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향기는 은은히 그리고 멀리까지 퍼지는 것 같습니다. 부사법당에서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마치고 불교대 담당자로 봉사하며, 새벽 통일기도까지 올곧이 수행하고 있는 김명자 님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법륜스님 책 《기도》를 선물 받다

아들이 서울에서 재수할 때에 보문산 산행을 시작했는데, 산을 오가며 들리는 어느 사찰의 스님 불경 소리에 이끌려 절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시험만 보면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시켜달라고 열심히 기도했지만, 재수, 삼수에도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절망적이었습니다.
스님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고 보면 더 잘된 일일 수 있어요. 공부 좀 하세요. 공부! 불법 공부 좀 해보세요.” 하며, 법륜스님의 《기도》 책을 주셨습니다. 집에 와서 책을 한 줄 한 줄 읽으며 펑펑 울었습니다. 아들을 위한다는 것이 사실은 위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아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무지해서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보고, <희망편지>를 받아보다가 2015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식▲ 불교대학 입학식

불교대학과 경전반, 새벽기도까지

백화점에서 매장을 관리하고 있어 시간 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불교대학을 다니는 게 좋아서, 그 시간만큼은 다른 직원에게 간곡히 부탁하며 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일 때문에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아 법당 행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점점 달라지는 도반들의 모습을 보며 더 열심히 하고 싶었지만 잘되지 않았습니다. 아침 수행도 ‘나는 일을 하니까 아침 시간은 무리야.’ 하며 이 핑계 저 핑계를 잡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봄, 천일결사 가는 차에서 옆에 같이 앉아가던 도반의 권유로 부사법당에 가서 새벽기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벽기도로 이끈 한 마디- “안 오면 안 켜고 한데이”

혼자서는 하기 힘든 수행이었지만 같이 하니 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은 평소보다 잠이 많이 줄어 멍하기도 하고 속도 메슥거리는 것 같았지만, 기분만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피곤할 때 낮잠 30분 정도 자면 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음을 경험하면서 잠으로부터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새벽기도를 몇 사람이 같이하니 묘광법사님이 소임을 정해 주셨는데, 상단에 촛불을 켜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며칠 일찍 일어났더니 슬슬 더 자고 싶고, 하기 싫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눈을 떠 보니 벨 소리도 못 듣고 그만 늦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번 빠지면 두 번째는 쉬워질 것 같은 생각에 눈곱만 떼고 서둘러 법당으로 갔습니다. 법당에 들어서니 촛불이 켜지지 않은 채 법사님과 총무님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 법사님이 ”보살님, 안 오면 촛불 안 켜고 한데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씀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기다리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기분 좋고 힘이 되었습니다.

묘광법사님은 힘들어할 때마다 잘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여러 방법으로 깨우쳐 주셨습니다. 한 번은 쌀 20kg을 보시하는데, 법당이 5층이라 배달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법사님이 직접 들고 오라는 말씀에 혼자 가지고 갈 자신이 없어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남편은 새벽 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배달해주었는데,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남편도 새벽기도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법사님의 가르침과 배려, 관심으로 가능한 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남편은 다리가 아파서 절을 잘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다리가 좋아져 절도 가볍게 잘할 수 있게 되었고, 올해부터는 새벽기도 집전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새벽기도 수행의 맛을 제대로 보고 하루도 빠짐없이 법당에 갑니다.

새벽기도하는 김명자 님과 남편 정해익 님
▲ 새벽기도하는 김명자 님과 남편 정해익 님

나를 바꾸니 편안해지는 가족들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고 새벽기도를 하면서부터 생활은 많이 달라 졌습니다. 결혼생활 동안 남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남편은 어딜 다니는 것을 싫어하고, 어딜 갔다 하면 싫은 티를 팍팍 내니까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남편이 저로 인해 힘들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전에는 제가 말이 없어서 성격이 좋은 줄만 알았는데, 수행하면서 마음에는 많은 것들이 일어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와 도반들과의 마음 나누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되니, 제 문제가 하나하나 정리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를 둔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돌봐주지 않았는데도 공부를 잘했습니다. 그래서 기대와 요구도 점점 더 높아졌고, 그 당시에는 제 욕심이 아들을 답답하게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들이 이로 인해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를 생각하니 어리석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무지하고 어리석어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힘들었겠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요즘은 아들도 엄마의 기대가 줄어드니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았습니다. 군 제대 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는 듯한 아들에게 <깨달음의장>을 권했습니다. 기독교 재단인 중,고등학교를 나와 종교에 대해 선입견을 품고 있던 아들은 <깨달음의장>을 다녀와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르고 정말 좋았다고 하며, 생활면에서 매우 편안해지고 달라졌습니다. 동생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어 둘째도 조만간 <깨달음의장>을 갈 것 같습니다.

새벽기도를 함께 하는 묘광법사님과 도반들(맨 앞 가운데가 김명자 님)▲ 새벽기도를 함께 하는 묘광법사님과 도반들(맨 앞 가운데가 김명자 님)

마음공부가 되었던 불교대학 봉사

묘광법사님이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 낼 수 있느냐는 말씀에 2017년 가을불교대학 담당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담당자 소임은 보고 듣고 느끼는 것 그 이상으로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어 조금씩 스스로를 성숙시켜 주었습니다. 올라오는 분별심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을 보며, 요것 밖에 안 되는가 싶어 그런 모습을 인정 하고 싶지 않아 짜증도 났습니다. 평생 모르고 자신이 잘랐다는 생각에 살았을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축복과도 같은 <깨달음의장>

<깨달음의장>은 고정관념을 바꾸어 준 인생의 축복같은 4박 5일이었습니다. 바라는 나에게서 잘 쓰이는 나로 전환되며, 인생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쓰이면서 언제든지 쉴 수 있는 안식처가 생겼다는 든든함까지 느꼈습니다.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4박 5일이었습니다.

12월 23일 한반도평화대회에 참가한 김명자 님과 아드님▲ 12월 23일 한반도평화대회에 참가한 김명자 님과 아드님

감사한 나날들

직장에서도 경쟁과 텃세, 견제, 왕따 이런 것들로 힘들었는데, 그게 다 잘 지내려는 욕심이라는 걸 알고 내려놓으니 그 힘들었던 공간이 지금 이대로 좋은 곳이 되었습니다. 왕따를 당한 사람도 스님 법문 듣다가 불교대학에 입학해서 점점 편안해지고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뿌듯했습니다. 부처님법의 위대함을 경험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요즘 경전반에 다니고 있는 남편과 같이 새벽기도하고 수행하면서 하루하루가 편안합니다. 남편은 요즘 운영하는 매장이 철수될 것 같다는 소식에도 여여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벽 통일기도를 하면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걱정거리는 사소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니 하루하루를 가볍고 감사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과의 대화 내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의 생활 이야기를 많이 내어놓으니 아들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내놓고 공감을 해줍니다.
12월 23일 평화집회는 아들과 같이 함성도 지르고 율동도 따라 하는 등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축제이었습니다.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 날의 축제 분위기가 통일로 이어져 우리 한민족이 함께 모여 ‘오! 필승 코리아’를 노래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묘광법사님과, 나의 남편, 도반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글_김명자 님(대전정토회 부사법당)
정리_김성욱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청주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