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만난 스님의 법문으로 그동안 힘들고 괴롭다고 여겼던 지난 일들이, 정토회 활동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오늘도 하루하루 행복한 수행자로 살아가는 손득례 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인도 성지 순례에서_손득례 님▲ 인도 성지 순례에서_손득례 님

정토회와의 인연

2009년, 남편과의 갈등으로 힘들 때 우연히 아침마당을 보다가 법륜스님의 법문이 좋아 지인을 통해 울산법당 개원 법회에 법륜스님이 오신다는 것을 알고 찾아갔습니다.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뜨거우면 내려놓아라”는 말씀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순간 제 삶은 변했습니다. 하지만 수행은 하지 않고 책과 1년에 한두 번씩 강연만 듣다 보니 남편에게 감사했던 마음들이 점점 옅어지고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2011년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7-2차 천일결사 입재를 남편과 같이하였습니다. 그동안 하기 싫고 힘들다는 생각으로 가지 않았던 <나눔의장>과 <깨달음의장>과 바라지 그리고 명상을 경험하고, 2016년에는 인도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지원팀장 소임을 맡아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부딪히며 얻은 경험은 나를 알아 가는 과정입니다

허리디스크 때문에 명상은 절대 안 간다고 하다가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는 편했고, 불편하고 힘들어서 가기 싫다던 인도성지순례도 마음 내니 주변에서 듣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미리 걱정하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봉사할수록 부딪히는 일이 많아 어떤 때는 억울해서 울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 보는 눈이 없어 믿었던 상대에게 뒤통수 맞았다 생각하고 분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업식일 뿐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부딪힘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니 내가 더 단단해지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도반들과 나들이_뒷줄에서 오른쪽 두 번째가 손득례 님▲ 도반들과 나들이_뒷줄에서 오른쪽 두 번째가 손득례 님

처음 지원팀장을 맡은 2016년 한 해 동안은 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부딪히며 배우다 보니 힘들었습니다. 법당 일은 주어진 일도 급급했지만 실수하지 않고 잘 하려는 욕심과 싫은 소리는 듣기 싫은 마음에, 긴장하며 애쓰고 하다 보니 2016년 초파일을 앞두고 대상포진이 왔습니다. 그 당시 남편은 명예퇴직해서 집에 있었는데 법당 일만 하고 집안일은 소홀히 한다고 불만이었습니다. 그러다 <정.일.사.>를 통해 법사님과 총무님의 도움으로 잘못된 관점을 바로잡아가며 가족들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때로는 알아서 집안일을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마음을 꺼내 놓는 것이 잘 안 되었던 것이 법사님께 마음 꺼내놓기 숙제를 받고 말로 안 되면 편지로라도 꺼내놓는 연습을 하며 총무님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숨겨져 있던 나의 밑 마음을 깨달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도반들과 함께_가운데가 손득례 님▲ 도반들과 함께_가운데가 손득례 님

어떻게 하면 덜 힘들게 나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욕심에 법사님께 어리석은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빨리 가는 길은 없고 내가 경험하고 체득한 만큼 쌓이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원팀장을 일 년 동안 경험하고, 다시 맡았을 때는 도반들을 곁에서 보며 배울 수 있으니 좋고,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일하니 힘들어도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가볍게 일하다 보니 마음도 편하고 가족과 주위도 편해짐을 느낍니다. 봉사하면서 도반들과 부딪칠 때면 나를 좀 더 알아가고 내려놓는 연습으로 받아들입니다. 저는 성질이 급한 편인데 봉사하면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조금씩 남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족이 부처님입니다

회사원 아버지와 힘든 농사일을 도맡아 하시는 어머니,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자주 아프다 보니 내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서 내 마음대로 하려는 업식이 강했습니다. 엄마는 힘든 농사일을 하시면서도 아버지에게 꼼짝 못 하시고 자식들을 위해 참고 희생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아버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서 오빠들과는 차별을 심하게 하셔서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수행하다 보니 크게 상처받지 않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받은 것이 더 많았음을 알게 되니 부정적인 마음이 감사한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허리디스크로 아팠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잔병치레가 많아 아파도 참아야만 했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남편은 남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었지만, 제가 힘들다고 하면 이해를 못 하고 오히려 그게 뭐가 힘드냐고 하니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차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게 되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서로에게 맞추어 주기를 바라면서 살았습니다. 억지로 남편에게 맞추다 보니 쌓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푸는 어리석은 엄마였습니다. 다행히 정토회를 만나 수행자로 살아가며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삶이 좋습니다. 그런 힘든 과정들이 없었으면 지금도 나를 고집하며 어리석게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화문 평화집회에서 가족과 함께▲ 광화문 평화집회에서 가족과 함께

나를 고집하지 않는 사람

앞으로는 나를 고집하지 않고 인연 맺어진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켜봐 줄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고집하며, 놓지 않았던 것들도 도반과 봉사를 하며 쌓인 경험들이 나를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도반들을 이해하는 마음보다는 상대를 단정 지어 놓고 평가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6년 초파일을 앞두고 유수스님과의 간담회 때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니 “그 사람들이 없으면 혼자 다 할 것이냐. 그렇게라도 해주니 고마운 것 아니냐”고 되물으셨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것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은 데서 오는 욕심 때문임을 알고 나니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상대가 오히려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관점을 놓치고 내가 보는 대로 상대가 알아서 해 주기를 원했던 내 문제였음을 알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그동안 여러 봉사를 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운 경험들이 하나하나 쌓여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모두 좋은 것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돌이키며 하루하루 행복한 수행자로 살겠습니다.

글_신인숙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김형석(부산울산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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