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처음으로 절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와 성당을 기웃거리며 ‘예수님의 말씀처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신자라는 분들이 보여주는 신앙적인 모순을 보면서 실망하던 시기에 이민을 왔고, 사는 환경이 바뀌면서 불교의 가르침을 접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 참석한 부동지 님▲ 불교대학 졸업식 및 수계식에 참석한 부동지 님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었지만 <길 없는 길>이라는 소설을 보며 여러 고승에 대한 일화를 접했고 경허스님과 그 제자들, 숭산스님의 법문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스님과의 문답, 또 법문을 통해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배우고 모든 것을 내 마음으로 돌리는 연습도 했습니다. 캐나다에서 7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간 후 바쁜 일상을 핑계로 다 잊고 살다 보니 분별심, 내가 옳다는 생각은 더욱 깊어졌고 가족과의 갈등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대책 없는 괴로운 생활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6년이 지나고 캐나다로 돌아와서 다시 절을 찾으며 예전에 내가 흉보던 다른 종교인들과 내가 별반 다를 바 없음을 알았습니다. 행복하지 않았고 행복이 뭔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우연히 한인 슈퍼마켓에서 정토 불교대학 안내 광고를 보고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어오던 여러 가지 내용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었고 부처님의 삶을 보다 자세히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불교의 핵심 사상인 12연기, 공 사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르침 중에서 ‘순간순간 늘 깨어있어서, 항상 나를 들여다보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려라’라는 가르침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 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토론토 평화 시위에 참여한 부동지 님▲ 토론토 평화 시위에 참여한 부동지 님

정토회의 많은 프로그램 중에 천일결사 수행 기도는 제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처럼 습이 강한 사람에게 ‘하루에 한 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수련이었습니다. 참회 기도를 통해서 나 스스로 일으킨 가족과의 많은 갈등을 풀 수 있었고 번뇌 망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멈춘 적도 있었고, 아직도 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이 어렵지만 천일결사 기도와 명상수련 등을 통해서 꾸준히 ‘그냥’ 기도하는 생활이 계속되기를 발원합니다.

<깨달음의장>을 통해서 제가 겉과 속이 다르고, 절대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었지만 가족에 대한 집착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그 끈을 놓지 않고 스스로를 속이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바람대로 되지 않아서 더 잘된 건지도 모른다고, 다행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틈만 나면 다 커버린 아이들을 내 생각대로 끌고 가려는 저를 봅니다.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대로,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저를 마주친 것입니다. 법사님 조언에 따라 ‘제가 할 일은 다 했습니다’라고 기도하면서 스스로 가벼워짐을 알아차립니다. 이제 저는 아이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발원하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마치고 경전반 중반이 지난 시점에 저는 불교대학 초기의 간절함이나 열정은 많이 사그라들고 수행에 진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수행을 시작할 때 ‘아, 이런 길이 있구나’ 했던 그 기쁨, 수행 기도를 하면서 저를 바라보는 시간의 즐거움도 퇴색되어가는 느낌이 들 즈음 불교대학을 진행하는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불교대학 참가자들과 같이 법문을 듣고 마음 나누기를 하다 보니 초발심이 되살아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진행 소임을 맡게 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역시 초발심이야말로 변정각을 이루는 힘입니다.

깨달음을 얻고자 하면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발원을 하라는 금강경 말씀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깨달음을 얻고자 욕심부리지 말고 지금 여기 내 삶을 잘 살아가기를, 금강경 첫 법회 유인분에 표현된 부처님의 하루처럼, 나도 그런 하루를 애쓰지 않아도 보낼 수 있기를 발원해 봅니다.

글_부동지 님 (토론토법당)
담당_김정란 희망리포터 (토론토법당)
편집_이진선 (해외법회)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