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소정 님의 수행담을 읽으며 초심으로 돌아가봅니다.

캐나다에 이민 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토론토에서 혼자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동갑내기 친구하고 서로 삼재가 낀 것 같다며 진담 섞인 농담을 할 정도로 탈도 많고 걱정도 많은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그것을 이루려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받는 스트레스, 막연한 불안감으로 괴로워했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상태였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요즘 자기가 듣고 있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팟캐스트가 도움이 많이 된다며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솔깃해진 저는 제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찾아 듣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스님의 말씀이 낯설게 들리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통해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에 대한 답변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으면서 점차 '아, 같은 상황을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서 한 컷
▲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서 한 컷

불교대학으로

자유롭고 행복해지고 싶으면 불교대학에 다니라는 스님의 말씀에, 오래전부터 불교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저에게 불교대학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토론토 법당에 문의를 해보니 불교대학이 약 3주 후에 시작한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 이 모든 것이 마치 우주가 저에게 주는 사인처럼 느껴졌습니다. 불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은 토론토법당은 벽에 걸린 부처님 모습도 낯설고, 방석에 앉는 것도 낯설고, 게다가 제 나이 또래는 아무도 없어서 모든 게 더욱 낯설기만 했습니다. '여기 잘못 온 건가…'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자 지금의 내게 필요한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내가 찾는 행복과 자유로움이 이것이다'라는 확신으로 불교대학 일 년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불교에 대해 배우면서 저에게는 모든 것이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런 법이 존재한다는 것도, 이런 진리를 여태 알지 못했다는 것도, 불교가 이렇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가르침이라는 것, 증명되지 않거나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저에게 딱 맞는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마치 꿈과 같은 망상 속을 헤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정말로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동안 걱정하고 괴로워했던 많은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도 깨우치게 되었지요.

지난 9월 18일 토론토법당에서 진행된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서: 맨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홍소정 님
▲ 지난 9월 18일 토론토법당에서 진행된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서: 맨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에 홍소정 님

<깨달음의장>에서 나를 보다

그렇게 잠시나마 변화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던 저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비를 맞게 되었습니다. 저의 관점과 견해에 집착해서 남을 탓하고 화를 내며 스스로를 괴롭혔습니다. 이번에도 괴로워하는 저에게 절묘한 타이밍으로 워싱턴에서 하는 <깨달음의장>에 가게 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굳이 시간을 내서 멀리 워싱턴까지 갈만한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기회를 놓쳤다가는 후회를 할 것 같은 생각에 가기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깨달음의장>에 간 저는 내면의 깊은 곳에 묻어두고 외면하고 있었던 상처, 열등감, 욕심, 그리고 집착 등을 모조리 꺼내놓게 되었습니다. 보고 싶지 않던 감정과 생각들을 숨기지 않고 하나하나 마주해 가면서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할 만큼 큰 깨달음을 얻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한,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수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불교대학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경전반에서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올해 캐나다에 <즉문즉설> 강연을 하러 오신 스님께 직접 불명을 받는 수계식을 하는 귀한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합니다. 아침에 못 일어나는 습관을 바꾸기가 너무도 어렵지만 오늘 못했다고 좌절하기보단 내일 또 연습해보기로 합니다. 지금도 불안감이나 괴로움에 휩싸일 때가 있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더 금방 알아차리게 됩니다.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또 해봅니다. 불법을 만나 행복한 수행자인 저는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해 봅니다.

글_홍소정 (토론토법당)
정리_김정란 희망리포터 (토론토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지부)

[2017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강연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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