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
지구촌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주세요.
모두 우리 아이입니다."

강릉법당 경전반 학생과 담당자를 겸하면서 사활팀장을 맡아 활동하는 안병준 님!
굴곡 많았던 그의 목소리는 오늘도 힘차게 울려퍼집니다.

▲ "아프리카 어린 친구들이 한 끼 식사할 수 있어요!"_추운 날 고사리손으로 천 원을 가져와 싱긋 웃으며 모금함에 넣는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사업실패, 그리고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

안병준 님은 군에서 장교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전역하고 자동차회사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직장 생활 중 우수사원을 대상으로 대리점 개설권을 주어 100여 평의 점포와 직원 모집, 리모델링 등 모든 준비를 끝내고 오픈 날짜를 기다리고 있을 무렵, 절친하게 지내던 부하직원들의 배신으로 대리점 개설이 수포가 되게 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동안 모았던 전 재산을 투자하여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사업을 하려 했던 안병준 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배신감과 원망으로 치를 떨며 몇 개월을 술과 자책으로 보내던 중,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찾게 된 곳이 강릉 주변의 작은 암자였습니다. 주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매일 새벽 3시에 암자로 찾아와 100일 기도를 하며 "배신한 사람들을 용서하라" 라는 말씀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어느 정도 용서가 되는 듯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힘이 생겼다고 합니다.

3년 동안 나를 바라보며 흙집을 짓다

정신을 추스르고 무언가 일을 할 때마다 흐지부지하며 제대로 끝맺음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에 예전에 강릉 외곽에 사놓았던 땅에 혼자 황토집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집짓기 교육을 받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지인들의 도움과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으며 한 장 한 장 흙벽돌을 만들어 흙집을 지어 나갔습니다. 돌덩이와 기둥, 서까래를 들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하고, 지붕 위에서 떨어져 다리와 팔을 다치기도 하였습니다.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눈과 추위에 차라리 포기하고 편하게 사람써서 지을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자신의 힘으로 결과물을 얻어 보자 하는 자기와의 약속을 도저히 저버리기 어려웠습니다. 부인의 만류와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 묵묵히 집짓기를 한 결과 3년 만에 황토집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어떤 일이라도 ‘내가 마음을 내면 할 수 있구나!’,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루하루 행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서 태산이라도 옮길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면에는 과거에 대한 기억들이 회향되지 못했고, 그것을 마주하는 방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과거를 잊고 용서만 하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안병준 님이 3년간 직접 지은 황토집.
▲ 안병준 님이 3년간 직접 지은 황토집.

진심으로 배신자를 용서하는 방법

그 후, 우연히 SNS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접하게 되었고, 그 강의에 감명을 받아 직접 스님의 설법을 들을 수 없을까 하고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2016년 가을불교대학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곧바로 입학신청을 하였습니다.
안병준 님의 인생이 지금처럼 완전히 변한 건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뒤였습니다. <깨달음의장>에서 난생 처음 '내가 온 삼라만상 우주이고, 나는 무상이구나' 하고 느끼고, '나와 남은 다르지 않고 하나로 연결된 연기법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슴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세계의 굶주리는 아이들과 나는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도 깨달았다고 합니다. 마음의 이치가 퍼즐 맞추듯 이해하게 되자 진심으로 용서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안병준 님을 배신했던 직원의 어머니가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용서한다고 마음으론 생각했어도 그 직원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나도 모르게 다시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런 원망은 없어지고 '이젠 내가 먼저 다가가서 용서와 화해를 구해야겠다' 라는 마음이 절실히 들어 병원에 찾아가 그 친구를 얼싸안고 진심으로 용서하였다고 합니다.

인생의 제 2막, 세계 각지의 굶주리는 아이들의 아빠가 되길 발원하며

맨 왼쪽이 안병준 님. 작은 선행으로 굶주리는 아이들이 마음껏 먹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합니다.
▲ 맨 왼쪽이 안병준 님. 작은 선행으로 굶주리는 아이들이 마음껏 먹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합니다.

강릉법당 사활팀장을 맡아 매달 진행하는 거리모금 약속 시각에 아무도 나오지 않아 혼자 해야 하나 걱정하며 부스를 설치하던 중, 두 명의 도반이 와줘서 정말 행복했다는 안병준 님. "<JTS>가 뭐 하는 곳이냐", "제대로 된 구호단체가 맞느냐" 라면서 따져 묻고 질책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추운 날 고사리손으로 천 원을 가져와 "아프리카 어린 친구들이 한 끼 식사할 수 있어요" 하며 싱긋 웃으며 모금함에 넣는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요즘은 17년 전에 배운 심천사혈요법을 이용해 무료로 아픈 이웃들과 지인들을 치료해주며 마음이 동하면 채워오라고 돼지저금통을 권합니다. 치료받아 몸이 좋아진 사람들은 돼지저금통을 하나 가득 채워 가지고 오며 "굶주린 아이들을 도울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라고 밝게 빛나는 얼굴로 말한다고 합니다. 나의 작은 선행으로 굶주리는 아이들이 마음껏 먹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하네요.
하나의 소원이 더 있다면, 늘 곁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아내도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해 노후를 세계의 배고픈 아이들의 아버지, 어머니로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안병준 님의 결의에 찬 눈빛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글_권혁원 희망리포터(원주정토회 강릉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