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우리는 함께하러 간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소리에 오늘 행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려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6년째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진주법당 서동욱 님의 사전 안내와 준비로 처음 참가하는 저도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집결 장소로 갔습니다. 서동욱 님도 계획했던 일이고 오늘 하늘에 비 오지 말라고 기도를 많이 해서 남해 가면 비가 안 올 거라며 농담을 던졌는데, 전 무조건 믿고 출발했습니다.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줬던 통일버스에 드디어 올라탑니다!▲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줬던 통일버스에 드디어 올라탑니다!

새터민 37명, 진주, 사천법당 봉사자 13명 모두 50명이 한 버스에 탔는데요. 그 중 새터민 어린이도 9명 있었습니다. 서동욱 님은 <좋은벗들> 활동한 이래 처음으로 버스 좌석이 부족해 행복한 고민을 했답니다. 남쪽, 북쪽 사람들을 실은 통일 버스는 9시에 진주에서 출발하여 사천 새터민을 싣고 남해 상주 해수욕장을 향해 달렸습니다.
버스 안에서 새터민과 봉사자는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새터민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는 처음인 저는 뭔가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보지도 듣지도 않고 생각만으로 그려온 그 분들의 모습은 제 생각과 완전 달랐습니다. 활기차고 유머스러웠습니다. 남해 가는 길에 기사님의 양해를 구하고 노래방 타임이 있었는데요. 그분들은 프로급의 춤과 노래 실력을 자랑했습니다. 다들 언제 배우셨는지 남쪽의 노래를 쭉쭉 잘도 뽑아냈습니다.

자리정돈 후 점심준비하며 한 컷. 우리 모두 너무 즐거웠습니다.▲ 자리정돈 후 점심준비하며 한 컷. 우리 모두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빗속을 쿵짝거리며 달려 남해 상주해수욕장에 도착할 즈음 거짓말같이 비가 그치고 해가 쨍 났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보니 드넓은 푸른 바다에 넘실대는 파도,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담당자인 서동욱 님은 내 기도발이 통했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미리 예약해 둔 평상에 짐을 풀고 봉사자들은 자리 정돈하여 점심 준비부터 시작했습니다. 돼지 주물럭을 굽고 미리 준비해 온 시래깃국과 각종 밑반찬들로 세팅하니 어렵지 않게 끝났습니다.

드디어 푸른 바다로 달렸습니다. 아침에 비가 온 탓인지 넓은 백사장에는 마지막 피서를 즐기는 사람이 드문드문 조용하고 깨끗했습니다. 윗동네 아랫동네 사람들이 함께 놀기에는 최고의 날씨였습니다.

깨끗하고 조용했던 남해 상주 해수욕장.▲ 깨끗하고 조용했던 남해 상주 해수욕장.

신나게 하나되어 볼까요?

하나 둘, 하나 둘! 몸 풀기부터 시작하여 등대고 허리도 쭉쭉 펴고요. 보물찾기도 하고요. 모래성 무너뜨리기 게임도 했습니다. 어른 아이 함께 모래밭에서 게임을 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렇게 윗동네 아랫동네 사람들은 남녀노소 모두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니, 원래부터 하나였습니다. 몸으로 부대끼니 시종일관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니, 원래 하나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니, 원래 하나입니다.

그 중에는 탈북하여 <하나원>에 있다가 나온 지 4일 된 분도 있었는데요. 오빠랑 딸과 함께 내려오셨답니다. 그분들이 우리도 북에서 내려왔냐고 물어보셔서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다는 봉사자도 있었습니다. 또 딸이 아직 중국에 있어서 영상통화를 하고 싶은데 어찌 하면 되냐고 물어보시는 분, 북한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어찌하면 되냐고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을까요. 각자 애절한 사연을 가슴에 묻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지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고요.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잘 전해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봉사자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맛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해수욕장 한켠에는 바나나보트가 있었는데요. 봉사자와 새터민들이 함께 타고 푸른 바다 위를 소리 지르며 질주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와 함께 맛난 점심이 즐거웠던 점심공양시간.▲ 이야기와 함께 맛난 점심이 즐거웠던 점심공양시간.

바나나보트를 탄 새터민들은 즐거움에 소리를 맘껏 질렀습니다.▲ 바나나보트를 탄 새터민들은 즐거움에 소리를 맘껏 질렀습니다.

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르렀습니다. 저 멀리 푸른 산도 우릴 지켜보는 듯 했습니다. 국토는 분단되었어도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숨 쉬고 살아온 우리는 하나. 모두모두 손잡고 맨발로 백사장을 뛰고 굴렀습니다. 새터민들이 그동안의 고통과 아픔, 두려움을 한꺼번에 날려 보내고 남쪽 동네에 잘 적응하여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얼른 통일이 되어 북쪽에 두고 온 가족을 만나 오순오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해맑은 우리들의 웃음을 한 컷에 담았습니다.▲ 해맑은 우리들의 웃음을 한 컷에 담았습니다.

그날 남해 상주 바다에서는 이미 윗동네 아랫동네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통일을 기원하는 만세를 불렀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평화로운 통일코리아가 되어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통일을 기원하는 만세를 부르는 우리들.▲ 통일을 기원하는 만세를 부르는 우리들.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노래방 타임을 즐겼는데요. 피곤해하지도 않고 쉼 없이 노래실력을 뽐내는 새터민들의 열정에 봉사자 모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마치 통일 실은 버스처럼 가슴 뭉클했습니다.

앞줄 가운데 서동욱 님▲ 앞줄 가운데 서동욱 님

다음은 행사 마치고 담당자인 서동욱 님의 마음 나누기입니다.

“소통을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이나 현란한 스킬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대문만 열었을 뿐인데 돌아보니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고, 다시 돌아보니 흥겨운 잔치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함께 해 주신 분들, 알게 모르게 물심양면으로 도움 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미 우리는 하나입니다.

글_목인숙 (진주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