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일요일, 그동안 화창하던 봄 날씨를 시샘하듯 꽃샘추위로 움츠러드는 이른 아침.
울산에 사는 윗동네 분들과 아랫동네 활동가들이 함께 버스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까운 경주로 나들이를 떠났습니다.
미리 통일을 경험하는 느낌이랄까요? 정겨운 순간을 함께 나눕니다.

윗동네 아랫동네 함께 모여 경주 불국사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매년 봄마다 하는 ‘새터민 역사기행’을 올해는 울산과 가까운 경주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윗동네 분들을 태운 버스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랫동네 분들을 픽업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간식도 나눠 먹으니 어느덧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대전충청권 이남 지역에 사는 400여 분의 새터민과 봉사자들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무열왕릉에서 불국사로 장소가 바뀌어 불국사 앞 넓은 잔디밭에서 법륜스님께 불국사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전국에 살고 있는 윗동네 분들이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는 만남의 장이 된 것 같았습니다. 불국사는 울산과 인접한 곳이라 윗동네 분들도 많이 다녀오셨지만, 스님께서 불국사의 역사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시니 관심을 두고 들었습니다.
북한 교과서에도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은 나온다며 직접 와서 보니 신기하다고도 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많아 이동하는 데 불편하기는 했지만, 스님께 불국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으니 남과 북의 불국사 역사에 대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내를 한 바퀴 돌아나와 함께 사진을 찍고 넓은 잔디밭에서 지역별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불국사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법륜스님의 안내로 역사를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 불국사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법륜스님의 안내로 역사를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고향 음식과 함께 먹는 하나 된 점심시간

그동안 정토회에서 마련한 음식으로 점심을 먹다 보니 접시에 남긴 음식이 많았습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빈그릇 운동' 실천이 되지 않아 올해는 처음으로 각자 도시락을 싸 오기로 했습니다. 못 싸 오신 분들께는 김밥을 드리고 간식과 과일은 각 법당에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도시락을 싸 오신 분들은 음식을 넉넉하게 가져오셔서 다른 분들과 나눠 먹었습니다. 도시락 준비는 처음이라 챙기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궁금하여 싸 오신 분과 못 싸 오신 분들께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하신 분들은 하루 전부터 어떤 음식을 가져갈지 걱정이 되었지만, 집에 있는 것으로 가볍게 음식을 만들다 보니 고향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하였습니다. 남성분들은 도시락을 싸 올 수 없어서 미안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대체로 가족과 함께 사는 여성분들은 도시락을 준비했지만, 남성분들과 젊은 여성분들은 도시락을 챙겨 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생각하며 준비한 도시락을 한데 모아 먹으니 두 배로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오손도손 정겨운 윗동네 아랫동네가 하나로 어울려 이미 통일되어 소풍 온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하여
▲ 지금 이 순간을 위하여

날씨도 춥고 몇 분이 싸 오신 도시락을 여러 명이 나눠 먹다 보니 법당에서 사 간 김밥과 경주에서 주문한 음식이 많이 남았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저 나눠 먹고 남는 김밥은 필요한 분들께 나눠 드렸습니다. 음식이 많이 남은 이유는 꽃샘추위로 인해 취소자가 많이 생겨 미리 준비한 음식들이 많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요즘은 새터민 분들도 음식을 많이 드시지 않는 걸 보니, 내년부터는 도시락을 싸 오면 법당에서 음식을 조금만 준비하는 것이 옳을 듯했습니다. 주문한 김밥보다는 몇 분이 가져오신 다양한 고향 음식들이 새터민들에게도 향수를 느끼게 하고, 맛있게 나눠 먹는 도시락으로 인해 더욱더 설레는 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함께 하니 더 맛있어요
▲ 함께 하니 더 맛있어요

넓은 들판에서 다함께 먹는 점심의 묘미!
▲ 넓은 들판에서 다함께 먹는 점심의 묘미!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동국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있어서 모두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강당에서는 풍물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새터민들의 노래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울산에서 온 분 중 두 분이 먼저 노래를 해서 많은 박수를 받고 고향 노래로 듣는 이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스님의 즉문즉설로 힘들다 느꼈던 것들이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바라며 스님과 사진을 찍은 후 헤어졌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함께 노래를 부르며 다음을 기약하고 즐거운 나들이를 마무리했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소식에 새터민과의 나들이가 따뜻하게 추억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윗동네의 역사기행을 계획하여 아랫동네 사람들이 올라가 함께 유적지를 돌아보며 따뜻한 고향음식을 나눠먹는 점심시간을 상상해봅니다.

글_신인숙 희망리포터(울산정토회 울산법당)
편집_김형석(부산울산지부)