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우 님(왼쪽/동생)과 김갑구 님(오른쪽/형) - 우리는 형제입니다!▲ 김갑우 님(왼쪽/동생)과 김갑구 님(오른쪽/형) - 우리는 형제입니다!

형님 먼저? 아니, 아우 먼저! - 정토회와의 인연이 시작되다

두 형제는 연년생입니다. 한 살 형이 갑구, 한 살 아래 동생이 갑우입니다. 정토회와의 인연은 동생 김갑우 님이 먼저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쯤, 인간관계에 대해 답답함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읽게 되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이 법륜스님의 <기도>였던 것입니다.

갑우 : 스님의 책을 읽다가 ‘이 답답함이 상대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나로부터 일어나는 거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이런 말이 책에 적혀 있었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기도를 했었는데 그게 정토회와의 첫 인연이었어요.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1년 정도 기도를 하고 스님의 법문 영상도 봤어요. 그런데 즉문즉설에서 <깨달음의장>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때 딱 듣고는 ‘나도 <깨달음의장>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정토회를 만나게 되었죠. 그러고 나서 서면법당으로 오게 되고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49일 문경살이>도 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예요.

김갑구 님이 정토회를 만나게 된 것은 동생의 영향이 컸습니다. 같이 가자는 동생의 권유를 계속 거절하다가 경주 남산순례에 처음으로 같이 가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갑구 : 저는 동생 따라서 왔어요. 처음에는 동생이 너무 열성적이어서 이상한 종교에 빠진 줄 알고 걱정했어요. 그런 안 좋은 인식이 있는 상태에서 동생이 계속 같이 가자고 하는 거예요. 매번 거절하다가 한번은 동생을 따라 가봤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었죠. 그때는 이상한 곳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이상한 종교단체다 싶으면 동생을 빼 와야겠다. 동생은 빠졌지만, 나라도 제정신으로 있어야지’ 이런 마음으로 긴장을 많이 하고 갔어요. (웃음)
불교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새벽예불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일주일에 겨우 한 번 따라 나가다가 두 번, 세 번, 일곱 번 나가게 되고 그러다가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전에 동생이 스님 법문 영상을 몇 번 보여줬었는데 법문이 정말 좋더라고요. 그런 영향도 있었어요.

형제의 하루, 24시간이 모자라

두 형제는 매일 새벽 5시에 법당에서 함께 새벽예불을 드립니다. 두 사람의 기상 알람은 새벽 4시에 맞춰져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법당에 도착해 예불 준비를 하고 새벽기도를 합니다. 그리고는 각자 일터에서 근무하고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여러 정토회 활동으로 일정이 꽉 차 있습니다. 서면법당에서는 청년부가 일요수행법회를 맡아서 열고 있는데요, 김갑구 님이 법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갑구 : 휴일에는 좀 빈둥거리고 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너무 게을러지더라고요. ‘저의 게으른 습관을 극복하는 것이 제 일생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쉬기만 했을 때는 유익하지 못한 점이 많았는데 일요법회에 나가게 되면서 그런 것이 좀 많이 버려졌어요. 아침에 법문을 들으면 정신이 좀 맑아진다고 할까요? 게을러지지 않고 전보다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일요법회를 제가 열 수 있어서 좋아요.

김갑우 님은 봉사 이외에도 청년활동으로 꽉 찬 한 주를 보냅니다.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수요수행법회에는 빠지지 않고 꼭 참석하고 있습니다.

갑우 : 법회는 ‘걸레를 빠는 일’인 것 같아요. 나를 맑히는 일이죠. 나에게 쌓인 때를 벗기고 정신이 맑아져요. 스님 법문이 어느샌가 모르게 듣는 것만으로도 쌓이는 것 같아요. 삶의 지혜로 쌓여서 인간관계를 맺을 때마다 조금씩 적용이 됩니다. 화를 내는 상황 속에서도 화를 내지 않는다든지 시비분별이 들끓는 상황에서도 알아차리고 가만히 지켜본다든지, 법문을 듣다 보면 조금씩 스님의 지혜가 알게 모르게 적용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하려면 꼭 법문이 필요하고 생각합니다.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에코붓다 홍보 중인 김갑구 님(형)▲ 천일결사 입재식에서 에코붓다 홍보 중인 김갑구 님(형)

방긋 웃으며 예! 하고 합니다 - 새벽예불의 힘

매일 새벽에 일어나고 밤늦게 하루를 마무리하니 잠 잘 시간이 늘 모자랍니다. 김갑우 님이 새벽예불을 시작하게 된 것은 <49일 문경살이> 회향을 하고 나서였습니다.

갑우 : 저는 <49일 문경살이>를 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49일 동안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고 나만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그런 생활을 나와서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법당에 나와서 기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회향하고 나니 정말 미세한 감정까지도 알아차려 지고 불안한 감정이 많이 들었는데 법당에 갈 때마다 마음이 편했어요. 그래서 법당에서 절을 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편해서요.

갑구 : 새벽에 일어나기 힘들고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지금은 그냥 해요. 이전에는 너무 하기 싫은 마음이 많아 짜증도 많이 내고 동생에게 깨우지 말라고 화도 내고 그랬어요. 힘들고 하기 싫어서 중간에 빠지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아, 이대로 그냥 산다면 삶의 변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데,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있어요. 계속하다 보면 언젠간 되겠죠. 저의 무의식중에 부정적인 것들이 짙게 쌓여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많이 걷어냈어요. 그게 기도 덕분이라고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기도하는 것에 의지하게 돼요.
예불하면서 제 정신상태를 조금씩 알아가는데, 내가 바뀐 걸 남들이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깊이 수행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동생을 보면서 많이 느꼈어요.
혼자 있었으면 못 일어났을 거예요. 동생이 옆에서 계속 가자고 얘기해주니까 가능한 일이에요. 제가 도반들이랑 나누기하다 보면 “새벽에 정진하는 것이 힘들다”고 도반들이 말하는데 그러면 제가 “갑우랑 같이 살아야 한다”고 얘기를 하지요. 제 동생과 같이 살면 새벽예불을 꾸준히 나갈 수 있습니다. (웃음)

서면법당에서 김갑우 님(동생) - 도반들과 함께▲ 서면법당에서 김갑우 님(동생) - 도반들과 함께

서로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알아보다

두 사람이 처음부터 친하게 지냈던 것은 아닙니다. 여느 형제가 그렇듯 어릴 적에는 많이 싸우기도 했다는데요, 정토회 활동을 하며 같이 자주 붙어 다니게 되면서 서로 더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지켜보는 두 사람은 자신의 변화와 더불어 상대의 변화도 확연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갑구 : 동생이 전에는 성격이 굉장히 어두웠어요. 집에서는 말도 잘 안 하고 표정도 늘 굳어있었는데 <49일 문경살이> 이후부터 많이 바뀌었어요. 말수도 많아지고 부드러워지고 집안일도 잘하고 뭔가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은 항상 웃거든요. 농담도 주고받고 이야기도 자주 나눠요. 저희는 마음나누기를 수시로 해요. 남들에게 못하는 이야기도 동생에게는 많이 하거든요. 지금 모습을 보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이 가벼워지고 진짜 행복해진 것 같아요.
동생이 겪은 것을 보니까 ‘저 길이 거짓말이 아니겠구나’라는 증거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그쪽으로 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기는 거죠. 동생의 변화를 보면서 그것 때문에 정토회에 끌린 것도 있어요. 제가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갑우 : 형은 굉장히 부지런해졌어요. 가끔 옛날 모습으로 돌아갈 때가 있지만 그 속에서도 정진을 놓치지 않고 계속하거든요. 많이 밝아지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것 같아서 좋아요. 부정적인 면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어요.
제가 너무 피곤하고 몸이 힘들어서 늦게 일어날 때가 있는데 그때 형이 깨워주면 정말 고맙고 좋아요.

함께 하니 좋지 아니한가!

형제가 함께 수행하니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김갑구 님은 동생을 본인보다 먼저 앞서가며 길을 안내해주는 ‘도반이자 안내자’라고 말합니다.

갑구 : 수행하며 힘들 때 동생이 도움이 많이 돼요.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지처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혼자서 할 만큼의 역량이나 마음가짐이 안되는데도 지금까지 계속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동생과 같이해서인 것 같아요.
형이니까 권위를 좀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한 살 차이니까 친구 같다는 생각도 있어요. 그런데 정토회에 나오니까 그런 권위의식이 불필요한 것 같고 오히려 저에게 해롭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가볍게 내려놓았을 때 동생이지만 동생에게 배울 수 있는 점도 잘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낼 때 동생이 지금 저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저의 내면을 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 같아요. 동생의 추천으로 <깨달음의장>에 다녀온 것이 기억에 남는데, 다녀와서 동생에게 굉장히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갑우 : 제가 간섭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형을 깨워서 같이 가자고 하는 것도 간섭이고, 서로 생활하면서도 간섭을 많이 해요. 그렇지만 모든 것이 결국 다 내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해보니까, 기도하고 절을 하고 스님 법문을 듣고 나한테 적용을 시켜보니까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이렇게 해서 행복해졌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해서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형이 싫어할 걸 알지만 그래도 가볍게 권유를 해보는 거죠.
가족이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남이었으면 아마 원수가 됐을 거예요. 형이니까 같이 한번 가보자고 하면 받아들이고 했지 친구였으면 욕을 했을 거예요. (웃음) 형은 저의 ‘형 도반’ 이에요.

갑구 : 동생은 자기 전에 늦더라도 40분 정도 명상을 하고 자요. ‘절 중독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무리해서 하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해요. 자기 몸도 좀 챙기고 몸 상태도 봐가면서 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소화하긴 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동생이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잘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항상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JTS 거리모금 중인 김갑우(왼), 김갑구(오) 님 ▲도반들과 함께 JTS 거리모금▲ JTS 거리모금 중인 김갑우(왼), 김갑구(오) 님 ▲도반들과 함께 JTS 거리모금

수행을 통해 가벼워지다, 행복해지다

갑구 : 저는 좀 부정적인 성향이 많았어요. 어린 시절에 가정불화를 겪으면서 그런 점이 형성된 것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쌓여있던 부정적인 면들이 매우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사람을 대할 때도 편해지고 가벼워졌어요. 가벼워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갑우 : 수행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조금 더 행복해지고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그게 꼭 절을 해서라든지 종교를 믿어서라든지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가 되었든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기를 돌아보는 돌이킴이 있다면 그게 절이 됐든 다른 종교를 믿든 상관없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옷을 입어도 당당해진다고 해야 하나? 주위 여건은 변화하지 않지만, 그 상황 속에서 내가 행복해진다는 거죠. 옛날 같았으면 불행했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지금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행자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갑구 :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지만 그저 지금보다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불안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게 아직 완전히 극복이 안 됐어요. 그런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꾸준히 정진해서 자기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갑우 : 저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봉사하면서 느낀 점이 ‘봉사를 하는 것 자체가 남 좋아지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것도 받지 않으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나 자신에게 기쁨이 되고 내 삶의 긍정적인 힘이 됩니다. 수행과 봉사는 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면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김갑구 님(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갑우 님(오른쪽에서 두 번째) ▲ 서면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김갑구 님(오른쪽에서 세 번째), 김갑우 님(오른쪽에서 두 번째)

장난감을 가지고 서로 다투던 꼬맹이들이 지금은 어엿하게 같은 수행자의 길을 가는 도반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진솔한 마음과 바른 생각으로 속이 꽉 찬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어 따뜻한 마음이 몽글하게 올라옵니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두 사람, 어깨동무를 한 두 형제의 모습이 참 따뜻하면서도 힘이 있어 보입니다. 둘도 없는 형제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두 사람, 앞으로도 계속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좋은 도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_방현주 희망리포터(서면정토회 서면법당)
편집_김형석(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