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토회 노원법당에서 강철체력 기도머신으로 불리는 김득만 님의 수행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600여 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해 온 김득만 님을 매운 바람이 휘날리던 12월 중순에 만났습니다. 불교대학 경전반 수업이 있던 날, 수업이 끝난 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인터뷰에 응해준 김득만 님께 감사드립니다.

본질을 증득하기 위해 형상을 이용하라

법륜스님 법문을 유튜브로만 듣던 중,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그것을 실생활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천주교 신자인 저에게 불교대학에서 처음 접하게 된 염불, 목탁, 가부좌, 봉사, 수행 이러한 종교적인 색채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제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의 일생> 법문을 듣던 중 ‘본질을 증득하기 위해서 형상을 이용하라’ 라는 이 말이 제 가슴에 꽂혔기 때문입니다.

본질은 진리, 깨달음, 정통이고 형상은 문화, 승복, 전통 형상 종교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토회에서 안내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다 해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경수련원에서▲ 문경수련원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는 기도 비결은 집착!

2016년 4월 19일 <수행맛보기>를 시작으로 새벽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쉬지 않고 108배와 수행문 낭독을 하면 40분이 걸립니다. 여기에 예불문 낭독까지 하니 1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수련 중 묘수법사님 말씀을 듣고 300배 정진을 하게 되었고, 기도시간은 20분이 늘어난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 후 명상수련을 다녀오게 되었고, 기도시간에 40분 명상이 추가 되어 매일 기도 시간이 약 2시간 가량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기도 시간이 2시간이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겠지요.

이렇게 기도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잠이 부족해서 회사 업무시간에 졸기도 했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던 중, 일찍 자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9시 취침, 새벽 2시 반 기상을 합니다. 2시간 수행 후 아들과 함께 새벽 5시에 수영을 갑니다.

서초법당에서 하는 새벽 통일기도 ▲ 서초법당에서 하는 새벽 통일기도

사람들이 저에게 강철체력이냐, 기도하는 머신이냐, 의지력이 대단하다 라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는 단지 3년은 빠지지 말고 해보자는 마음다짐을 실천에 옮기고 있을 뿐입니다. 수행 초보자에게 어느 정도의 집착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의 이야기이지 초보 수행자는 자기 스스로가 도와야 합니다.

저는 금연한 지 10년 정도 되었고 5년 전 20kg 체중감량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날씬한 지금 제 모습만 아는 분들은 예전의 제 사진을 보여주면 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불교대학을 다니기 전에 금주를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술을 억누르면 고행주의가 되는데 내가 술이 먹고 싶구나 하고 바라보니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20kg 감량한지 5년 되었어요! 날씬한 모습만 아는 도반들과 함께▲ 20kg 감량한지 5년 되었어요! 날씬한 모습만 아는 도반들과 함께

마장도 많았습니다. “통증은 몸에서 오는 욕구일 뿐 힘든 것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라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냥 했습니다.

거실에 저만의 법당이 있어요.

여행을 가서 기도할 장소가 없을 때는 부엌에서 헤드셋을 끼고 기도했고, 친척집에 집들이를 갔을 때는 세탁실에 들어가서 기도했습니다. 세탁실에서 나오는 저를 보고 어머니께서 놀라서 뭘하고 나오는지 물어보신 일도 있었습니다. 여행을 가서 따로 공간이 없을 때는 아내와 아들 딸이 자는 옆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유별나 보이게 기도를 하는데도 저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심지어 거실을 작은 법당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가족들에게 조금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뭐라고 하면 부처님 액자를 내렸다 잠잠해지면 또 올렸다를 반복하니 지금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이제 아침기도 600일을 넘기고 나에게 변화가 생긴다는 천일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거실에 마련한 법당▲ 거실에 마련한 법당

기도해서 좋아진 것이 있느냐고요?

첫째, 기도만 한다고 좋아지는 것은 없습니다. 기도는 연습일 뿐 생활에서 실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스님께서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하셨는데 현재 저는 달을 볼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셋째, 나의 업식(까르마)이 너무 잘 보입니다.

넷째, 작은 것에 감사와 참회기도를 하니 모든 인연이 고맙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예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겼습니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지은 인연에 따른 과보라고 생각하니 그마저도 행복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가끔 한 생각 돌이키기가 됩니다. 정말 마음이 '공'한 것이 무엇인지 보게 됩니다.

지도법사님과 함께하는 정초법회_활동가들과 함께▲ 지도법사님과 함께하는 정초법회_활동가들과 함께

수행은 양파껍질을 벗기듯 하는 것

얼마 전 고등학생 아들과 갈등이 있었습니다. 새벽 수영을 하던 중 아들에게 침이 흘러내리니 배수구에 뱉으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침을 흘리지 않았다고 끝까지 우기면서 자기를 쓰레기 취급하냐고 방방 뛰었습니다. 저는 화가 나서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스님이 하신 말씀 중, 중도란 인도의 어린이들이 박시시(구걸) 하는 것과 시장판의 호객행위와 비슷하다. 그것은 그들의 일일 뿐 동정을 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무반응으로 대처하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이미 화가 난 내 마음을 테스트해 보기로 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을 내어 아들 방에 들어가 아빠가 잘못 봤을 수도 있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은 마음을 열고 방에서 나와 식탁에 앉았습니다. 같이 아침을 먹으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게 뭐지? 마음이란 그 놈 참! 공하다”는 것을 깨쳤습니다. 정토회에 다니면서 부부싸움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풀면 오래가지 않습니다. 스님 말씀 중에 수행은 양파껍질 벗기듯이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생각 한 번 돌이켰다고 자만하면 다시 그 상황이 되었을 때 또 다시 같은 곳으로 빠져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렇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돌이키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2018년 내겐 도전의 해 : “그 때 해볼걸…” 하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2016년 봄 특강수련 때 고민이 있어 스님께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그동안 정토회 활동가 소임을 여럿 맡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직업상 환경영향평가 일을 하는데 환경영향평가사 시험 공부를 위해 소임을 내려놓을 것인가, 아니면 업식이 더 굳기 전에 활동가의 소임을 넓혀서 깨달음을 향해 더 열심히 정진할 것인지가 고민이었습니다. 스님은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고 하시며, 정토회가 환경 분야에도 활동을 하고 있으니 전문가가 되어 잘 쓰이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니면 공부는 남이 하라고 하고 열심히 정진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 때는 스님께서 참 편하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하고 전혀 제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말씀으로 인해 선택할 자유가 주어졌고 지금 공부를 선택한 것에 번뇌가 없습니다.

JTS 거리 모금_도반들과 함께 ▲ JTS 거리 모금_도반들과 함께

올해는 불자로서가 아닌 새로운 도전의 해가 될 듯합니다. 활동가의 소임을 잠시 내려놓고 목표하고자 하는 시험을 치를 예정입니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간월재를 올라갈 때 어느 분이 올라갔다 내려올 걸 왜 힘들게 올라가냐는 말을 했습니다. 오르는 사람은 힘든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찾는 것입니다. “그 때 해볼 걸” 하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도전하는 것, 이것은 지난날 제가 지은 인연의 빚을 갚는 일이자 홀로서기의 일환입니다. 그동안 새벽에 일어나 하루도 빠짐없이 수행한 힘으로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정진하기

아직도 가끔은 화를 내고 경계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나를 바라봅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정진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부처가 못되더라도 초견승이라도 되고 나아가 보살 중에도 깨달음의 비중이 많은 보살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항상 성공을 다른 곳에서 찾았는데 이미 세 번이나 성공하였음을 깨달았습니다. 한번은 태어난 것이고 또 한번은 결혼한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부처님 법 만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아주 행복합니다.
‘우리는 원래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진흙에 뿌리를 둔 연꽃이 거기에 물들지 않고 꽃을 피워내듯이 우리 모두 언제나 맑고 밝고 아름답기를 기원합니다.

글_최은주 희망리포터(노원정토회 노원법당)
편집_권지연 (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