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때 한 컷.▲ 행사 때 한 컷.

어머니와의 관계를 정면으로 바라보다

몇 년 전 우연히 TV를 보고 법륜스님께서 <즉문즉설>을 어떻게 하시는지 검색해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이 가벼워져 하늘을 날 것만 같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날수록 괜찮은 척 가면을 쓰고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느꼈고, 나이 들수록 아빠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쓰면 내가 행복해져 아이들도 행복할 것 같아 봉사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지인이 정토회에 있어 분당법당을 검색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땐 수정법당이 생기기 전이였고, 봉사하려면 불교대학에 입학하면 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수정법당 생기고 첫 불대생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며 <수행맛보기>를 할 때 나누기를 통해 내가 살아오며 경험한 것들을 나누기했습니다. 뭔가 하나씩 사소한 불편한 감정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저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분노가 올라왔습니다. 그 후 <깨달음의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의문이 풀어지고 또 한 번 날아갈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잘 기를 수 있을거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도반들과 JTS거리모금 때.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저, 김성희입니다. 정토회와의 만남은 내 마음 속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고 정리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도반들과 JTS거리모금 때. 왼쪽에서 세 번째가 저, 김성희입니다. 정토회와의 만남은 내 마음 속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고 정리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 후 한 달쯤, 친정엄마가 응급실에 있다는 전화를 받았고, 정밀검사 후 대장암 말기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17년 전 결혼 후 아버지가 갑자기 간암 말기 3개월 밖에 못 사실 거라는 말과 함께, 후에 정말 그만큼 사시다가 돌아가셨을 땐 우연이라 여겼는데, 갑작스러운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저는 서로 각자 소통 없이 살았기에 이런 상황 앞에 형제들은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오해를 하게 되고 말다툼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그런 우릴 보며 힘들었는지 제가 친정에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괴로운 마음에 스님께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라는 나의 첫사랑을 보내며

스님께 질문한 이후로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스스로 내가 친정에 안 가는 게 모두에게 이롭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원하는 건 엄마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시 건강해지시는 모습이기에 억울하고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을 잠재우며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들을 접게 되었습니다.
형제들과 불편한 상황을 만들기 싫어 엄마 계실 때만 찾아뵙곤 했는데, 1년 정도 항암치료를 받으시던 무렵, 엄마가 병원에 응급으로 입원을 하셨고, 어머니가 나를 찾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병원에 찾아간 그 날, 그동안 미뤄왔던 말을 하시겠다고 하셨을 때 저는 이젠 다 알고 있다고,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 날의 기억은 지금도 마음이 아픕니다.

엄마로만 바라봤던 내 눈에 가엾은 한 여인이 있었고, 그 여인은 나의 첫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면 그만인 것을, 내가 이해하면 그만인 것을 끝없이 바라기만 하던 제 모습에 후회가 되었습니다. 마음과 몸이 힘들었는지 산부인과 수술도 하게 되었고, 지금 건강하다고 말할 수 없으나 이만하길 다행이다, 기회가 아직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눈물 나고 우울한 마음이었습니다. 머리로는 고통 속에 있지 말고 그만 가시라고 말했지만, 제 마음속 어린아이는 엄마를 보내지 못하고 그 기억이 아파서 외면한 채 씩씩해지려 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계속 과거를 붙잡고 있을 수 없기에 마음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지금 여기 내가 잘 사는 이 모습이어야 아이들도 잘 살 수 있겠지하며 이 길을 가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법당도반과 한 컷. 환한 얼굴로 사는 제 모습이 무엇보다도 좋습니다.▲ 법당도반과 한 컷. 환한 얼굴로 사는 제 모습이 무엇보다도 좋습니다.

어머니와 이별한 지 1년이 흘렀습니다. 부모님과의 이별은 제게 또 다른 업으로 남아 가끔 뭔가를 쥐려던 손을 펴게 합니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듯 느껴집니다.
수행자라고 하기엔 한없이 부족하지만 이번 기회에 부모님께, 스승님께, 법사님께, 인연이 되어준 도반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글_김성희 희망리포터(분당정토회 수정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