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가족, 도반

각자 느끼는 도반의 의미를 말해볼까요?

첫째, 도반이지만 가족 같아요. 나누기 시간에 남편, 아이, 부모님 걱정 등 마음에 담고 있던 모든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그렇구나’ 느끼며 더욱 가까워지게 된 것 같아요. 법당의 행사도 으쌰으쌰하며 모두가 참여하도록 하는 담당자도 귀엽고 마음 내는 도반들도 대단하세요.
둘째, 율동 봉사를 통한 ‘단합’인 것 같아요. 지난해와 올해 불교대학과 경전반 입학식 공연, 송년 모임 등에서 초등학생 같은 율동을 선보여야 했어요. 모여서 연습하고, 틀리면 지적 받으면서 함께 한 시간이 끈끈한 접착제가 되도록 한 것 같아요. 노래에 맞춰서 춤췄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셋째, 경전반 도반들은 따뜻한 햇볕이 온몸을 감싸듯 편안하고 온화한 사람들이에요. 자신의 온기로 상대방을 채워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고 행복해요. 이런 사람들과 1~2년을 법문뿐만 아니라 많은 행사를 함께 했어요. 가을이 깊어질수록 단풍이 곱게 물들듯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져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함께 했던 모든 시간이 소중해요.
넷째, 수행에 있어 도반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어요. 오랜 기간 함께 마음을 나누며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수행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을불교대학 입학식 공연 (앞줄 왼쪽부터 박진영, 한장수, 고혜경 /뒷줄 왼쪽부터 임순옥, 권영, 오세오, 박은숙)▲ 가을불교대학 입학식 공연 (앞줄 왼쪽부터 박진영, 한장수, 고혜경 /뒷줄 왼쪽부터 임순옥, 권영, 오세오, 박은숙)

나에게 도반이란? 매일 먹는 집밥이다!

함께한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어보았습니다.

고혜경 님 : 108배를 하며 하루에 한 번 나를 생각하며 반성하는 시간이 좋았어요. 일이 생길 때마다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성격인데, 수행하면서 ‘그럴 수도 있지. 다시 하면 되잖아’ 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근과 희사의 시간에 앞에 나가 보시하는 것이 부끄러워 자동이체로 보시를 했어요. 연말에 기부금 명세서를 보며 살짝 놀랐지만 ‘좋은 곳에 쓰이겠지’라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어요. 마음만 고쳐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봉사인 것 같아요. 처음 JTS 거리모금에선 어색했지만 하면 할수록 목소리도 커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특히 경전반 도반들과 함께하면 더욱 재미있고 즐거운 ‘파티타임’이 됩니다.

박은숙 님 : 순응하는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나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내가 할 일이겠거니 하면서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나의 능력을 적절한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에 ‘이것이 보시구나!’ 싶어 쓰임 있는 제가 고맙기도 합니다.

권영 님 : 수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참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실천으로 밀고 나갈 힘도 생겼어요. 조금씩 바뀌는 생각들이 현재의 나를 바꾸고 미래의 우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전엔 하루의 삶이 나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아침 수행이 하루를 결정하고, 그 하루가 오늘과 내일의 나를 결정합니다. JTS 거리모금이나 불교대학 홍보 등 평소 경험해보지 못했던 체험들이 스스로 만들어놓은 경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한장수 님 : '내가 옳다'는 생각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고, 무지의 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후면 경전반 졸업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의 각오나 계획을 물어 보았습니다.

고혜경 님: 수행법회 담당을 맡겠다 했는데 좀 두렵습니다. 5명 이상 참석이 저의 목표이지만 욕심일지도 몰라요. 도반들에게 안 오면 올 때까지 밤새 기다린다고 반 협박을 했지만, 설령 혼자 덩그러니 법당에 있게 되더라도 성실히 임해보겠습니다.

박은숙 님 : 절친인 고혜경 님이 내년부터 수행법회를 담당할 계획입니다. 저는 1+1 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아니죠. ‘친구 따라 법당 간다.’ 수행법회를 통해 계속 경전반 도반들과 함께 수행할 예정입니다.

권 영 님 : 저도 수행법회를 통해 계속 청정한 수행자로 살기 위한 자극을 받을 예정입니다.

한장수 님 : 지금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주변 지인들의 상황에 맞은 <즉문즉설>을 찾아서 보내주기도 하고 감명 깊은 경전 구절을 공유하고 있어요. 또 저의 일상이나 정토회 행사 등을 공유하면서 불교대학이나 경전반 홍보를 같이 하기도 해요.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전법에 힘쓰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요즘은 매주 평화시민대회에 도반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활동들을 통해 통일의 필요성과 미래 통일코리아의 비전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가을불교대학 홍보 (왼쪽 두 번째부터 박진영 ,한장수, 고혜경 /뒷줄 왼쪽부터 임순옥, 권영, 오세오, 박은숙)▲ 가을불교대학 홍보 (왼쪽 두 번째부터 박진영 ,한장수, 고혜경 /뒷줄 왼쪽부터 임순옥, 권영, 오세오, 박은숙)

나에게 경전반 도반이란? 진부한 질문에 재치있는 답변들을 해 주었네요.

매일 먹는 ‘집밥’이다. 매일 먹어 별거 아니라며 싫증낼 수 있지만, 즐거운 먹방 여행을 해도 결국은 집에 돌아와 먹는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최고이듯이 경전반은 저에게 속 편하게 소화 잘되는 집밥입니다.

‘숨바꼭질’입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을 도반을 통해 보게 되고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던가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수행ㆍ보시ㆍ봉사’의 필수조건입니다. 도반과 함께였기에 배우고 깨닫고 나누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수행의 ‘전부’입니다. 경전 공부뿐만 아니라 도반들과 마음 나누기를 하면서 성장했고, 아울러 정회원이 되어 발심행자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문경 특강수련 (앞줄 왼쪽부터 박은숙, 김은영, 권영, 신명숙 /뒷줄 왼쪽부터 한장수, 이윤경, 고혜경, 김정원, 박진영)
▲ 문경 특강수련 (앞줄 왼쪽부터 박은숙, 김은영, 권영, 신명숙 /뒷줄 왼쪽부터 한장수, 이윤경, 고혜경, 김정원, 박진영)

우리 모두 정토행자로서 매일 꾸준히 수행하고 싶어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수행의 끈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나는 법이지요. 봄경전반 도반들은, 9-2차 입재식부터 ‘수행 출석부’를 만들어 매일 저녁 10시에 수행 여부를 점검하며 도반들의 수행을 특별관리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 가기에는 쉽지 않은 수행의 길을 도반들과 함께 한발씩 내딛다 보니 전체 10명의 도반 100%가 졸업할 예정이며, 현재 5명인 정회원 외에도 12월에 추가로 3명이 더 발심행자 교육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불교대학부터 2년 가까이 마음나누기를 함께하며 이제는 가족처럼 끈끈해진 봄경전 저녁반 도반들의 환한 얼굴을 보니 덩달아 저도 같이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로 가득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글_고혜경, 박은숙, 권영, 한장수(수원정토회 영통법당)
정리_차미나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영통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