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태전법당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행복한 수행자 임귀분 님

더위가 한창인 8월 어느 토요일 새벽 5시. 태전법당에 정회원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9차 천일기도를 시작하며, 정회원들이 마음을 모으는 뜻으로 매주 토요일 함께 새벽기도를 하고 300배 정진을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정토회를 다니고 있는 올케의 소개로 정토회와 인연을 맺은 후 현재 태전법당 저녁 수행법회를 담당하는 임귀분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깨달음의장> 바라지 모습 (제일 오른쪽 삽 든 사람이 임귀분 님)
▲ <깨달음의장> 바라지 모습 (제일 오른쪽 삽 든 사람이 임귀분 님)

2013년에 <깨달음의장> 수련을 하고, 다음 해인 2014년에 불교대를 졸업 후 2015년에는 경전반 공부를 했습니다. 담당을 하면서 수업을 듣자니 신경 쓸 게 많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졸업식 때 스님이 악수로 격려 해주시고 졸업하고도 도반들과 봉사도 함께 하니 뿌듯했습니다.

이 음식은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입니다
▲ 이 음식은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입니다

괴로움은 남편 탓이라 생각했지만...

남편이 일찍 들어오고 주말에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저의 바람과는 달리 노름하느라 늦게 들어오고, 작년에는 바람피우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무척 괴로웠습니다. 친정아버지가 노름해서 어머니가 마음고생을 무척 많이 하셔서 남편만은 그런 사람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미워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꼭 닮은 남편. 잔소리를 해도 포기해야지 하면서도 집에 들어가 남편 얼굴만 보면 자동으로 화가 나 툴툴댑니다. 스님께 질문도 하고, <정토를일구는사람들> 회향 때 내어놓고 기도문을 받아 새벽기도도 계속 나오지만, 남편에 대한 집착이 놓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수련을 하러 갑니다. 내 모습을 보면 이런 나와 같이 사는 남편이 고마운 마음이 들고, 남편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한 달 전에도 문경수련원에 <깨달음의장> 공양 바라지를 다녀왔습니다. 공양간에서 일하면서 무척 고집 세고 남의 말 잘 듣지 않는 내 모습을 봤습니다. 이런 나를 보며 남편도 참 답답했을 것 같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오면 집착하는 업식이 그대로 작동해서 남편도 나 자신도 괴롭힙니다. 올해는 수행법회를 담당하면서 새벽기도 하러 법당에 계속 나오고, 매주 토요일 300배 정진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바라지 가서 우산을 햇볕에 말리며
▲ 바라지 가서 우산을 햇볕에 말리며

괴로움은 내가 만드는 것임을...

남편 바라기로 살면서 남편이 일찍 들어오기만 기다리는데 늦게 들어오면 화가 나고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법사님의 말씀처럼 남편이 늦게 들어오더라도 내 할 일 하며 마음 쓰지 않으면 되는데 여전히 잘 안됩니다. 어느 날 늦은 귀가에 외박도 잦은 남편에게 화가 난 저는 친구 집에서 자고 다음 날 집에 가니 남편은 제 옷을 가방에 넣어 자기 차에 실어두고 집을 나가라 했습니다. 자기는 늘 늦게 오고, 외박도 자주 하면서 저는 겨우 하루 외박했다고 쫓아내니 억울하고 화도 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딱히 갈 데도 없고, 잘못하지도 않은 제가 집에서 쫓겨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딸과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다 저녁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 뒤 몇 달 동안 남편과 말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남편에게 잘못했다고는 죽어도 하기 싫어 그냥 시간만 보냈습니다. 그러나 답답한 건 저였습니다. 도반과 수다를 떨고 계속 새벽기도를 나가 정진을 하며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법당에 가거나 볼 일이 있어 집에 늦게 들어갈 경우 딸 저녁밥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딸도 엄마가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주말에 법당 일정이 있을 때 남편이 집에 있으면 혼자 나가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내가 볼일 있을 때는 남편이 늦게 들어와도 괜찮은데, 내가 집에 있을 때 남편이 늦게 오거나, 내가 볼 일이 있는데 남편이 일찍 집에 들어오면 불편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지 말고 법당 봉사를 더 많이 하라.는 법사님 말씀 잘 알지만, 딸이 걸려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행복한 삶을 위해

불교대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가지고 버스를 타다
▲ 불교대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가지고 버스를 타다

남편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더라도, 자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가 있고,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함을 알아 괴롭지 않은 삶,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도반과 불교대 홍보를 하고, 300배 정진을 함께 하면서 내 업식도 뛰어넘고 다른 사람들도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불법과 인연을 맺어주는 기쁨도 동시에 누리고 있는 저는 오늘도 이마에서 볼을 타고 흐르는 땀을 느끼며 정진을 합니다.

강아지도 불교대 홍보에 한몫을 합니다. 관심 끌기 딱 좋지요?
▲ 강아지도 불교대 홍보에 한몫을 합니다. 관심 끌기 딱 좋지요?

글_도경화(대구정토회 태전법당)
편집_박정미(대구경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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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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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우리의 목표는 해탈, 모든 것에서 벗어남이니, 그 길에 있음을 행복으로 아는 님., 님을 응원합니다..._()_...

2017-09-11 20:18:29

세명화

아 강아지 저러고 다니면 완전 홍보 대박 할듯요..
저희는 노점상 과일 가게 리어카에 전단지 붙인적 있는데.. ^^

2017-08-30 14: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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