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 7대 행사 중 하나인 백중 입재식을 맞아 구리법당은 재를 준비하는 손길로 바빴습니다. 모든 도반이 힘을 모아 법당 구석구석을 대청소 하고, 필요한 물품을 정리하고, 재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습니다.

이번에 처음 천도재 집전을 하신 정산향 님께서는 이번 백중이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하십니다.
"오늘은 과거에 이 세상에 왔다 가신 분들이 나와 연관되어 있다는 마음이 들며 그 분들이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진짜 그런지 사실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마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작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성경에 천국은 믿는 자의 것이라 했던가요?
내 마음이 달라지니 이번 백중은 더욱 의미 있고, 즐겁고,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 연관되어있다는 부처님의 연기적 세계관을 생각해 볼 때 아무 상관없을 것 같은 과거의 영가들을 위한 천도재가 결국은 나를 천도한다는 말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황희향 님은 조상 영가들에 대한 감사함을 새기며 음식으로나마 보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백중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한 목련존자의 효행에서 비롯된 것을 새삼 알게되었어요. 평상시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조상님들께 고마운 마음도 모르고 살았는데, 천도재를 지내며 조상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그리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며 할 수 있는 게 있다라는 것이 정말 고맙고 감사해서 마음이 저절로 즐거웠어요. 백중은 모든 지옥문이 열리는 날이라고 하는데 지옥에서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이 천도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나물을 준비해주신 신진영 님은 자식을 위한다고 했던 것인데, 도리어 타인의 불행 위에 나의 행복을 쌓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게 되는 부모들의 그릇된 업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나는 별로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소에 생각했어요. 그러나 나에게 가장 늦게까지 내려 놓아지지 않고, 언제나 간절해지는 건 아이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욕심이 욕심인지 모르고, 집착이 집착인지도 모르고 업을 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입재식 법문에서 스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나의 부모님께서도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알게 모르게 지었을 잘못이 있다면 부족하나마 백중 기간 동안 드리는 이 기도로 그 업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이 모여 백중이 준비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백중 행사에 내가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구나. 더 나아가 내가 입고, 자고, 먹으며, 살아가는 이 모든 것에 만인의 노고와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있구나.'
백중을 통해 내 이웃을 한번 더 돌아보고, 베푼다는 것이 내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내 것도 아니었던 것을 회향하는 것임을 생각해봅니다.

글_김보연 희망리포터 (남양주정토회 구리법당)
편집_전선희, 장석진(강원경기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