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정토회 주인이 된 것 같아요.”

뜨거운 여름 어느 날 인터뷰를 위해 땀을 닦으며 나타난 백현숙 님의 첫마디였다. 올해 2월부터 부총무 소임을 맡아, 벌써 몇 달이나 지났다고 얘기하는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정토회의 진짜 주인으로 살기위한 마음가짐들을 하나둘씩 꺼내놓는 그는, 두려움보다는 행복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토회에 오기 전까지는 체력이 너무 약해 남들처럼 편하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정진의 힘이 정신과 체력까지 이끌었다. 본인의 체력에 맞게 한발 한발 꾸준히 노력하는 끈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올 1월 인도 성지순례지에서 금강경이 설해진 기원정사에서 법륜스님과 함께 했다. 사진 왼쪽이 백현숙 님.▲ 올 1월 인도 성지순례지에서 금강경이 설해진 기원정사에서 법륜스님과 함께 했다. 사진 왼쪽이 백현숙 님.

질문) 앞으로 3년 동안 법당에 챙겨야 할 일이 많아 보이네요. 약한 체력이 걱정이 되요.

답) 2014년 처음 법당을 오기 전 내 체력은 정말 안 좋았어요. 늘 체력과의 싸움이었죠. 아침에 집안일을 해놓으면 잠깐이라도 잠을 자야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나아졌지만 펄펄 나는 수준까지는 아니예요. 매일하는 기도와 108배가 체력을 키우는데 큰 힘이 됐어요.
올 초 인도 성지순례에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 많은 걱정들이 앞섰어요. 늘 에너지가 없는 체력 때문이었죠. 인도로 출발하기 전에 다짐을 하나했어요. 조 편성을 하면 꼭 봉사소임을 하나 맡아야겠다고. 봉사소임을 맡는 것과 맡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나더군요. 봉사를 하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돌더군요.
특히 도반들과 함께라면 성지순례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믿음 같은 게 생겼어요. 결과는 정말 신기했어요. 인도를 다녀와서 체력이 훨씬 좋아졌어요. 적극적인 마음으로 내 일이다 생각하면서 현재에 깨어 있으려 노력한 것이 체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체력 때문에 늘 움츠려있었는데 자신감도 생겼어요.

인도성지순례지에서 부처님탄생지 룸비니로 가는길 ▲ 인도성지순례지에서 부처님탄생지 룸비니로 가는길

부총무 소임을 맡은 것도 그 연장선이예요. 법당에서 맡은 가장 큰 봉사가 총무 소임 아니겠어요? “법당일은 내일”이라는 더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어요. 예전에는 부탁을 받아서 하는 수준이었지 자발적이지는 않았어요. 이제는 봉사 소임의 적임자를 찾아서 일을 나눠주고 도반들이 해낼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해요. 도반들이 도와주니 즐거움이 배가 되더군요. 역시 더불어 사는 게 진정한 인생이예요. 도반과의 관계를 통해서 법당 일이 시너지가 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질문) 도반들에게 소임을 나눠주며 법당을 이끄는 게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갈등도 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나요?"

답) 도반들과의 관계도 인간관계입니다. 도반들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일을 시키고 상황이 안 되는데 억지로 끌고 나가면 탈이 생기기 마련이예요. ‘이해’를 바탕으로 하려 해요.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는 법당과 친숙해진 도반이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 쉽더군요. 이점을 늘 마음속에 두고 있어요. '내가 먼저 이해하자.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자.' 이렇게 대뇌입니다.
예전에 불대와 경전반을 다니면서 봉사를 할 때였어요.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모르는 소임을 해내야 하는 것이었어요. 법당 안에 빔 프로젝트를 연결하고 셋팅해야 하는 작업이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너무 당황스러웠죠. 그 일을 할 때마다 두려움과 불안함이 엄습해왔어요. 그때 느꼈던 힘든 마음을 기억해두려 해요.

 지난 3월 도반들과 동작문화원 법륜스님 행복한 대화 강연 홍보를 했다. 사진 맨 앞. ▲ 지난 3월 도반들과 동작문화원 법륜스님 행복한 대화 강연 홍보를 했다. 사진 맨 앞.

질문) 법당 식구들을 한 명 한 명 이해하는 것도 힘든 일이예요. 부총무가 되면서 해야 하는 수행같이 느껴지네요.

답) 일보다는 사람이 먼저예요.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나서 일을 해야 해요. 그렇다고 사람만 보고 일을 안 보면 효율성이 떨어져요. 둘을 같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거예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수행 과제예요. 사람을 이해해버리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요. 그러나 이해를 하고 싶은데 잘 안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저 도반의 업식은 무엇일까, 왜 저런 태도를 보이나, 가치관은 무엇이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져봐요. 그러면서 이해가 되지 않아 엉켜버린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보는 식이죠. 사고의 틀에 갇혀 있으면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걸림 없이 살아야 해요.
묘덕 법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어요. 법당은 ‘청정과 화합’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청정과 화합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자기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막상 상대방에게 거절을 당한다면 불편한 마음이 올라올 거예요. 그 마음도 잘 들여다 보려해요. 마음이 일어날 때 알아차리고, 긍정적인 면을 보면서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려 해요. 소신껏 할 거예요..

6월에 참여한 서울 장승배기역5번 출구에서 JTS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사진 왼쪽.▲ 6월에 참여한 서울 장승배기역5번 출구에서 JTS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사진 왼쪽.

질문) 부총무로서의 계획들이 있나요?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세요?

답)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불교대학의 활성화예요. 예전에는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았어요. 그러나 최근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요. 졸업인원을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죠. 오히려 진짜 마음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들여다보니 정토회의 내실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이 경전반까지 잘 졸업하고 정토회가 추구하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법당 이전 문제가 있어요. 지금 법당은 장소가 협소해 이전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임대료 등 비용이 지금보다 절반이나 증가해요. 비용이 증가하면 법당을 나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보다 법당 환경은 좋아지겠지만 유지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어요. 차분히, 순리대로 법당 이전문제를 풀어보려 합니다.

부총무라는 큰 소임을 두고 그는 “내 스스로가 조금 업그레이드 됐다. 그릇이 달라지는 느낌이 들면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난다”고 얘기한다. 체력 때문에 위축됐던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그의 앞길에 작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총무님, 게을러서 못 나간 수행법회 잘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글_김은진 희망리포터(서울제주지부 동작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