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을 제외하곤 외부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1g도 안되는 법당.
법당에서 공양을 안 하느냐고요? 설마~~~ 그렇다면 어떻게 외부배출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 비밀의 문을 열어 봅니다.

퇴비함 흙이 옥토로 변하기까지

경기광주법당은 2013년에 개원하였습니다. 상가의 꼭대기 층인 4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옆으로 작은 옥상이 있어 주방 문으로 드나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공간이 음식물 쓰레기 외부배출 제로의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 나무상자로 만든 퇴비함을 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원 초기에는 퇴비함과 함께 지렁이를 이용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렁이는 모든 음식물을 다 먹는 게 아니어서 먹지 않는 것은 따로 퇴비함의 흙에 묻어야만 했고,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적어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관리를 잘못했던 탓인지 지렁이가 금방 죽어버려 한두 차례 실패 후에는 퇴비함만 이용하게 되었답니다.

나무상자에 흙을 부어 퇴비함을 만들고 있는 도반님들
/ 왼쪽부터 오수현, 황진숙, 신상건, 김명숙 님
▲ 나무상자에 흙을 부어 퇴비함을 만들고 있는 도반님들 / 왼쪽부터 오수현, 황진숙, 신상건, 김명숙 님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나무상자 퇴비함은 김석환 님이 보시해 주었습니다. 이동이 쉽도록 바퀴가 달려있고, 방수처리를 해서 비나 눈에 젖어도 쉽게 썩지 않습니다. 이 상자에 8부 정도의 흙을 채우고 작은 모종삽을 하나 한쪽 귀퉁이에 준비해 두고 음식물 쓰레기를 묻을 때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한쪽 끝에서부터 묻어나갔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땅이 어는 겨울에는 어떻게 하지? 땅이 얼기 전에는 대부분 쓰레기를 묻을 수 있을 만큼의 구덩이는 팔 수 있습니다. 그래도 추위가 며칠 계속되면 구덩이를 팔 수가 없어 그냥 흙 위에 쓰레기를 펼쳐두어 햇볕에 말렸다가 날씨가 풀리면 묻습니다. 낮아진 기온으로 쓰레기가 부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초겨울까지만 가능하고, 한파로 땅이 얼어붙으면 구덩이 파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할 수 없이 외부배출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난 후에 흙을 떠보면 묻었던 음식물 쓰레기는 보이지 않고 군데군데 거무스름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가 거름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이 되어 주었던 퇴비함 흙이 채소를 길러내기에 더없이 좋은 옥토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이 흙에 채소를 심으면 따로 영양분을 공급해 주지 않아도 튼실하게 잘 자란답니다.

2016년 봄에는 환경담당자 김명숙 님과 도반들이 퇴비함 안의 흙을 덜어 폐스티로폼 상자와 화분을 이용해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상추를 비롯한 여러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 등을 심었습니다. 물은 그 날 법당에 나온 도반들이 돌아가며 주었습니다. 얼마 후 공양 시간에 햇살 가득 머금은 야들야들한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흙 묻은 폐스티로폼은 사용 후 처리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2016년 스티로폼 상자와 화분을 이용해 만든 텃밭
▲ 2016년 스티로폼 상자와 화분을 이용해 만든 텃밭

도반과 함께 키운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

폐스티로폼 상자의 사용 후 처리 문제도 있고 더 많은 채소를 심어 보자는 도반들의 건의도 있어 올해는 텃밭을 더 크게 가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김석환 님이 처음 것과 같은 퇴비함을 보시해 주었습니다. 먼저 있던 퇴비함에는 채소를 심었습니다. 퇴비함이 텃밭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퇴비함은 3분의 1가량만 텃밭으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넓어진 텃밭에 여러 종류의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 딸기, 가지 등 모종을 심었습니다. 모든 일이 여러 도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모종을 심어 놓은 후에도 물주기, 방울토마토의 곁가지 쳐주기, 솎아주기 등 관심을 두고 보살폈습니다.
올해는 여름 초까지 비가 오지 않아 특별히 물주기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다행히 옥상에 수도시설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물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텃밭의 채소들은 키 크는 소리를 내며 쑥쑥 자랍니다. 이렇게 자란 채소들을 잘 씻어서 공양 시간에 내놓으면 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답니다.

여러분~경기광주법당에 오셔서 맛있는 쌈 한 번 맛보지 않으시렵니까?
이제 공양을 하면서도 외부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 이유를 아시겠죠? 쓰레기도 처리하고 맛있는 채소도 길러 먹을 수 있는 퇴비함이 진정한 일석이조인 듯합니다.

왼쪽-텃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가지, 고추, 당귀, 딸기, 방울토마토  
/ 오른쪽-텃밭에서 자란 채소와 함께 차려진 밥상
▲ 왼쪽-텃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가지, 고추, 당귀, 딸기, 방울토마토 / 오른쪽-텃밭에서 자란 채소와 함께 차려진 밥상

환경부에서 발표하는 '2015년 기준 전국 폐기물 배출 및 처리현황'을 보면 '종량제 배출' 항목의 '음식물 채소류'는 1909톤/일, '남은 음식물류' 항목이 11463톤/일입니다. 재료를 다듬거나 갑각류의 껍질처럼 재료 자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보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도 버려지는 음식의 심각성을 깨닫고 2006년부터 '남은 음식물류' 발생량을 별도로 분리해서 집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렁이를 이용한다거나 퇴비함을 이용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발생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부터 깨어있어 냉장고 관리부터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글_이영선 희망리포터 (분당정토회 경기광주법당)
편집_전선희, 장석진(강원경기동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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