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목포항에 거치된 지 10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홉 명의 세월호 미수습자 중 네 명은 일부라도 찾았지만, 아직 올라오지 못한 다섯 명의 수습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목포항에서의 미수습자 가족들이 식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 번씩 밑반찬을 지원하는 일을 목포법당에서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 갑작스럽게 꾸려진 반찬봉사팀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우선, 목포법당 총무 소임을 맡고 계시면서도 선뜻 반찬을 만드시겠다고 하신 김영숙 님께 반찬봉사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참여하는 마음을 들어보았습니다.

[Q] 반찬봉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A] 진도 팽목항에서 월광법사(님)께서 100일 기도를 하시면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답니다. 세월호가 목포항에 거치된 후 법사님께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팽목항과 달리 목포항에서는 식사하기가 원활하지 않은데, 밥(햇*)과 김치는 다른 곳에서 지원을 해주시기에 소화가 잘되는 나물반찬 세 가지 정도만 해주시면 좋겠다는 답을 들었답니다. 법사님이 가까운 목포법당에서 반찬봉사 해줄 수 있는지 물어왔고, 목포법당 회의에서 선뜻 동참해주시겠다는 도반들이 있어 시작한지 벌써 10주째가 되었네요.

[Q] 요청받은 내용은 나물 세 가지이지만, 매주 제철 식재료로 다양한 반찬들을 만들어 주시는데요. 총무소임을 맡으신지 얼마 되지 않으셔서 많이 바쁘신 가운데, 손수 반찬을 만드시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A] 틈틈이 장을 보고 재료 손질을 해놓고, 이틀정도에 걸쳐 만들어요. 당연히 우리법당이 해야 할 일이고, 일주일에 한번 이니까 할만 해요. 하지만, 아무래도 세월호 가족 분들에게 보낼 반찬은 마음이 많이 쓰이긴 합니다.

반찬 만들기 봉사자 김영숙 님▲ 반찬 만들기 봉사자 김영숙 님
제철 재료로 만들어진 반찬들▲ 제철 재료로 만들어진 반찬들

[Q] 반찬 만들 때 어떤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이시나요?

[A] 나물반찬만 요청 받았지만, 그 분들의 건강을 고려하면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겠다 싶어 달걀이나 메추리알조림 등의 반찬을 자주 함께해가요. 거의 모든 반찬이 비워져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한번은 거의 그대로인 반찬이 있었어요. 색다른 반찬을 드시게 하고 싶어 목포에서 흔히 먹는 ‘반건조생선조림’이었는데, 소화가 쉽지 않은 분들에겐 좀 무리였던 것 같아요. 맛보다도 소화 잘 될 반찬이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정성스레 만들어진 반찬들은 금요일 오후가 되면 차량 봉사자와 반찬 배달 봉사자를 통해 목포항의 아홉 가족분에게 전달됩니다. 봉사자들은 가족분들과 잠깐씩 현장 진행 상황을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매주 목포항을 오가는 이 분들의 마음을 들어보았습니다.

*진도 팽목항에도 몇 번 다녀왔었습니다. 집에 가지 못하고 네 번째 무더위를 맞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 반찬 봉사를 하며 잠깐이나마 곁에서 아픔을 나누며 위로가 된다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초반에는 미수습자 가족에게서 예상보다 늦어지는 수습 상황 등 여러 고충과 그동안의 과정을 직접 듣게 되니 울컥하는 마음을 감추기가 어려웠습니다. 얼마 후 몇 명의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법륜스님께서 하신 '내 자식이 가장 나중에 발견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는 말씀에서 다시 한번 깊은 지혜와 통찰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봉사가 가능한 우리 정토회가 '참 멋지다' 느껴져 뿌듯합니다.

빈 반찬통 가지고 돌아서며 세월호 쪽을 바라보는 김영숙 님과 유재평 님▲ 빈 반찬통 가지고 돌아서며 세월호 쪽을 바라보는 김영숙 님과 유재평 님

더딘 수습 진행 상황 속에서 반찬봉사는 한동안 지속할 듯합니다. 반찬 만들기가 쉽지 않거나 시간 내기가 어려워 선뜻 참여의사를 밝히지 못했던 여러 도반이 재료비 후원을 해주어 반찬 만드는 김영숙 님 마음이 든든하다고 합니다. 후원해주시는 도반들의 마음나누기입니다.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을 이렇게나마 덜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더운 여름에 요리하시는 총무님과 배달하시는 도반들의 공이 큽니다. 미수습자 분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고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텨주신 유가족분들과 많은 시민분께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직 자녀를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분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지어드리며 위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오랜 바깥생활에 지친 세월호 가족들의 처지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선뜻 재능기부를 하시겠다며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주시는 총무님의 지극한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너무 감사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비록 직장일로 봉사에 참여는 못하지만 그 미안함을 조그만 후원으로나마 보탤 수 있어 좋습니다.

*모르는 인연들의 은혜를 받고 살기에 저 또한 조금이나마 나눔을 실천해보고자 참여하였고요.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아픔을 함께하는 마음입니다.

*노란 리본 다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이렇게 후원이라도 할 기회가 있어 다행입니다.

목포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세월호 추모 현수막들▲ 목포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세월호 추모 현수막들

소화가 잘되는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자비(慈悲)’에서 타인의 어려운 처지를 공감하는 ‘비(悲)’가 더 우선이라지요. 세월호 사고는 유가족/미수습자 가족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큰 아픔입니다. 아프다고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함께 아파하는 마음, 그 곳에서 사랑이 싹틉니다. 그 사랑으로 내 마음이 자라고 우리 사회도 함께 자라나서, 모두가 행복한 정토세상이 되길 바라봅니다.

글_이미라 희망리포터(목포정토회 목포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