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양덕법당
붓다클럽, 우리 가족은 불교대학 동기생!

얼었던 물이 흐르고, 화사하게 다시 꽃이 피고, 기대와 희망으로 입학을 하는 봄입니다. 3월 14일 저녁, 영덕법당에도 불교대학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5명의 신입생이 모여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였는데요. 이날 입학식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불교대학 담당자 이정희 님, 부담당 김병윤 님, 그리고 불교대학 입학생인 김흥창 님인데요, 이 세 분은 한 가족입니다. 쳐다만 봐도 즐거워지고 긍정의 에너지가 풍기는 가족의 모습에 분위기는 내내 화기애애했습니다.
아들을 시작으로 어떻게 이정희 님 가족이 이 좋은 법을 만나게 되었는지 얘기 한 번 들어 볼까요?

아들과 불교대학 동기생이 되다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붓다클럽 가족
▲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붓다클럽 가족

“우연히 영덕에 법당이 있고 불교대학이 개설되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법륜스님은 책으로, 유튜브로 알고 있었고요. 어머니나 저나 책을 좋아하거든요. 불교대학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는데 즉문즉설과 좀 달랐어요. 가장 먼저 어머니가 떠올랐어요. 가족 모두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어머니의 희생이 크다고 느끼고 있었거든요. 무엇보다 어머니가 지치고 힘들 때면 가족 전체가 힘이 빠져버리는 것을 몇 번 경험했어요. 어머니는 그럴 때마다 미안해하셨지만 저는 무척 마음이 아팠고 어머니께 죄송했어요. 어머니께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불교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바로 이거다 싶었죠. 그래서 가볍게 권했어요.

오리엔테이션에서 스님의 영상 법문을 들으며 이거다! 생각한 아들 병윤 님. 어머니 이정희 님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이 둘이(큰딸은 현재 미국 체류 중) 고등학교를 포항에서 다녔어요. 둘이라는 핑계로 아이들 챙겨줘야 한다며 저도 남편과 떨어져 포항에서 살았어요. 아들이 고등학교를 마치자 남편과 떨어져 지내는 명분이 사라졌어요. 자유로웠는데 말이에요, 하하. 남편은 아이들 졸업했으니 이제 영덕으로 들어오라고 했죠. 안 그러면 이혼하자고 강수를 두더군요. 어쩔 수 없이 영덕에 다시 가서 함께 사는데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다시 합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 화도 자주 났고, 짜증도 수시로 일어났고요. 카톨릭 신자인 남편과 불교 신자인 저는 결혼하면서 각자의 종교는 존중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래도 책 보는 것은 자유로우니 저는 스님들이 쓴 책을 많이 읽으면서 마음을 살폈죠. 늦은 나이 방황하던 시절에 책으로 먼저 법륜스님을 만났어요. 법륜스님은 제게 “아!”하는 감탄사와 회초리를 든 모습이었어요. 다른 여러 스님 법문을 들으면 “음... 그렇구나.” 정도였거든요.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즐겨 들었는데 아들이 “엄마, 즉문즉설과 좀 다른 거 같아요. 엄마가 공부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니 자연스럽게 따라갔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인연이다 싶은 게, 제가 여행사를 운영하느라 좀 바빠요. 저녁에 시간을 못 낼 때가 많은데 희한하게 불교대학이 있는 날은 일이 피해 가더라고요. 분명히 그날 약속이 있었는데 다음날로 연기된다거나 일찍 마무리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모자는 불교대학에 나란히 입학해서 수업을 듣습니다. 모자는 영덕에서 포항까지 오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등 아주 적극적이었습니다. 덕분에 포항의 회원들도 두 모자를 보며 수행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 에너지가 두 분에게서 솟아났으니까요.

남편 불교대학 입학식에 모인 가족(왼쪽 아래 김흥창 님, 뒷줄 왼쪽 두 번째 이정희 님, 뒷줄 오른쪽 두 번째 김병윤 님)
▲ 남편 불교대학 입학식에 모인 가족(왼쪽 아래 김흥창 님, 뒷줄 왼쪽 두 번째 이정희 님, 뒷줄 오른쪽 두 번째 김병윤 님)

<깨달음의장>도 함께한 모자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깨달음의장>을 아들과 같은 기간에 했어요. 물론 수련장은 따로였고요. 수련 마치고 난 뒤에 그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영덕으로 오는데 둘이서 하하 호호 얼마나 수다를 떨었는지 차가 길을 잘못 드는 것도 몰랐지요. 그때 돕는이 봉사하던 분을 터미널까지 모셔드리려고 함께 차를 탔는데 그분은 저희 모자 덕분에 3시간이나 늦게 집으로 들어갔지요. 길을 찾아 돌아오면서도 <깨달음의장> 이야기에 웃음보따리는 펑펑 터졌고요. 내가 말하면 아들이 알아듣고 아들 말은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참 즐거웠어요. 아들이면서 도반이 된 거죠.”

이정희 님은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한지 이야기하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옆에서 듣기만 하는 저도 웃음이 나고 참 즐거웠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혹시 나의 이야기가 어머니의 마음에 불편하게 다가갈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깨달음의장>에 다녀온 후, 서로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지고 자유로운 마음 나누기를 수시로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참 편안합니다.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게 되고 같은 주제로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참 소중해요. 함께 길을 걸어가는 느낌이에요.

불교대학을 함께 다니고 수행하는 법을 만나고 천일결사에도 입재한 모자. 문득 새벽 정진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병윤 법우는 5시면 어김없이 정진해요.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어요. 아들이지만 한편 존경스러운 도반이에요. 저요? 저는 하하 일어나자마자 기도하기는 해요. 시간이 7시 될 때도 있고 9시에 일어날 때도 있지만요. 하하하!”

일어나자마자 기도는 한다는 이정희 님의 말에 김병윤 님도 함께 웃었습니다. 아들에게 법우라는 호칭을 쓰는 이정희 님의 모습이 참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불교대학 홍보 활동에 기여한 병윤님 가방
▲ 불교대학 홍보 활동에 기여한 병윤님 가방

소임을 통해 나를 내려놓으니 부부 사이도 부드러워지고

두 분은 각종 행사에도 열심히 참석하는 등 불교대학 생활을 아주 알차게 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려면 포항까지 와야 했는데 제법 먼 거리인 포항에 매번 참석하는 열정을 보이셨지요. 두 사람은 불교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경전반 진학을 하게 됩니다. 그때 그동안 불교대학을 담당했던 분이 부산으로 발령이 나게 됩니다. 갑자기 불교대학 담당할 사람이 없어진 것이지요. 두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을 알았던 담당자는 이정희 님에게 경전반 수업을 받으면서 불교대학 담당을 하라고 권유하게 됩니다.

“아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죠. 그분이 몇 년 더 계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사정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어떡하겠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부담당을 하라고 했죠. 내가 안 되는 날은 아들이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화가 많이 없어졌어요. 처음에는 안 내려고 노력을 했고 그러다 보니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죠. 그러다가 상대방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안 되더라도 말은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에 가볍게 내어놓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전에는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뭐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부딪치는 게 있었고. 이제는 부부관계가 아주 부드러워졌어요.”

모든 행사는 가족이 함께
▲ 모든 행사는 가족이 함께

드디어 남편도 불교대학에 입학하다!

수행하면서 자신이 변화하고 그 변화는 주변을 다시 변화시키죠. 모자의 한결 편안해진 모습에 남편인 김흥창 님도 불교대학을, 정토회를 궁금해했습니다.

“제 종교가 가톨릭이어서인지 아들이 <행복학교>를 먼저 권했어요. 돌이켜보면 참 지혜로웠던 것 같아요. 영덕에서 포항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행복학교>에 갔었죠. 서울 평화집회에도 같이 참석했고요. 질서정연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된 평화집회가 참 신선했어요. 저는 예전에 농민운동을 했었는데 평화집회 분위기와는 달랐거든요. 아들과 아내가 화가 줄고 한결 침착해진 모습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고 할까요? 1년 과정이 사실 좀 부담이 되고 자신은 없지만 한번 해봐야겠다 싶어요. 지금은 그냥 운동 삼아 108배를 하는 수준이지만요. 무엇보다 법륜스님의 가르침이 불교라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포용적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인간관계, 정치, 외교 등에 관하여 다양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종교가 달라도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뿐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에 입후보하려는 분들이나 지도자가 되려는 분들도 같이 배우면 좋겠다 싶습니다.”

이제 세 사람은 도반이 되어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함께 모여 진리를 배우고 지혜를 닦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도 깨달음을 얻은 뒤 아들을 출가시키고 어머니를 출가시키고 아내를 출가시켰듯이, 아들 병윤 님에게 공부하면서 변화된 점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현재 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인데요. 전에는 긴장하고 걱정하던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고 안정감이 높아졌어요.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막막했는데 무겁게 접근하던 삶의 태도가 예전보다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낍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포항까지 출장(?) 간 JTS거리모금 후(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가 모자)
▲ 포항까지 출장(?) 간 JTS거리모금 후(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 네 번째가 모자)

소소한 작은 봉사에 계속 힘을 보태어 나갈 것

어머니 이정희 님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았습니다.

“일단 무사히 경전반 졸업을 하는 것과 불교대학 입학한 전원 모두 경전반까지 가고 저는 경전반 담당까지 하는 것. 그리고 지금 수행법회가 침체되어 있는데 수행법회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고요. 또 제가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했던 여러 활동 중 JTS 활동이 참 와 닿았어요. 영덕에는 없어서 매번 포항에 참석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참석할 생각이에요. 영덕에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모금하면서 천원의 고마움을 깊이 알게 되었어요. 참 뭉클해요. 기회가 되면 JTS 쪽에도 힘을 쏟고 싶어요.”

이정희 님의 마음에 연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꽃은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하여 지켜보는 사람도 마음이 참 풍성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글_하상의 희망리포터(포항정토회 양덕법당)
편집_박정미(대구경북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 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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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홍

와 병윤법우님 가족분들 전부 정토회를 다니시다니 참 멋집니다.~
병윤법우님 늘 밝은 웃음으로 주변을 환하게 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021-12-23 19:18:57

선광

아름다운 모습이 그려 지네요.
건강하시고 행복 하셔요.
감사합니다.

2018-03-25 23:53:28

이기사

What a beautiful family~~~!!!

2018-03-24 13: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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