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전주법당
수행한다, 그러므로 나는 행복하다

“큰 소임을 맡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수행을 하는 것도 아닌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가 있을까요?”라며 부드러운 미소로 손사래를 치는 이장규 님의 따스한 수행이야기입니다.

아내가 내민 구원의 손

2년 전, 퇴근 무렵 아내가 갈 때가 있다고 해서 이끌려 간 곳이 전주법당 봄불교대학 입학식이었습니다. 조금은 당황했지만 불교에 거부감이 없다 보니 끝나는 시간까지 참석하고 집에 돌아와 이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 삶에 지친 나를 구제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어 입학금까지 지급했으니 다녀보라고 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가슴에 손수건 달고 학교에 갔었는데, 40여년이 지나 아내의 손에 이끌려 불교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허허.

아내와 함께 문경 수련원에서
▲ 아내와 함께 문경 수련원에서

수행자로 거듭나기

불교대학 초기에는 도반들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스님의 법문도 흥미롭고 좋았지만, 수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행맛보기> 수업에서 스님의 법문과 불교대학 담당을 해주셨던 안정근 님, 모둠장이셨던 배기숙 님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행을 통해 승화시켜 나아간 마음나누기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수행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인가?’라는 호기심과 나를 돌아보며 알아차림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수행을 해봐야겠다는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깨달음의 장>을 통해 자신을 보면서 본격적인 수행을 시작했고, 2016년 5월 8-9차 천일결사부터 참여하며 매일 새벽 정진기도와 도반들과의 마음나누기로 하루를 열며 수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행 3종 세트 - 초발심, 도반 그리고 봉사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 처음 발심할 때의 그 마음이 곧 깨달음이다”는 제가 항상 마음에 새기며 정진에 힘을 얻는 법문입니다. 수행 초심자로서 법문을 들을 때마다 매번 감동은 받지만, 꾸준히 정진하는 것은 수월치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수행을 중단했다가, 지속하지 못한 것에 대한 조바심으로 또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돌아보며, 초심을 되새기며, 번뇌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항상 깨어있을 수 있도록 초발심을 항상 마음에 두면서 지금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정진은 사회생활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에 다니면서 도반들이 무척 좋아 일주일마다 법당에 가는 날이 기다려졌습니다. 직업, 연령은 다르지만, 수행자의 길을 같이 가는 도반에게서 나의 부족함과 수행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천일결사 입재식에 먼저 다녀와 현장감을 전해 준 도반, 자신의 수행담으로 감동을 주는 도반, 도움과 깨우침으로 함께한 불교대학 동기 도반들이 있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경전반 졸업식에 개근상까지 받으며 지금까지 수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수행정진은 도반들이 있기에 가능하며, 함께할 수 있는 도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정토회를 알기 전에는 봉사는 생각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 앞에 나서지도 않았습니다. 처음 봉사소임을 맡으며 부담스러웠던 것은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이 없었기에 두려워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재 JTS거리모금, 불교대학과 천일결사 모둠장 활동을 하며 내가 봉사를 통해 얻고 있는 행복한 마음이야말로 참맛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불교대학 홍보소임을 부탁받았을 때 살짝 뒷걸음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도반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내게 여유를 선물해 준 불교대학 홍보소임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봉사가 수행이다’라는 스님 말씀의 의미를 알아갑니다.

도반들과 함께한 모악산 정토회 홍보 (앞줄 왼쪽 두 번째가 이장규 님)
▲ 도반들과 함께한 모악산 정토회 홍보 (앞줄 왼쪽 두 번째가 이장규 님)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

수행한 후 가장 큰 변화는 내 행동에 대해 돌이키며, 조금이나마 상대와의 관계에 있어서 말과 행동에 앞서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과거 급한 성격의 업식이 커서 대화와 행동에서 분별심이 자주 만들어져 괴로움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정토회 생활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였고, 상(像)을 짓지 않기 위해 법의 이치 떠올리며 항상 깨어있고자 연습하니 괴로움이 사라짐을 느낍니다. 이런 나의 변화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하는 일들에 있어 조금씩 여유가 생기니 분별심이 작아지고, 괴로움도 줄어들고, 행복지수는 올라갔습니다.

수행을 처음 시작하며 짐짓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화하는 삶이기를 재촉했으나, 지금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꾸준히 수행정진해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란 법문을 마음에 담아 꾸준함으로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수행자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경전반 졸업식 (오른쪽이 이장규 님)
▲ 경전반 졸업식 (오른쪽이 이장규 님)

저의 경전반 도반 이장규 님은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수행도 봉사도 개근하시며 허허 웃으며 행복하십니다. 수행이야기를 나누어주신 이장규 님께 고맙습니다.

글_이은정 희망리포터(전주정토회 전주법당)
편집_양지원(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14

0/200

선광

초발심 수행
행복한 수행자 입니다.
감사합니다.

2018-04-04 06:15:50

김선화

장규거사님은 도반과 같이 봉사하는
삶을 사시고,
초발심으로
수행하시니 성불 멀지 않으십니다.

2018-04-03 07:01:19

김미례

멋져요~잘들었습니다~감사합니다

2018-04-02 09: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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