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정토회를 알게 되었나요?

지인이 보내준 <월간정토>가 동아줄이었지요.
그때 나이 40대 중반, 직장과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던 시기를 막 지났을 때였어요. 마음껏 성을 내고 하고 싶은 것 다하며 갑질하는 인생을 살고 있었네요. 집에서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참고 지내던 남편에 대한 자잘한 불만들이 폭발하였고, 직장에서는 그동안 쌓아놓은 경험과 순발력, 그리고 창의력으로 '아이디어 뱅크'라는 찬사를 받으며 무서울 게 없이 지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웃기게도 마음껏 화를 내고 온갖 갑질을 다한 후 사태를 수습하려니 힘이 더 들었습니다. 그래서 '화 좀 안 내고 사는 법이 없나?' 하고 돌파구를 찾았지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이 생일 선물로 보내준 <월간정토>를 읽으며 정토회와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각해보살님의 <깨달음의 장>을 다녀 온 후기 상담을 아침마다 읽고 스님의 책을 읽은 후, 수행법회를 시작으로 정토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봉림 사지 새벽기도(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봉림 사지 새벽기도(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공부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한다면 한다, 간다면 간다, 정신으로!
20년 넘은 직장 생활의 습관과, 직장과 10분 거리에 있는 법당 덕분에 불교대, 경전반 모두 개근으로 졸업하며 스님과 악수하는 영광을 누렸지요. 불교대 수업은 오래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처음 수업을 들으면서 들었던 기분은 ‘이거면 되겠구나’ 였습니다. 지금까지 돈 버는 데 필요해서 받은 직무교육,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받았던 교육과 받아들여지는 것이 달랐습니다. 경전반 첫 수업 때 든 마음은 ‘이래서 내가 힘들었구나. 이것을 알지 못했다면 뭔지도 모르고 질투하고, 화내고, 바라고, 잘난 척하며 살았겠구나.’ 였습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진행되는 JTS 거리 모금 (왼쪽에서 두 번째) 제비뽑기로 모둠별 진행하게 되어 늘어난 봉사자▲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진행되는 JTS 거리 모금 (왼쪽에서 두 번째) 제비뽑기로 모둠별 진행하게 되어 늘어난 봉사자

수행은 언제 어떻게 하나요?

불교대에 입학하자마자 7-9차 입재식에 참석하여 100일을 5시에 맞춰 일어나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시작했을 땐 '무조건 100일은 채운다. 뭐가 뭔지 모르지만 아침마다 운동하면 다이어트에 좋을 것이고, 소리 내어 수행문과 경전을 읽으면 발음이 교정되어 남들 앞에서 이야기 할 때 좋을 것이고, 내 평생 읽고 쓰는 게 소원이었지만 그동안 못 지킨 것을 나누기 적으면서 소원 성취할 수 있고, 그것도 100일마다 잘하고 있는지 체크도 해주고 이 얼마나 좋으냐.’ 라며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싸워서 절하는 것 안 들키려고 염주 들고 이불 속에 숨어 있다가 몰래 나와서 하고, 직장 연수 가서 호텔 객실에 덮던 이불을 깔아놓고 하고, 시댁 부엌에서 문 잠그고 정진한 끝에 100일을 채웠습니다. 이렇게 100일 하면서 나를 알게 되니 질투 많고 잘난 체하고 나 잘났다는 마음으로 살아온 내가 불쌍하고 가여워 실컷 울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서 '정토회는 평생 믿고 함께 해도 되는 내 인생의 지침서가 되겠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고, <명상수련>에서는 마음대로 안 될 때 일어나는 화의 불덩어리를 밖으로 던지는 나를 보며 내 옆에서 내가 던진 불덩어리를 가장 많이 맞았을 가족들과 직장동료 후배들께 너무도 미안해 참회도 엄청 했습니다.

3월 신규 봉사자들과 새벗정진 (앞줄 오른쪽 두 번째)▲ 3월 신규 봉사자들과 새벗정진 (앞줄 오른쪽 두 번째)

창원법당 저녁부 도반님들 (앞에서 셋째줄 오른쪽 첫 번째)▲ 창원법당 저녁부 도반님들 (앞에서 셋째줄 오른쪽 첫 번째)

소임은 어떻게 맡게 되었나요?

이전 소임이 경남지부 저녁 불교대학 담당이었어요. 1년하고 2년째 준비를 하고 있는데, 통일특위로 나가라고 해서 분별심이 좀 났었지요. 또 마음을 가다듬고 행복학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창원법당 저녁 책임팀장을 해보라는 전화를 받고 못한다고 말씀드렸었어요. 그러자 전임 총무님이 직장에 찾아와서 한번 해보라며, 할 사람이 없다고 하셔서 제가 안 되는 사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첫 번째, 저는 목탁도 못 잡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목탁 잘 치는 사람 키우면 됩니다.”
“두 번째, 퇴근 시간이 7시입니다. 모든 수업이 7시 30분에 시작되어 모둠장도 못합니다.”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

그렇게 해서 팀장 소임을 맞게 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저녁부에 한 명 뿐이던 집전자가 5명이 되었고, 이제는 주간의 도움 없이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7시 퇴근하고 법당에 가면 담당자님들과 요일 봉사자님들이 일찍 와서 여는 모임을 하며 저를 반겨줍니다.
저는 요일과 요일을 묶어서 한 주가 되게 하고, 한 주 한 주를 묶어 한 달이 되게 하고, 봉사하는 도반과 도반의 손을 잡아서 혼자라서 외롭지 않게 하는게 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법당에 나가면 제법 도반들도 많고 천일결사 입재도 저녁부만 버스 한 대로 이동합니다. 어떨 땐 저녁 팀장소임이 가장 쉽다는 생각도 합니다.

소임을 통해 배우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일에 유독 욕심이 많고, 이리저리 온갖 궁리를 하며 만들어서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 것이다 싶으면 물불을 못 가리고 챙기고, 하나를 하면서 꼭 두 개를 생각하는, 일에 대한 제 욕심을 적나라하게 보고 있습니다. 예전엔 칭찬하지 않거나 관심 없고 같이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마음이 들어 픽 토라지졌었어요. 지금은 잠수 타고 외면하던 그 때의 습관들을 가장 재미있게 싸우며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평생 무겁게 가져갈 습관들을 툴툴 털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깨우침입니다.

글_심석순
정리_김미화 희망리포터 (창원정토회 창원법당)
편집_목인숙(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