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김포법당
절을 오래하다 보니 인생이 절로~절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한혜자님의 26년 수행 이야기

오늘은 26년 동안 수행정진하고 계시는 한혜자 님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저희법당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되신 한혜자 님, 김포법당의 지붕처럼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자비로운 어머니 같은 분을 직접 취재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인터뷰 내내 정토회의 산 역사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6년 전 맺어진 정토회의 인연

1990년 지금의 정토회의 모습이 갖춰지기도 전 서울 홍제동에 “정토포교원”으로 있을 당시, 한혜자 님은 답답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찾았던 가까운 절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이 정법을 배울 수 있다며 홍제동 정토포교원에서 열리는 수요법회를 소개해 주어서 지금의 정토회와 인연이 닿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하기 전인지라 영상법문이 아닌, 매주 법륜스님께서 하시는 라이브 법문을 들을 수 있으셨다고 합니다. 26년 전 당시 지금보다 더욱 매섭고 날카로운 법륜스님의 법문을 처음 듣게 되면서 당신도 모르게 알 수 없는 홀가분함을 느끼게 되셨고, 포교원에서는 아직 불교대학이 운영되지 않았을 시절이라, 특강으로 열리는 금강경 강좌와 반야심경 강좌를 듣게 되면서 이듬해 7월 수계증을 받게 되셨다고 합니다. 법륜스님께 직접 금강경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시면서 ‘아!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을 참 어리석게도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젖으며 깊은 환희심에 눈물이 났던 경험을 잊을 수 없다고 하십니다.

바르게 살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욕심버리겠습니다. 남편에게 엎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을 원망했으나, 수행정진할수록 남편의 무거운 어깨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남편이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결혼 후 3년쯤부터 내내 이어지는 남편의 실직과 사업실패, 끊임없는 음주 때문에 커져만 가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맘속에서 불같은 화로 일어나 괴로웠던 한혜자님께서 각해보살님으로부터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바르게 살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욕심 버리겠습니다. 남편에게 엎드리겠습니다.”라는 기도문을 받고 무작정 홀로 100일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기도문에 대하여 억울함이 올라왔지만, 수행정진할수록 무거운 남편의 어깨가 보이기 시작하였고, 조금의 의구심도 없이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인연과보임을 깨닫게 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 조금씩 변화되었고, 내가 변하니 남편도 어느새 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마음도 보시하고, 생각도 보시하고, 나는 가슴앓이 하더라도 남의 가슴앓이 더 생각하겠습니다

처음 절을 할 때에는 “벽 보고 무슨 절을 하는 것이냐”고 하시던 남편께서 어느 순간부터 “오늘은 당신 왜 절을 안 해?”라고 하시며, 이제는 한혜자님을 늘 챙기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셨다고 합니다. 어느덧 절을 꾸준히 하다 보니 생각보다 인생이 저절로 잘 굴러온 것 같다고 하십니다. 이제는 한혜자님의 맘속에 남편에 대한 감사함이 가득 느껴집니다.
1993년 만일결사 초발심자로서 현재 9-2차까지 긴 세월 수행정진을 이어오면서 입재/회향식에 딱 한 번만 결석하고 꾸준히 참여하고 계신다고 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 한혜자님의 기도문은 “마음도 보시하고, 생각도 보시하고, 나는 가슴앓이 하더라도 남의 가슴앓이 더 생각하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올해 4월 남편과의 여행중 남편께서 찍어 준 사진]

두 차례의 인도순례 경험

처음 인도 순례를 가게 된 것은 1993년. 수행하면서 변화되는 한혜자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시던 남편께서 적극 지원해 주셔서 가게 되었는데, 인도에서는 내내 담담한 마음이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초전법륜하신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경전을 읽는 와중에 마음은 미동도 없이 공한데 이유모를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던 신기한 경험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후 강산이 변하고 2009년에 환갑기념으로 동갑도반과 함께 다시 인도를 찾았었는데, 인도의 모습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으나 그사이 정토회의 통신장비시스템이 많이 발달되어 각자의 이어폰으로 곳곳의 설명을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그 후, 둘째 아드님께서도 한혜자님의 권유에 인도 순례를 다녀오긴 하셨지만, 아직 불법인연이 닿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시며, ‘가족을 성불 시키리라’는 원을 조심스레 맘속에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2009년 인도순례중 녹야원에서 도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봉사

한혜자님은 각종 집전봉사는 물론이고, 전법봉사 및 새터민 방문등 봉사하는 곳에서는 언제든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고 계시는데요, 봉사를 하고나면 마음이 충만해지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올해부터는 대의원 활동을 하시면서 익숙하지 않은 문서들을 대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고백하시면서도, 여러 사람들의 보시로 움직이는 단체이니만큼 잘 쓰일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하신다고 합니다.

[통일전망대에서 통일기원 인천경기서부 대의원 300배 정진]

나에게 정토회란?

마지막으로 “나에게 정토회란?” 이라는 질문을 드렸더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내인생의 행운”이라고 답하시면서 수행 없이 인생을 살았더라면 너무나 괴로웠을 것 같다고 정토회에서 수행하게 된 것은 내 행복의 은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겨우 경전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저에게 이런 대 선배님을 독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희망리포터소임을 맡게 된 것에 감사함을 전하며 마칩니다.

글 | 엄보현 희망리포터(일산정토회 김포법당)
편집 | 한명수 (인천경기서부지부)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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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언제나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시는 보살님~~꾸준히 정진하시는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7-07 16:02:03

보덕화

한혜자님
넘 멋진 삶입니다.
저도 내 인생 법륜스님이 멘토이고 불법인연됨이 행운입니다.
도반님 닮아가겠습니다.
불법이 과학이고 거짓이 없음을 명확이 알아갑니다.
내 욕구충족에 끄달리며 살아온 생 버리고....이젠 여유를 가지고 이웃을 위해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7-06-30 11:02:53

문성운

감사함이 느껴지네요.

2017-06-30 07: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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