호기심이 들어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나의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을 풀어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한국농수산대학교는 학비가 모두 지원되고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교대학 수업 시간이 조금 빠듯한데요. 불법을 배우기 위한 마음이 이런 불편쯤은 감수하게 해줍니다. 물리적 거리의 부담이 배움으로의 깨우침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불교대학 다니며 삶이 재미있어졌어요. 가끔 수업과 사적인 일이 겹칠 때는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요.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한 문지성 님(아랫줄 오른쪽 두 번째)과 의리형님들(아랫줄 왼쪽 첫째 둘째)
▲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한 문지성 님(아랫줄 오른쪽 두 번째)과 의리형님들(아랫줄 왼쪽 첫째 둘째)

아직 천일 결사 자는 아니지만 수행 맛보기는 집에서 부모님과 경험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머지않은 날에 입재할 계획이고 불교대학 졸업하면 경전반 공부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내년엔 장기 실습을 다른 지역으로 갈 것 같아 경전반은 그곳에서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 수업이 끝나면 법당을 청소하는 시간이 있는데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히 청소하는 도반들의 모습이 보기 좋고 기억에 남아요.

불교대학 다니기 전에는 주로 방관자 역할을 했었다면 지금은 스스로 보호자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는 올바른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수련원 같은 느낌이 들고요.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에서 보면 유머도 있으시고 좋은데 막상 직접 앞에서 말씀하실 때는 주눅이 들 정도로 무서워 보이기도 합니다.

<나(문규철)의 마무리>

참 좋은 인연입니다. 제가 전생에 무슨 공덕을 쌓았길래 멋지고 힘찬 보살(둘째 아들)과 예쁘고 살림 잘하는 아내를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불교는 가장 강력한 정신과 치료약이며 부처님은 의왕(醫王)이에요.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근본원리인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정토회입니다. 올바른 삶의 방향이 결정되었기에 끊임없이 정진해서 성공한 수행자가 되고 싶어요.

직장 자전거 동호회에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 직장 자전거 동호회에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지금 여기, 현재에 살면서 매일 선행(108배)을 하면, 우리의 의식이 가는 곳 어디에나 선의 에너지가 흐르기 시작하고 신체의 연결이 꽃피우기 시작하죠. 그 이유는 뇌와 신경계 안에서 신체적인 선행의 패턴은 그것이 반복됨에 따라 새롭게 설정되기 때문이에요. 매년 나무에 새순이 나오듯 사람도 지금 여기서부터 긍정적이고 선행을 하면 좋은 꽃(부처)을 피울 수 있어요. 매일 간절한 108배 기도는 선행의 매듭을 일궈주는 연결고리라 생각합니다.

글_장미라 희망리포터(전주정토회 전주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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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

ㅎ진짜 우리가 전생에 무슨 복을 그리 많이 지었는지~ 함께 공부하는 도반됨이 자랑스럽고 기쁨니다~ 그 향기 잘묻혀봅니다~♡♡♡

2017-06-05 18:31:03

이기사

나무 관세음보살_()_

2017-06-03 10:57:20

김연아

정말 멋지십니다^^글 읽으면서 점점 마음이 따뜻해지네요~조만간 그 뒤를 이어가겠습니다~~화이팅!!!

2017-06-03 10: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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